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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예수의 비유들: 비유(parable)를 통한 하나님 나라 가르침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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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장이자 샬롬나비 상임대표인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가 역사적 예수 연구 시리즈를 정리한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역사적 예수 연구 시리즈>

2) 악한 포도원 농부 비유(21:33-46, 12:1-12, 20:9-19)

(1) 주인이 보낸 종들과 심지어 아들까지 죽이는 포도원 농부들

예수는 다른 한 비유, “악한 포도원 농부(the Wicked Tenant Farmers)” 비유를 들려주신다: “한 집 주인이 포도원을 만들어 산울타리로 두르고 거기에 즙 짜는 틀을 만들고 망대를 짓고 농부들에게 세(貰)로 주고 타국에 갔더니, 열매 거둘 때가 가까우매 그 열매를 받으려고 자기 종들을 농부들에게 보내니, 농부들이 종들을 잡아 하나는 심히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쳤거늘, 다시 다른 종들을 처음보다 많이 보내니 그들에게도 그렇게 하였는지라. 후에 자기 아들을 보내며 이르되 그들이 내 아들은 존대하리라 하였더니, 농부들이 그 아들을 보고 서로 말하되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고 그의 유산을 차지하자 하고, 이에 잡아 포도원 밖에 내쫓아 죽였느니라. 그러면 포도원 주인이 올 때에 그 농부들을 어떻게 하겠느냐.(40절)

그들이 말하되 그 악한 자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은 제 때에 열매를 바칠 만한 다른 농부들에게 세로 줄지니이다(41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42절)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는 빼앗기고 그 나라의 열매 맺는 백성이 받으리라(43절)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깨지겠고 이 돌이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어 흩으리라 하시니(44절)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의 비유를 듣고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알고(45절) 잡고자 하나 무리를 무서워하니 이는 그들이 예수를 선지자로 앎이었더라”(마 21:33-46).

악한 포도원 농부(the Wicked Tenant Farmers) 비유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포도원은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흔히 나타내는 상징이다. 포도즙 짜는 곳과 전망대는 포도원의 정상적 설비에 속한다. 이 비유는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엄한 결산을 의미한다. 포도원 주인인 하나님은 이해할 수 없는 인내심으로 자기의 종들, 예언자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내셨다. 포도원 농부들인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은 포도원 주인이 보낸 종들을 때리고 죽이고, 돌로 치고, 심지어는 공경하리라고 생각하고 보낸 집 주인의 아들마저 상속자니 공모하여 죽인다. 이 농부들은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예수를 거절하고 십자가에 못박은 유대 종교 지도자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러나 농부들의 악행은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잇돌이 되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구속의 섭리를 이루는 데 기여한다.

(2) 악한 포도원 농부는 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

비유에서 포도원의 집 주인은 하나님을, 포도원에 보내진 종들은 예언자들을 뜻한다. 구약시대에 패역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경고하기 위하여 여러 예언자들이 보내어 졌으나 이들은 모두 박해와 순교의 운명에 처해졌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알 신 숭배로 오도(誤導)하고 하나님이 보내신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죽였다. 이러한 악행을 행하는 포도원 농부는 바로 불신의 유대인들이며, 그 가운데 특히 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이다. 마가복음에서는 집 주인이 한 번에 한 명씩 종을 보내지만 마태복음에서는 여러 명의 종들을 보내며 그들이 당하는 운명도 여러가지이다. 집 주인은 포도원의 소출(실과)을 받기 위하여 종들을 보내었으나 악한 농부들은 소출을 주기는 커녕 종들을 잡아 하나는 심히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쳤다(마 21:35). 이 정황은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의 여러 예언자들이 당한 박해와 죽음에 상응한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복지에 들어가 나라를 세웠으나 이들을 인도하신 야웨 하나님의 법을 준행하지 않고 가나안의 토속신인 바알신을 섬겼다. 그리고 하나님이 보내신 예언자들을 때리고 돌로 쳐 죽였다. 이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들에게 십계명을 주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지 못했다.

(3) 포도원 상속자인 아들의 죽임은 예수 십자가 처형에 대한 암시

집 주인은 종들을 심히 때리고, 죽이고 돌로 친 농부들에 대하여 자기 아들을 보내면 “그들이 내 아들은 존대하리라” 생각하고 아들을 포도원에 보내었다. 그런데 농부들은 회개하기는 커녕 상속자를 죽이고 유산을 차지하려고 아들을 죽인다: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고 그의 유산을 차지하자 하고, 이에 잡아 포도원 밖에 내쫓아 죽였느니라”(마 21:38-39). 예수의 이 비유는 앞으로 자신에게 행할 유대인들의 악행을 미리 예언한 것이다. 비유는 나중에 예수가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 성 밖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사실과 부합된다. 예수는 비유를 통하여 자신이 당할 십자가의 죽음을 미리 예고(豫告)하고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악한 의도를 드러냄으로써 십자가 처형에 이르는 길에 한걸음 다가간다. 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은 “예수의 비유를 듣고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신 줄 알고 잡고자 하였으나”(마 21:45) 결행하지 못했다. 이들은 예수를 선지자로 믿고 따르는 군중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잡고자 하나 무리를 무서워하니 이는 그들이 예수를 선지자로 앎이었더라”(마 21:46).

