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사제이자 라틴 아메리카 해방 신학의 개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즈(Gustavo Gutiérrez)가 96세로 별세했다. 그의 사망은 화요일(22일) 밤 리마에서 페루 도미니코 수도회에 의해 확인되었으며,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크리스천 투데이(Christian Today)가 목요일(24일)에 전했다.
저명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구티에레즈는 평생 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옹호하는 데 힘썼다. 그의 1971년 저서 “해방 신학(A Theology of Liberation)”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부당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깊이 변화시켰다. 그의 접근법은 기독교적 구원을 물질적, 정치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급진적 요구와 결합시켰으며, “역사의 미래는 가난하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에게 속한다.”고 선언했다.
1928년에 태어난 구티에레즈는 그의 초반 사역 기간 동안 리마의 빈곤 지역에서 교구 사제로 봉사했다. 이 사역은 그가 신학적 통찰을 얻는 데 영감을 주었다. 그는 교회가 영적인 안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착취와 불평등에 맞서 억압받는 자들의 투쟁에 동참하여 사회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 투데이에 따르면, 그의 메시지는 1960~1970년대 독재와 경제적 불평등에 시달리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 강력히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구티에레즈의 신학은 바티칸의 저항에 부딪혔다. 또 해방 신학이 마르크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초기에는 비판을 받았고, 여러 지지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구티에레즈 자신은 공식적인 제재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는 “어려운 순간”과 “비판적 대화”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티에레즈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다. 그는 엘살바도르의 오스카르 로메로(Oscar Romero) 대주교와 같은 주요 인물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로메로 대주교는 정부의 억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다 1980년에 암살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티에레즈의 사상은 교회 내에서 더 수용되기 시작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하면서 따뜻한 환영을 받게 되었다.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며 해방 신학을 사실상 재평가했다. 2018년 구티에레즈의 90세 생일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가 “교회와 인류”를 위해 평생 헌신한 것과 “가난한 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칭송했다.
리마의 카를로스 카스티요(Carlos Castillo) 대주교는 구티에레즈를 기리며, 그를 “돈이나 사치, 또는 자신을 우월하게 만들 만한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은 충실한 신학자 사제”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티에레즈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은 힘과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그의 해방 신학이 라틴아메리카의 복음주의 신학의 실천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월드비전 라틴 아메리카 디렉터 헤롤드 세구라(Harold Segura)는 구티에레즈가 주장한 해방 신학의 접근법이 복음주의자들에게 도전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이 신학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기사를 통해 “대부분의 복음주의 교회는 회심과 영적 삶을 중시하며 개인 구원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전했다. 사회 정의를 강조하고 사회 과학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해방 신학은 회의적으로 여겨졌다. 많은 이들이 이를 복음의 순수성을 위협하는 정치적 일탈로 간주했다.
그에 따르면, 이 신학은 복음이 영혼의 구원뿐 아니라 육체의 복지와 사회 정의도 추구해야 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는 ‘통전적 선교(integral mission)’에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통전적 선교는 해방 신학의 직접적 결과는 아니었지만, 해방 신학은 복음주의의 토양에서 통전적 선교가 싹틀 수 있도록 대화와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복음주의 공동체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각성이 교회 성장 노력을 개인의 회심과 복음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꾸게 하지는 않았다. 특히 보다 보수적이고 비정치적인 신앙을 강조하던 전통적 복음주의를 주장하던 보수 기독교에서는 해방 신학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반작용으로 복음주의 운동의 상당한 성장을 경험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오늘날 많은 라틴 아메리카 복음주의 교회는 구스타보 구티에레즈의 영향으로 영성과 사회 참여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며, 불의한 세상에 대응하면서도 복음에 충실하려는 길을 찾고 있다.
한편, 조영엽 박사(전 총회신학교 대학원장)는 2019년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주관한 트루스포럼 아카데미에서 ‘민중신학, 해방신학에 대해 검토’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해방신학은 기독교의 탈을 쓴 마르크스주의(Marxism)”라며 “해방신학은 불의를 제거하고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투신하는 신앙체험과 그 의를 신학적으로 고찰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했다.
조 박사는 이어 “구티에레즈가 해방신학을 통해 자본주의와 식민주의를 폭력적 혁명으로 전복하고, 만인이 평등한 지상낙원을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 계급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해방신학에 투신하지 않는 사람 곧 투쟁하지 않는다면 기독교인 아니며 해방을 이루기 위해 적극 폭력 투쟁에 동참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해방신학에서 말하는 죄는 성경에서 말하는 죄가 아니며 계급 투쟁에서 부르조아를 척결하는게 바로 선이며 지상낙원이라는 관점을 제시했다”며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해방신학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무시하고 이웃간 수평적 면모에만 집징하며, 이를 통해 교회 사명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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