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 땅 끝에서 영원한 반석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이곳은 아랍의 봄 이후로 여행 금지국이 되었다. 함께 지냈던 자녀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학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
여권사용허가서를 받아 다시 들어 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때, 주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려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리고 2011년 말, 우리는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되는 두 딸들을 한국에 남겨두고 이 땅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러나 동료사역자들의 순교와 납치 사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떠나있었다. 학교도 문을 닫으면서 그곳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나의 사역도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사역의 기회들을 열어주셨다. 매주 월요일에 고아, 과부, 장애인, 빈민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하는 남편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하지만 함께 봉사하던 남아공에서 온 B와 그 남편이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주님은 지금 이 곳에 있는 것이 나의 결정과 계획이 아닌 주님의 허락임을 깨닫게 하셨다. “전하는 자 없이 어찌 들으리오.” 어려움 중에도 나는 다시금 소명을 붙들고 마음을 굳건히 했다.
그녀의 남편은 결국 주님 곁으로 갔다. 나에게도 이러한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며 하루하루 더욱 주님만 바라게 됐다.
이 곳은 전기, 물 공급이 좋지 않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 먼지와 납치의 위험으로 외출이 제한되고 폭탄테러가 일어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환경보다 주님의 복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고통으로 느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일 뿐 한 영혼의 마음을 여시고, 믿게 하시고, 구원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며 매일 아침 주님께 복음을 전할 기회를 허락해 주시길 간구하고 있다.
함께 성경을 읽는 A는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받아들이기를 원하지만 아직 확신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믿음을 주시길 기도한다. 진료소에서 같이 일하는 C는 수 년 전, 미국인 의사로부터 복음을 들은 후 세례를 받고 주님을 믿고 있었다. 나와 함께 성경을 읽고 싶다고 하여 매주 6학년인 아들과 우리 집에 방문한다.
처음엔 복음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던 아이가 지금은 예수님을 따르고 싶다고 하니 이 일을 행하신 주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내게 허락하신 주님의 사람들을 기도 가운데 올려드리며 이들을 통해서 주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확장되어 가기를 기대한다. [GNPNEWS]
리라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