크리스마스 축하 예배에 옥수수 빵을 준다는 친구의 전도로 다섯 살 꼬마가 교회에 처음 출석했다. 이곳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그분은 우리의 소원을 기도하면 다 들어 주신다는 말을 듣고 이 꼬마의 인생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기도를 하게 된다.
“군인이 되고 싶고, 파일럿이 되고 싶고, 선생님이 되고 싶고, 세계일주를 하고 싶어요”
그때 그 꼬마는 이제 머지않아 사회로부터 노인이라 칭함을 받는 나이에 근접하게 된다. 돌이켜 보니 그때의 기도제목대로 하나님께서 내 인생을 멋지게 설계, 하나하나 주님의 시간에 맞춰 응답하셨고, 지금도 그렇게 인도하시고, 앞으로도 그러실 것이다.
어쩌면 네 가지 기도제목이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왜 순서를 바꾸셨을까?
필자는 육군제3사관학교를 졸업(81년)/임관(18기)후, 장교로 10년의 군 생활을 통해 군인이 되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 전역 후 종합상사 주재원으로 해외에서 10년 근무, 그리고 20여년 넘게 사업을 하며 전 세계 80여개 국가를 다니며 세계일주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셨다. 교사의 꿈은 군에서 교관과 교회학교, 교사로 가르치는 역할로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기에 늘 궁금했던 것은 전혀 응답하시지 않은 나머지 하나인 파일럿에 대한 꿈이었다.
1979년 공군사관학교 입학이 좌절되어 파일럿의 꿈을 접고 있던 40대 후반 어느 날 동유럽 출장 중 옆 좌석에 앉은 분을 전도하다 그분을 통해 ‘무디항공선교회’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그 만남을 계기로 주님은 내 맘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파일럿의 꿈을 다시 품을 수 있게 하셨다.
또 그 해 루마니아 시골 어느 마을에서 만난 젊은 한국 의사 부부(선교사)를 만났다.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세상적인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소외되고 낮은 곳에서 헌신하는 삶을 보며 환갑 이후 나도 선교사(항공)로 섬기기로 서원을 하게 된다.
그로부터 또 7년이 흐른 어느 날 조종사 면장을 취득하기 위해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고 시작한 비행 훈련과 마침내 면장을 취득했다. 그 과정에서 역사하신 성령님의 은혜는 밤새도록 이야기해도 못다 할 간증거리다.
‘2020년 3월 25일 파일럿 면장 취득!’ 드디어 다섯 살 꼬마의 꿈이 다 이뤄지는 날로 기록된다.
‘걸어야 될 사역 현장에서 자신감 갖으라고 인생 전반기 마감하는 60세에 마라톤 풀코스(42.195km) 완주하게 하셨다.
길이 있다면 어디든 사역의 현장으로 달려가라고 운전면허(1종) 취득하게 하셨다. 길이 없다면 새처럼 날아서라도 복음을 기다리는 이에게 가라고 환갑 나이에 자가용비행기(PPL) 조종면장을 취득하게 하셨다.
혹여 바다와 강이 가로 막는다면 뗏목보다 멋진 보트타고 가라고 진갑 나이에 보트조종면허(1종)를 취득하게 하셨다. 내 상황 여건이 걸어서도, 비행기로도, 배로도 못 간다고 땅 끝까지 복음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 멈춰서야 되겠나?
드론이라도 띄워 그 명령 수행하라고 무인멀티콥터(드론)조종자 자격증 취득하게 하셔서 수송분야 멀티플레이어 그랜드슬램 달성하게 하신 이유 다 있으셨다.(2021년 7월 22일 영성일기의 한 부분)
그렇다. 선교지에서 조종사로 임무수행 중, 기상 때문에 혹은 비행 스케줄이 없을 때 선교사님들을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문득 선생님 또한 정식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강단에 서는 것이 다섯 살 꼬마의 기도에 대한 온전한 하나님의 계획이란 생각에 최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학위과정과 교원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공 중이다.
나의 인생 전반기는 한마디로 참 기가 막힐 정도로 완벽한 주님의 인생 설계대로였다. 이제 인생 후반기는 내가 아닌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다섯 살 꼬마의 스케일 컸던 그때 그 기도의 자리로 나간다.
어느 날, 성령님께서 주시는 생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항공선교’를 구상하고 기획하게 된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비행훈련과정 중, “크로스컨트리 비행” 이라는 필수과목이 있다.
두 곳의 공항을 경유(이ㆍ착륙)하고 돌아오는 과정인데 내가 계획 중인 항공선교 현장에서 적용하려는 ‘항공기 공유’는 핵심 사역모델이다.
‘무디항공선교회’나 ‘MAF’ 처럼 직접 다양한 기종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정기 노선처럼 사역을 하는 항공선교 단체도 있다. 하지만 조종사를 포함 각종 유지비가 만만치 않아 별도의 수입원이나 대규모 후원 없이 이 같은 형태로 항공선교회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공유 서비스처럼 기준 비행훈련원의 비행기를 전세기처럼 필요시만 사용하는 형태이다. 이 개념은 현지 국가 선교사님들의 사역 현장을 기준 약 400km 이내의 공역을 한 개의 사역지로 구성(오지ㆍ정글ㆍ낙도)해 현지에 원주민의 노동력으로 임시비행장(비상활주로/1km평지)을 건설하여 의료 및 NGO활동을 지원하는 형태의 항공선교 활동이다.
이 개념을 도입하면, 기존 항공선교 단체의 활동 모델에 비해 고정비가 1/100로 줄며 높은 유지비 때문에 한 곳에 국한할 수밖에 없었던 항공선교 활동을 동일한 비용으로 100곳 이상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목적(사명)을 동참할 수 있는 비행훈련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 또 하나는 쪼개기 투자(선교 후원금)로 훈련기를 구입하여 비행훈련원에 투자, 수익금으로 현지 선교지역 지원 및 미래 기독 조종사(지도자) 양성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코로나로 여행 및 항공 산업이 위축된 팬데믹 시대를 3년 가까이 겪으며 또 다시 올 수 있는 이런 상황을 대비한 수익 모델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또 어쩌면 현지 비행훈련원과 협업 모델 제안은 항공선교 네트워크 구축으로 볼 때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크로스컨트리 비행 시 백시트 하는 탑승자 혹은 물동량은 그때그때 비용을 지불한다면 비행훈련원 원장 입장에서는 부수입이기에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또한 훈련기 투자는 환영받을 제안이다.
세부적인 계획을 포함 1년간 아프리카 말라위와 중남미 과테말라ㆍ아시아 몽골을 시범 항공선교 사역지로 정하여 시도해 보며 예상 못한 문제점을 보완 새로운 패러다임의 항공선교 모델을 만들어 5대양 6대주에 보급하고자 한다. [복음기도신문]
조성진 | 항공선교사. 세바그룹 회장으로 하늘나라 캡틴클럽 회장을 맡아 항공선교를 통해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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