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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마음속 우상을 진단하는 세 가지 테스트

▲ '불 마켓'이라는 용어를 가져온 미국 월스트리트의 황소상 ⓒ 박계환

“ 신약의 기자들이 경고하는 우상은 또 다른 종류, 곧 마음이 빚어낸 사상과 집착이라는 우상이다 ”

연로한 사도 요한은 첫 번째 서신 말미(요일 5:21)에서 “자녀들아 너희 자신을 지켜 우상에게서 멀리하라”고 썼다. 그보다 앞서 바울은 골로새에 있는 성도들에게 이렇게 썼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 구약 시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향해 경고한 것이 가마에서 만든 은과 금의 우상이었다면(사 37:19), 신약의 기자들이 경고하는 우상은 또 다른 종류, 곧 마음이 빚어낸 사상과 집착이라는 우상이다.

요즘에는 교회가 이 두 번째 우상을 “마음의 우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과연 하나님이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애정과 갈망의 대상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 지금 우리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 그 “다른 것”이 그 자체로 악일 필요는 없다. 예수님이 하나님을 섬길 것인지 돈을 섬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건, 돈 그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다. 중요한 건, 바울도 말했듯, 모든 악의 뿌리가 “돈을 향한 사랑”이라는 점이다(마 6:21-24; 딤전 6:10). 따라서 타락한 마음은 돈, 성취, 로맨스, 애국, 가족, 숭고한 사업 등 겉으로 볼 때 마냥 선하기만 한 것들을 변질시켜 주님에 대한 순수한 헌신에서 멀어지게 하는 위험한 우상으로 만들고, 우리로 하여금 영적 간음을 저지르게 한다. 그 결과 따라오는 모든 위험과 불행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마음에 우상이 있다면, 그것을 처리하는 것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일단 우상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알아야 하며, 거기에는 영적 진단이 필요하다. 이 짧은 글에서 나는 마음의 우상이 있는지 여부를 드러내는 세 가지 증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여 당신의 삶에 이 세 가지 증상이 있다면, 당장 긴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음 속 우상 여부를 드러내는 첫 번째 증상은 별 다른 생각을 할 게 없을 때, 그것에 관한 생각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경우이다. 그것은 마치 마음 한구석에 접착제처럼 붙어서 지속적인 관심을 요구한다. 그것은 무엇이라도 될 수 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다음 경기 승리, 결혼, 긴급한 직장 문제, 자녀 문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에 관한 지나친 관심 등등이다.

이러한 것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충분한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직장에서 내일 있을 발표 준비, 자녀의 복지 문제, 그리고 국가적 문제, 또는 다른 얼마든지 좋은 일에 헌신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생각이 어떤 집착의 형태를 가지고 한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흘러간다면, 게다가 한동안 그런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음 안에 서서히 어떤 우상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이다.

두 번째 증상은 그것을 얻기 위해 현명하지 못한 조치까지 취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데이트해서는 안 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거나, 관계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되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그 선을 넘는 경우이다. 현명하지 못한 곳에 투자를 하거나, 월급에서 노후 연금으로 빠지는 부분은 십일조에서 빼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력서에 거짓말을 하거나 분기 보고서를 “아주 조금” 과장하거나 왜곡할 수도 있다. 무척 소중한 우정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대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친구를 멀리할 수도 있다. 또한 자녀의 스포츠 행사를 비롯해 가족과의 이런저런 일정 때문에 주일 예배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이런 마음의 우상에는 특징이 있다. 당신이 현명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할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을 합리화하고 변명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이게 내가 그마나 결혼할 유일한 기회에요.” “이 투자만 성공하면 나중에 지금 못한 헌금 몇 배는 할 수 있어요.” “세 시간만 내 맘대로 하게 놔둬요. 그럼 더 좋은 부모가 될게요.” “내 아이가 주일에 교회 간다고 토너먼트에 참가하지 않으면 팀원들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그게 전도에 도움이 되겠어요?” 아무리 좋은 것을 추구한다고 해도, 그 목적을 위해 현명하지 못한 조치를 취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 그건 이미 마음에 우상이 자리 잡았다는 신호이다.

