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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칼럼] “사모님, 저 이혼하지 않아요”

▲ 사진: 유튜브 채널 Goshen Prayer 캡처

중국의 J 형제가 나의 아내에게 ‘위챗’(wechat, 중국의 카카오톡 같은 것)을 통해 전화를 했다. 내용은 현재 아내와 당국에 이혼 서류를 넣고 한 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자신은 화가 나서 이혼 서류에 동의하기는 했지만 이혼할 마음은 없다고 했다. 그러므로 내 아내가 자신의 아내에게 권면하여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J 형제는 내가 중국에서 선교할 초기에 내게 와서 함께 예배를 드리던 사람이었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으나 인식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있다. 그는 내게 성경을 배우고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 후 복음을 전하는 지도자로 양성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스스로 그 정도 공부하면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더 공부를 하러 오지는 않았다. 나는 그를 서양 사람들이 운영하는 국제학교에 소개하여 일도 하게 하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도 얻게 되었다. J 형제는 S 자매와 결혼을 한 후 시내에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였으니 그 정도면 경제적 수완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형제가 상당한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중국에서 추방될 때에 나와 아내가 사용하던 물건은 모두 중국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원래부터 언젠가는 중국 경찰에 잡혀서 추방될 것인데 그 때에 물건들을 나누어주어야 하겠다고 나와 아내는 미리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중국에서는 한국산 물건들이 꽤 좋게 여겨졌다. 그것은 마치 옛날에 한국인들이 일본 물건을 좋게 보는 것과 같은 생각들인 것이다. 생활에서 쓰는 작고 좋은 물건들은 골고루 다 나누어주고 책장, 장롱, 세탁기, 냉장고 등 큰 물건이 남았었다. 그런 것은 결혼한 사람들은 이미 다 장만한 것들이기에 크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중국의 가정교회들에서 쓸 수 있도록 형제자매들에게 부탁하고 나와 아내는 한국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들의 대다수를 J 형제가 가져갔던 모양이다. 그 형제도 가정교회를 인도하니까 가져갈 수는 있는데 몇몇 가정교회들이 나누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 형제가 욕심을 내면서 다른 형제자매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상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 와 있는 나와 아내 그리고 중국의 형제자매들은 그 형제의 행동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형제가 이혼하게 될 상황이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에 나의 마음은 복잡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들어 보니 결혼 후에 그 형제는 아내와 함께 주변으로부터 돈을 끌어 모아 어떤 투자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투자가 실패했고 결국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단다. 이런 상황에서 신경은 매우 예민해지는데 부부가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면서 급기야 시댁과 친정 사람들을 욕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된 모양이다. 두 사람의 급격한 분노는 이혼서류를 쓰게 했다. 그리고 현재 중국정부의 법이 한 달 후에 아무 이의 제기가 없으면 그대로 이혼이 성립되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 마음을 가라앉힌 J 형제는 이혼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아내인 S 자매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사실 경제력에 있어서도 J 형제는 내가 떠나 온 후에 서양의 국제학교도 중국인에게 넘어가고 외국 선교사들이 씨진핑의 핍박 정책에 따라 다 철수하게 되면서 경제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되었다. 아내인 S 자매는 정규 직장이 있는데 남편의 외조(外助)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했던 돈들을 갚아 나가면서 부부 간에 부부 싸움이 잦아지고 앙금만 남게 되면서 결국 S 자매는 점차 남편에 대한 정(情)이 떨어진 것 같았다.

나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내가 S 자매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그 자매는 이리 저리 피하기만 했다. 마음을 상당히 굳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둘 사이에 딸도 하나 있다. 이미 중학생이 되었는데 딸을 생각해서라도 참으라고 말하니까 딸은 엄마인 자신이 잘 돌볼 것이란 대답이 왔다.

이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혼하고서도 자식을 잘 돌본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두가 다 잘 알 것이다. 자식에게 있어서 부모의 이혼은 그 자체가 너무나 큰 충격이다. 사실 그 충격은 나중에 그 자식들이 커서 결혼한 후에도 나타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결혼이란 것은 부부가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의 경우에는 하나님이 짝 지으신 것을 사람이 나눌 수 없다는 선언을 하고 결혼한다. 그런데 일반인도 아니고 기독교인이 이혼을 한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과 같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나던 아이가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다면 그 자신도 이 다음에 이혼을 하거나 이혼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므로 이혼을 한 가정을 경험한다는 것은 부모의 일만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까지도 엄청난 충격이며 그 후과(後果)는 부모의 이혼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삶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식인 부모는 이런 것을 알면서도 이혼을 하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람들을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나와 내 아내가 J 형제와 S 자매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하나님께서 하시지 않는 한 이 두 사람은 이혼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매주 주일 오후에는 중국어로 예배하고 그것을 녹음하여 중국 형제자매들에게 보낸다. 아래의 노래가사는 맹약(盟約)이라는 제목의 중국 복음성가이다.

