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믿음
박종진 선교사(헤브론선교대학교 본부장)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빌립보 가이사랴에서 주님이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하느냐?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주님이 듣기 원하시는 고백이 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 또 주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주권자이시며, 반석이시다. 교회는 개인으로서, 공동체로서 이 고백을 드려야 한다. 그리고 고백했다면 이 고백이 실제가 되어야 한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 고백하는 믿음은 움직이는 믿음이 되어야 한다. 고백이 믿음으로 실제 되지 않으면 결국 공중권세 잡은 자를 따르게 된다.
당신이 고백하는 믿음은 움직이는 믿음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하나님 앞에 내 삶을 드리고, 주님을 따르는 헌신은 십자가의 죽음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초대교회로 돌아간다는 말은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며, 다시 복음 앞에 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초대교회가 이런 교회였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는 종말론적 공동체였다. 초대교회는 긴박한 종말론적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복음은 실제였다. 세속적 가치 즉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버리고 영원한 가치, 하늘에 간직한 유업을 구했다. 종말론적 공동체는 기도가 실제인 공동체로 드러났다. 농부가 추수하는 날을 기다리며 씨를 뿌리듯 초대교회는 주님 다시 오시는 날을 소망하며 기도하는 공동체였다.
초대교회는 또 흩어진 공동체였다. 복음이 실제가 되면 흩어지게 되고, 흩어져 복음을 전하게 된다. 주님은 ‘가라, 땅 끝까지 가라’고 하셨다. 흩어지라고 하셨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교회처럼 주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의 생명을 흩으셨다. 흩어진 자들은 곳곳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했고, 그 고백위에 주님은 교회를 세우셨다. 그들은 삶의 현장에서 움직이는 믿음으로 살았다. 핍박이 몰려오면 지금처럼 모일 수 없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 초대교회는 흩어져도 생명으로 살았다. 이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흩어져도 생명으로 존재할 수 있는 교회로 말이다.
초대교회는 순교자 교회였다. 복음이 실제가 되면, 하나님의 나라가 실제가 되고, 이 나라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한 알의 밀알이 죽어야 열매를 맺는 것처럼 죽으면 반드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이다. 초대교회는 ‘마라나타’ 하며 인사했고, 또 ‘오늘은 죽기에 좋은 날입니다’하며 인사했다. 바울이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죽음은 매일의 실제였다. 그들의 삶은 땅위의 박해와 땅 밑의 기도로 점철되었다. 즉 복음과 기도가 결론이었다. 그랬기에 이기는 교회였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은 가시적인 모델교회를 추구하자는 뜻이 아니다. 복음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외침이다.
기독교교회사 2천년 가운데 수많은 도전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도전은 계시된 복음이 실제 된 복음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저항이었다. 삼위일체 논쟁, 양성론 논쟁은 결국 진리의 전쟁이었고, 믿음의 선한 싸움이었다. 하나님에 대해 계시된 믿음이 실제 된 믿음의 순종이 있었기에, 역사 속에서 수많은 도전들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계시된 복음을 믿고 순종한 사람들로 인해 끊어짐 없는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를 지금 여기까지 계승해왔다. 성경은 이런 믿음의 선전들을 일컬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칭한다.
고백하는 믿음은 반드시 움직이는 믿음으로 나아가야가한다. 나를 움직일 수 없는 믿음은 적어도 나에겐 믿음이 아니다. 비록 ‘이단’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해도 이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개혁자들과 그의 후예들은 한 결 같이 고난을 선택했다. 이들에 의해 교회사에는 그 어떤 암흑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력한 생명은 믿음의 선진들로부터 지금 우리에게로 도도히 흐르고 있을 뿐이다. [RTTG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