예수는 이 비유에서 자신이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셨다. 시간의 선로에서 하나님 백성 이스라엘은 그 단절에 도달하였다. 선민 이스라엘은 과거의 이스라엘로 표현되는 단절에 도달하고 과거의 실체에 도달했으나 구속사의 미래를 상실하였다. 하나님의 선택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이어서 끊임없이 인간의 순종과 믿음을 요구한다. 유대인 지도자들이 이러한 기득권에 안주하여 자기 성찰 없이 신앙적 아집과 교만에 사로잡힐 때 하나님의 선택은 이방인들에게로 옮겨지는 것이다.

(4) 메시아를 죽인 일로 인하여 복음의 복이 이방인에게로 간다.

농부들의 악행으로 인하여 주인이 와서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농부들에게 세(貰)로 준다: “그 악한 자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은 제 때에 열매를 바칠 만한 다른 농부들에게 세로 줄지니이다”(마 21:40). 예수는 비유의 의미를 설명하신다: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는 빼앗기고 그 나라의 열매 맺는 백성이 받으리라”(마 21:43).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처형한 벌로 예루살렘 성은 주후 70년 로마 군대에 의하여 정복되어 황폐하게 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에 흩어지게 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소아시아를 거쳐 서방 나라에 전파된다. 사도행전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이태리 사람 고넬료(Cornelius) 가정과 소아시아와 로마인들에게 전파된다. 나사렛 예수는 그의 복음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을 다음과 같이 예고하셨다: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깨지겠고 이 돌이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어 흩으리라”(마 21:44). 이 돌은 뜬 돌이요 산 돌로서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다. 이 돌이 임하는 개인은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이 된다. 이 돌이 임하는 국가와 사회도 깨어지고 새롭게 된다. 웨슬리와 휫필드의 복음운동으로 18세기 영국사회는 도덕적으로 새로워졌다. 다니엘이 환상 가운데 본 뜬 돌(the Rock out of a mountain)이 우상 위에 떨어졌을 때 우상은 가루가 되고 온 천지에 돌로 가득차게 되었다(단 2:45). 이는 하나님의 통치와 그를 아는 지식이 온 천하에 충만하게 될 것을 예언하는 것이다.

(5)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통잇돌이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

예수는 비유를 시편 말씀: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시 118:22-23)를 인용하여 기독론적으로 해석하신다(마 21:42).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깨지겠고 이 돌이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어 흩으리라”(마 21:44). 위의 말씀은 이사야의 걸림돌 예언: “그가 성소가 되시리라 그러나 이스라엘의 두 집에는 걸림돌과 걸려 넘어지는 반석이 되실 것이며 예루살렘 주민에게는 함정과 올무가 되시리니, 많은 사람들이 그로 말미암아 걸려 넘어질 것이며 부러질 것이며 덫에 걸려 잡힐 것이니라”(사 8:14-15)를 연상시킨다.

나사렛 예수는 당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그들의 종교적 특권을 누리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 예수는 이들의 위선과 내면의 탐욕을 드러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라는 걸림돌은 다니엘의 뜬 돌 예언: “손대지 아니한 돌이 나와서 신상의 쇠와 진흙의 발을 쳐서 부서뜨리매, 그 때에 쇠와 진흙과 놋과 은과 금이 다 부서져 여름 타작 마당의 겨 같이 되어 바람에 불려 간 곳이 없었고 우상을 친 돌은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였나이다”(단 2:34-35)를 연상하게 한다.

유대인들에게 걸림돌이 된 예수의 십자가는 유대 종교라는 거대한 우상을 쳐서 부서뜨리고 그 대신에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신앙에 입각해 세워진 초대교회가 예루살렘과 소아시아를 거쳐 발전하여 오늘날 온 세계에 전파되게 되었다. 예수 재림 시에 온 천하에 산 돌이 가득차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 찬가는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 2: 9-11). 메시아 예수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정죄를 받아 십자가에서 처형되었으나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과 세계 만민을 살리는 모퉁잇돌이 되게 하셨다. 하나님은 주권적인 전능자로서 종교 지도자들의 악한 책략과 행위에 얽매이는 분이 아니라 이들의 악한 책략과 행위를 이용하시어 그분의 크신 구속의 섭리를 성취하시는 분이시다.

예수는 인간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으나 하나님에 의해 새로운 건축물의 기초석(the Corner Stone, 벧전 2:6)이 된 산 돌(the Living Stone, 벧전 2:4)이 되셨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 선포자인 갈릴리의 예수가 하나님 나라의 실현자 예루살렘의 예수가 되신 것이다. 예수는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을 때 앞으로 이루어질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있었다. 이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었다.

예루살렘에서 예수는 외면적으로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의 고발을 받아 십자가에서 처형되었다. 그러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내면적으로 예수의 죽음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이루었다. 역사적 예수는 이 구속의 경륜을 알고 계셨다. 여기에 그의 메시아성과 신성이 있다. 역사에서 외면적으로 나타나는 일들은 이미 섭리적으로 계획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는 이미 악한 일꾼들 비유를 통하여 이들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의 신비스러운 섭리를 알리고 있다: “성경에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42절).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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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 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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