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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세 칼럼] 한국전쟁의 영웅, 윌리엄 웨버 대령님을 만났다

다니엘 웨버 대령과 함께. ⓒ 조평세

한국전쟁의 영웅, 윌리엄 웨버 대령님을 만났다.

한국전쟁 도중 중공군의 수류탄을 두번이나 맞고 팔다리를 잃은 웨버 대령은, 한국전쟁 이후로도 군에서 30년을 더 훈련교관과 국방부 사무직으로 복무했다. 그리고 1980년 전역후에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의 이사로 활동하며 한국전쟁에서 잃은 동료들과 전우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을 40년째 해오고 있다.

현재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쟁기념공원 건립(1995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번에 새로 새워지는 “추모의 벽”(2022년 완공예정)도 웨버 대령의 아이디어였다. (공원에 세워져있는 19개 용사상 중 하나가 웨버 대령이다.)

최근에는 감사하게도 라미현 (Rami Hyun) 작가님을 헌신을 통해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웨버 대령님을 비롯한 전세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소개되었다. (관련기사)

다큐 촬영차 지난 이틀 동안 대령님과 함께하면서, 대령님으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 있다.

“자유롭고 통일된 하나의 한국이 없다는 건 이 시대 최악의 비극이야”

“내 부하들과 전우들은 한국의 반쪽만 구하려고 목숨을 던진 것이 아닌데… 그 때 북쪽의 한국인들에게도 자유를 선사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반쪽승리로 끝내선 안되었는데…”

“지금 대한민국이 반쪽만으로 이룩한 성공을 봐봐. 통일된 한국이었다면 얼마나 더 놀라웠겠어!”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한국전쟁도 잊어버리고 북한해방과 통일도 점점 멀어질텐데…”

올해 96세를 맞는 웨버 대령님은 한국의 자유를 위해 그토록 어마어마한 희생과 헌신을 하시고도, 남은 여생을 성취감과 보람보다는 북녘 한국인들까지 더 구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쓸쓸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이었다. 너무 면목없고 가슴 아픈 일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느냐고 여쭈었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대답하셨다. “Never give up hope for a free and united Korea!”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위한 희망을 절대 버리지 마라…

그래서 조금은 단호하게 이렇게 말씀드렸다.

“대령님,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전쟁에 대해서 점점 잊고 있지 않아요. 오히려 점점 더 다시 한국전쟁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세대가 일어나고 있어요. 저만해도 워싱턴에 살면서 매주마다 대령님이 세우신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지나가는데, 지나갈 때마다 ‘이분들이 치른 희생 때문에 나와 내 아이들이 존재조차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해요. 다섯살 아들에게도 계속 그렇게 말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매주 왜 그곳을 지나가는지 아세요? 노예해방을 이룬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국인들이 모여, 바로 북한에 노예된 한국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모임이 매주마다 열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인들은 북한의 동포들을 잊지 않았어요. 너무도 많이 늦어졌지만, 대령님이 누리에게 자유를 주셨듯이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을 해방시키고 그들에게도 자유를 전해줄거에요.”

마침 한국에서 진행중인 “북한동포 희망챌린지” 키트가 도착해서 소개드릴 수 있었다. (관련기사)

“대령님, 이것 보세요. 한국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캠페인이에요. 북한의 동포들에게 반드시 그들을 잊지 않고 해방시킬테니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하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기며 다짐하는 캠페인이에요. 대령님이 하시는 말씀과 같아요!”

그리고 1953년 휴전협정 직후 이승만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말씀드렸다.

“북한 동포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고, 모른 체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한국 국민의 기본 목표, 즉 북쪽 우리의 강토와 동포를 다시 찾고 구해내자는 목표는 계속 남아 있으며 결국 성취되고야 말 것입니다!”

웨버 대령님은 그제서야 눈가가 촉촉해지시면서 밝은 미소로 연신 고맙다 고맙다를 반복하셨다. [복음기도신문]

chops

조평세 | 트루스포럼 연구위원. 영국 킹스컬리지런던(KCL)에서 종교학과 전쟁학을 공부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트루스포럼 연구위원으로 미국에 거주하며 보수주의 블로그 <사미즈닷코리아>(SamizdatKore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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