맹약(盟約)

我以永远的爱爱你 我以慈爱吸引你
저는 영원한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애로써 당신을 내게로 이끌어 옵니다.

聘你永远归我为妻 永以慈爱诚实待你
저는 당신을 내게 속하게 하고 아내로 맞이합니다. 자애와 성실함으로 영원히 당신을 대합니다.

哦, 我愿夺得主的心 用我注视的眼睛
오, 저는 당신을 주시하는 눈으로 주님의 마음을 얻기를 원합니다.

我的心如禁闭的井 新陈佳果存留为你
저의 마음은 당신을 위하여 좋은 과일을 보관하고 덮어놓은 우물과 같습니다.

将我放在你的心上如印记
당신의 마음에 저를 인장같이 두십시오.

将我带在你手臂上如戳记
당신의 손에 저를 도장처럼 간직하십시오.

你的爱情坚贞胜过死亡
당신의 사랑은 죽음을 초월하는 정절입니다.

众水不能熄灭不能淹没
세상의 물은 이 사랑의 불을 끌 수 없고 잠기게 할 수 없습니다.

我赐你肉心代替石心 把律法写在你心里
저는 돌 같은 마음을 대신하여 부드러움 마음을 당신에게 드립니다. 주님의 율법을 당신의 마음에 씁니다.

我用水将你洗洁净 你众罪恶我全忘记
저는 물을 사용하여 당신을 정결하게 합니다. 당신의 모든 죄악을 저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因你鞭伤我得医治 你受刑罚 我得平安
당신의 채찍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저는 치료됩니다. 당신께서 형벌을 받으시므로 제가 평안을 얻습니다.

你受咒诅 我得祝福 因你流血 我得生命
당신이 저주를 받음으로 제가 축복을 받고 당신께서 피를 흘리셨기 때문에 제가 생명을 얻습니다.

将我放在你的心上如印记
당신의 마음에 저를 인장같이 두십시오.

将我带在你手臂上如戳记
당신의 손에 저를 도장처럼 간직하십시오.

你的爱情坚贞胜过死亡
당신의 사랑은 죽음을 초월하는 정절입니다.

众水不能熄灭不能淹没
세상의 물은 이 사랑의 불을 끌 수 없고 잠기게 할 수 없습니다.

나는 많은 중국인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우는 것을 보았다. 그들 가운데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는 것을 알기도 한다. 하나님이 정하신 결혼의 제도는 남자를 남편으로, 여자를 아내로서 책임 있는 존재가 되게 한다. 기독교인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 삶의 사명을 거부할 수 없다. 결혼은 인간이 죄를 짓기 전에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직접 말씀하신 거룩한 명령이다. 인류는 이 결혼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나간다. 그러므로 마귀는 이 결혼과 결혼이 만들어내는 사상과 문화의 영역을 파괴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마귀는 그것이 곧 하나님의 창조를 파괴하고 실패로 만드는 가장 큰 책략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은 다른 것은 몰라도 결혼과 가정을 지키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니 또 목사의 직업병이 발동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설교조로 글의 색깔이 바뀌었다. 결과를 말씀드리겠다. 중국어 예배를 드리면서 이 ‘맹약’(盟約)이란 노래를 부르는 데 중국인 J형제와 S자매가 생각나고 마음이 비통해지니까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없었다. 설교의 내용은 선교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설교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내 안에 중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마음을 심어 주셨다. 나는 약 20년을 중국에서 살면서 너희들을 섬겼다. 너희들이 알다시피 나는 성품이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나의 아내는 부드럽고 온유하며 나의 두 아들들은 착하다. 너희들이 종종 말했듯 나와 나의 가족은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인의 가정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범이었다. 비록 많은 부족함이 있어도 아내와 자식들의 협조 아래 나의 가족은 그 사명을 잘 감당했다. 이혼하지 마라. 내 생각과 마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 그 말씀 안에서 생각해라. 생각과 마음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 나는 중국인을 위한 선교사로서 너희에게 말한다.”

월요일 아침, 그러니까 2021년 8월 2일 오전에 나의 아내의 위쳇(wechat)에 S자매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师母,我不离婚了。(사모님, 저 이혼하지 않아요)

마음에 어떤 무거운 돌 하나가 치워지는 느낌이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 나는 여전히 중국 선교사이다. 저들을 향한 목사로서의 마음은 중국에서 추방된 지 3년이 지나도 그대로 나의 심장에 들어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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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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