세 번째 증상은 그것을 얻지 못해서 느끼는 괴로움이 당연하다고, 그렇기에 이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것을 가져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이 가장 원하는 그것이 없어도 얼마든지 만족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제안하더라도, 당신은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냥 짜증만 낼 것이다. 그런 제안을 하는 것 자체에 화를 낼 것이다. 그런 제안을 무시하며 당신 마음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저런 소리를 할 리가 없지.”

결혼을 우상으로 만든 독신자는 복음이 주는 위로를 말하는 사람을 속으로 멸시한다. 돈을 우상으로 만든,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는 부부는 예산 범위 안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 등을 무시하고 지금 자신들은 얼마든지 불평할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 성취를 우상으로 만든 운동선수나 직장인의 경우에는 상실감이나 좌절의 고통을 느낄 때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들은 바울의 이 말을 무시한다.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빌 4:11). 대신 어떤 때는 스스로를 극한의 단계까지 다그치거나 또는 그냥 포기해 버린다.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쁨과 만족을 원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갖지 못해 생기는 괴로움을 더 좋아한다면, 그것은 이미 마음에 우상이 자리 잡았다는 강한 징후이다.

자, 당신은 과연 어떤가? 별 생각 안 하고 있을 때 계속해서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는가? 그것 때문에 바르지 못한 조치를 취하는 것까지 고려하는가? 아니면, 이미 그런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갖지 못해서 생긴 괴로움을 보면서도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가? 오히려 못 가졌기에 괴로운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친애하는 친구여, 나는 당신이 다음 세 가지를 하도록 강력히 권하고 싶다.

첫째로, 그것에 관해서 주님께 정직하게 털어놓으라. 그 우상을 주님께 고백하면 주님께서 당신을 용서하시고 당신에게 팔을 벌리실 것임을 믿으라. 둘째로, 이 우상이 어떻게 당신을 속이고 있는지 주님께 보여 달라고 간구하라. 지금 당신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쁨과 만족을 그 우상이 어떻게 앗아가고 있는지 보여 달라고 기도하라. 셋째로, 당신이 원하는 그것, 그러니까 결혼, 성취, 가족의 안녕, 조국의 안녕, 사업의 발전 등등을 향한 욕망이 제자리에 있을 때, 그러니까 하나님과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갈망보다 아래에 자리 잡고 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 달라고 간구하라. 하나님의 목표는 당신의 마음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먼저 성화시키고 그런 다음 진짜를 통해 만족을 누리도록 하는 것임을 깨달으라.

마음의 우상은 우리를 <천로역정> 두 번째 책에 나오는 “쓰레기 갈퀴를 든 남자”처럼 만든다. 이 환상에서 한 남자는 “손에 오물 갈퀴를 들고 아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아래에 널린 무가치한 것에 온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동안, 그 사람 위에는 왕관을 들고 있는 사람이 서 있었다. 왕관이냐, 오물 갈퀴냐? 그것은 계속되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위를 향해 주목은커녕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오로지 갈퀴로 짚과 잔가지들, 바닥의 먼지만 열심히 긁어 모았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이게 바로 마음의 우상에게 사로잡힌 사람의 비참한 모습이다. 집착에 빠지고, 노예로 살고, 무엇보다 훨씬 더 나은 것을 거부하는 인생이다.

“자녀들아 너희 자신을 지켜 우상에게서 멀리하라”(요일 5:21).

“ 하나님의 목표는 당신의 마음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먼저 성화시키고 그런 다음 진짜를 통해 만족을 누리도록 하는 것임을 깨달으라 ”

매튜 밀러(Matthew Miller) | 매튜 밀러는 Erskine Theological Seminary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그린빌(Greenville) 캠퍼스에서 디렉터 및 겸임교수로 섬긴다. C.S. Lewis Institute의 그린빌(Greenville) 디렉터로도 사역하고 있으며, 피에르 커시얼(Pierre Courthial)의 A New Day of Small Beginnings를 번역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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