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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칼럼] 세상에서 망하는 순간, 주님과 새로 시작할 기회의 때

ⓒ unsplash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마 13:31~32)

우리와 같은 의류유통 및 소매업을 하는 회사들은 자가매장을 가지고 있거나 대리점들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장 매니저의 역할은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 매니저의 경험이 중요하다. 손님을 맞이하고 대응하는 역할은 그리 쉽지 않다. 정말 다양한 손님이 존재하기 때문에 매니저의 경험에 따라 회사가 곤란을 겪기도 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유경험자, 그리고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매니저로 뽑았다. 일전에 회사에 함께 했던 매니저들은 모두 한결같이 의류판매 무경험자들이었다. 가정주부, 무직자, 연애인 지망생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 각자 이전의 영역에서는 전문가였는지 모르지만 의류 판매업에 대한 전문성은 전혀 없던 분들이었다. 지금도 이 분들과 지난 시간 동안 어떻게 회사를 꾸려 왔는지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실패한 사람들이 우리 회사로 모인 것이다’

우리의 특징이라면 ‘망한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가장 먼저 우리 부부가 ‘복음을 만나’ 세상에 대하여 망한 부부였고 실제로 주님을 만나기 이전에 사업이 완전히 망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망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헤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의 공통분모는 진정 ‘실제로 망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한 사람씩 모여 회사를 이루었고 전혀 경험이 없는 이들, 자기 옷도 잘 못 입는 이들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옷을 입혀주고 판매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대충 계산만 해봐도 얼마가지 못해서 그만 두거나 아니면 퇴사조치 되어야 했다. 그러나 회사의 목표와 방향성은 ‘한 사람의 예배자’를 세우는 것이었기에 우리는 경험이 없어도 배우면 된다는 ‘단순 무식한 믿음’으로 순종을 드렸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놀라운 것은 경험없는 분들을 매니저로 택한 실패에 대한 염려가 오히려 감사가 되었다. 다 망해서 와서 그런 것일까? 부족하고 서툴지만 다른 경험 많고 매출이 높은 매니저 보다 열정과 열심을 가지고 일하다 보니 성과가 있었다. 오히려 딱딱한 분위기가 실수하며 서툰 매니저들 때문에 훈훈한 분위기가 되어 손님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주었던 것같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기대 이상을 해주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수년동안 함께 회사를 세워갔고 일했다. 결과적으로 다 망해서 왔던 분들이 다시 자리를 잡게 됐다. 다시 가정이 회복되고 허상을 쫒았던 삶을 뒤로하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더욱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세워진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회복을 이룬 그 때, 각자 다시 주님이 부르신 자리로 나아가며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현재는 각자의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가며 교회를 섬기고 계시다는 소식을 가끔씩 들을 때 기쁘다. 물론 어려움 속에 계신 분도 있다. 그럼에도 연애인 지망생이었던 자매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감사했다. 다 잃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어려운 시간을 지나며 함께 노력했는데 이제는 결실을 보는 것 같아 주님께 더욱 감사했다.

그러나 내가 주께 감사한 것은 다른 어떤 것 보다 ‘세상에서 망한 사람들’을 그 절망의 때에 주께서 ‘복음’을 만나게 하신 은혜 때문이었다.

교회와 상관없는, 구원의 주 예수를 모르는 상태로 회사에 모였지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복음학교’를 통하여 총체적 복음을 만나게 하신 것이다. ‘내가 어떠한 존재적 죄인’인가를 알고 세상에 대한 망함의 선고를 내려주신 것이다. 그래서 망해서 온 지체들이 비록 영원하지 않은 세상을 잃었지만, 영원한 구원에 이르는 ‘거듭남의 은혜’를 허락해 주셨고 모두가 ‘주님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하셨다.

주님의 열심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체들을 선교관학교, 중보기도학교를 통해 선교와 기도에 대한 말씀을 듣고 배우게 하셨다. 지체들은 지금도 부르신 자리에서 넘어지고 엎어지는 일들이 반복 되겠지만, 복음이 날마다 지체들을 다시 세우시고 인도하고 계심을 믿는다.

당시에는 세상에서 다 망해서 온 사람들이 무슨 열망이 있겠나 싶었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보게 된 것은 ‘상황에 대한 망함’이 아닌 ‘영혼의 절망’이 결국에 회개하고 죄사함을 얻는 은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은혜가 절망에 있는 모든 이들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 곳에서 주님을 찾고 간절히 찾은 사마리아 여인과 같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은혜였고 그 은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모두가 받을 수 있는 은혜이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은혜라는 것을 깨닫고 이 은혜 앞에 간절히 목마름을 가지고 나아오는 비즈니스 영역의 그리스도인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세상에서 망했다는 사실로 절망하고 있는 나와 같은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그 때가 주님과 새로 시작할 기회의 때라는 것을! 보잘것 없는 겨자씨와 같은 작은 순종이었지만 그 속에서 풍성한 하나님의 나라를 보는 것은 참 기쁨이다. 이러한 풍성한 하나님 나라를 보며 살아가는 은혜가 비즈니스 영역의 그리스도인들 안에서 더욱 발견 되기를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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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 1997년부터 ‘mission’이라는 의류 유통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7년에는 oikonomos mission 단체를 설립하고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청지기’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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