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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칼럼] 영적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다이아몬드 같은 쿠바를 가다

▲ 쿠바의 주택가. ⓒ 조성욱

당대 세계복음화의 첫 발자욱 (5) 2013년 10월 21일〜 11월 7일

멕시코를 떠나 10일 정도 쿠바에 머물렀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쿠바는 사람들이 주로 천주교를 믿으며,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죽은 자를 섬기는 종교를 가진 사람도 꽤 많았다. 이 나라는 마치 우리나라의 1950년대 후반의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20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느낌도 있었다. 도로에 마차가 가득한데 택시도 사용하고 자전거 택시와 오토바이 택시, 일반 승용차가 함께 달리기도 한다. 백인과 흑인이 혼합되어 있기도 하고 공산국가며 또 표면적으로는 자유로워 보이는 나라이다.

20세기와 21세기가 혼재된 것 같은 나라

그러나 식량 배급이 너무 적어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을 죄로 여기는 나라였다. 건물은 너무 낡았고 60년도 더 지난 승용차가 택시로 사용되는 나라이다. 지난 50년 동안 전국에 교회 건물은 약 100개 정도만 남아 있다고 했다. 이런 나라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교회당 건물을 허가받는 것은 극히 드물고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집 마당을 교회로 쓰고, 응접실을 교회로 쓰고, 큰 나무 밑을 교회로 쓰며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쿠바의 교회의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약 7년 전부터 우리가 사역할 지역인 라스투나스에 40여 개의 교회가 생겼고, 몇 만 명의 성도가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독교의 부흥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그 연장선으로 우리가 오게 된 셈이다. 하지만 기독교가 다른 혼재된 것들과 함께 부흥하고 있다며, 알베르토 목사님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신 것이다. 꼭 성경 그대로의 복음으로 도와달라는 그 나라 제자의 간절한 부탁에 이곳까지 왔다. 이처럼 부흥하고 있는 때에, 올바른 복음이 반드시 선포되어야 한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너무나도 참고 기다리셨을 쿠바 복음화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복음으로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쿠바 공항 아바나에서 집회 장소인 라스투나스로 오기까지, 3번의 펑크와 7번 봉고차를 밀어야 하는 사건이 있었다. 자동차 기름이 떨어져 기름을 얻기 위해 핸드폰 조명 등을 밤새 흔들기도 했다. 분명 힘들었지만, 오히려 쿠바를 향한 울부짖는 기도가 되었다. 그렇게 차로 15시간을 달려 라스투나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한 그 다음 날부터 5일간의 집회가 시작됐다.

이곳은 최빈국이며 공산국가이다. 언제 어디서나 몰래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의 모든 행동이 정부에 보고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역 일정 책임자인 한 분은 우리의 메시지보다 우리가 이곳에 투자할 돈에 더 관심이 많아 보였다. 집회를 통하여 조금이라도 복음에 반응이 있는 사람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하려고 하면, 그분의 제지를 받아야 했다.

이렇듯 사역이 쉽지 않았지만, 역시나 이곳에서도 하나님이 준비하신 순수한 제자들이 있었다. 보통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그런데 쿠바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조금은 눌려 있는 듯한 모습과 찬양 한 곡에도 묻어있는 여러 정서를 보며, 참 우리 민족과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를 위해 살겠다는 그들의 중심이, 마치 몇십 년 전 우리 민족 같았다. 앞으로 말세지말에 쿠바인들을 하나님께서 크게 쓰시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영적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다이아몬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또한 눌려 있던 분들이 복음을 들으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참 감사했다.

쿠바에는 목회자가 되기 전 미셔네로라고 하는 단계의 직분이 있다. 이들은 집에서 또는 학교에서 주변의 사람들을 모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한다. 집회 이외의 시간은 이러한 미셔네로의 집들을 방문하는 순회 사역을 했는데, 그들을 품고 기도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떤 미셔네로는 비가 와도 지붕이 없는 자기 집 마당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또 자전거 하나 없는 이곳에서 몇십 킬로미터를 걸어서 죽은 자를 섬기는 우상이 심한 지역에 전도하러 간다. 이들에게 예배의 참 내용, 전도의 참 내용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식으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그리스도를 맞이한다.

이 복음을 그토록 말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예수는 그리스도! 이 복음을 그토록 말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정말 이 이야기만 계속 전달했다. 오직 예수님만이 그리스도 되심을 계속 전달했다. 어떤 작은 교회에 가서 찬송하는데, 옆에서 통역하는 윤 목사님이 계속 펑펑 우시는 바람에 찬송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그만큼 모두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났다.

또한, 마지막 날 연합 집회 때에는 함께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외치고 화답하며, 끝내 참지 못하고 강단에서 눈물이 터졌다. 쿠바 땅에서 그들의 입술로 고백하는 ‘예수는 그리스도!’ 그 외침에 감격하고 또 감격했다.

집회 마지막 날에는 온 성도가 전도하러 현장을 나갔다. 공산권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멕시코 만큼 뜨거운 전도의 역사는 일어 나지 않았지만, 그들은 전도를 마치고 교회로 돌아가는 길 내내 찬양을 불렀다. 기쁨과 승리의 찬양이었지만, 그동안 너무 체제에 억눌렸던 그들의 한을 본 까닭일까, 우리는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

순회 사역을 하던 중 우리에게 점심을 대접한 마르코 목사님은 이 라스투나스 지역에서 크게 목회 사역을 감당하시는 분이다. 이 분의 주된 사역은 곳곳에 교회를 세우는 일이다. 쿠바는 법적으로 교회를 많이 세울 수가 없다. 그러나 이 분은 신약 성경을 보며 교회 건축과 상관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공동체를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집이나 학교 나무 아래 등 메신저가 있는 곳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교회를 세우셨다. 큰 교회의 목회자라 관계가 어려웠던 한 목사님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의 복음과 당대 세계복음화의 비전이 통하였고 다음 쿠바 사역 일정을 도와주시기로 했다. 쿠바 사역을 진행하며 참 많이 울었다. 시작부터 비행기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약 15시간을 달려갔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목숨을 걸고 임하는 마음으로 사역에 임했다. 혼자 차 안에서, 숙소에 참 많이 울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 마음이 쌓여서인지, 강단에서 눈물이 참지 못하고 터졌던 것 같다.

쿠바, 이 나라의 사역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너무 가난해서인지, 목회자들조차도 뭔가를 바라는 듯 했다. 우리 숙소를 알아 봐주고, 우리를 인솔해주었던 목회자는 외부 사역자가 올 때마다 머리를 굴려 이득을 챙기는 분이었다. 그러면서도 그 지역에서는 꽤 영향을 끼치는 분이었다. 그래서 그 밑에 있는 분이 혹 복음에 반응하여 만나려 하면, 그 분이 가로막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계가 참 많이 느껴지는 사역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간절히 기도하며 임하게 된 사역이었지만, 주님은 이를 지역에 숨겨진 목회자를 발굴해내시고 주님의 일을 하셨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Cho sw

조성욱 목사 | 복음가득한교회 담임. 군 복무 중 폭발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구령의 열정에 사로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전도하며 교회를 개척, 지금은 열방에서 주님의 제자를 찾고 있다. 현재 100여국에서 제자를 찾아 주님의 일꾼으로 거듭나게 한 은혜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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