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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결혼 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 사진 : unsplash.com 캡처

“ 결혼 생활은 내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죄에 빠진 우리 자신의 현실을 훨씬 더 잘 보여준다 ”

우리 부부가 결혼 생활을 통해서 하나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건 어떻게 해야 서로를 향해 죄를 지을 수 있는가이다. 목소리를 어떻게 내어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또 어떤 단어를 써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도 잘 알게 되었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내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죄에 빠진 우리 자신의 현실을 훨씬 더 잘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서로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지도 잘 안다. 어떻게 해야 서로를 더 잘 섬기는 지도 알고 있으며, 또한 지금도 매일 새롭게 그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말 그대로 은혜이다. 한 몸이 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도전이다. 성령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가 아직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우리는 그 문제를 진단받기 위해서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 세 가지 질문으로 시작한 대화였는데, 그건 정말로 결혼 생활에 대해서 그동안 설명할 수 없었던 많은 놀라운 사실을 드러나게 했다. 이 세 가지 질문을 이 시간 함께 나눔으로 다른 부부도 우리처럼 결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1. 같이 사는 것을 힘들게 하는 점이 무엇인가?

누구나 다 개인적인 특성 또는 선호하는 게 있기 마련이고, 비록 죄는 아니지만 그건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다. 이런 개인적 특징들이 가져다주는 문제는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될 때 더 가중되기 마련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이것이었다. “나는 잘 잃어버려. 물건 놔 둔 걸 잘 못 찾아.” 이 말을 하고 두 시간이 지난 후, 우리 부부는 렌트카로 갔는데, 가서 보니까 내가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고 생각한 차 열쇠가 없는 게 아닌가? 엄청나게 정리 정돈하는 내 아내에게 나의 이런 점은 단지 짜증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다시 어둠 속 3킬로미터를 걸어서 호텔로 돌아갔다. 아내는 그날 내게 참으로 인자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나의 이런 약점을 어느 정도까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내 아내는 너무 잘 안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결국 약점이 드러나는 것을 감출 수 없다는 의미이다. 교만에 가득 찬 우리는 종종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모든 문제는 다 내 배우자의 약점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조심하라. 하나님은 이런 인간을 제일 싫어한다(잠 16:5; 약 4:6). 사랑은 교만하지 않는다(고전 13:4).

겸손은 우리로 하여금 배우자를 향해서 심하게 대하는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배우자를 더 잘 섬기고,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 일을 최대한 줄이게 하며 또한 상대로 하여금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죄가 아닌 약점을 고백함으로 서로에게 건강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며, 배우자는 당신이 스스로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도 보게 된다. 이 질문을 통해서 나는 아내를 나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엡 5:33), 아내가 힘들어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다.

2. 당신의 배우자를 향해 어떻게 죄를 짓는가?

이제 문제의 본질로 들어가도록 하자. 그건 죄가 당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식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마 15:18-19). 죄를 짓게 하는 건 배우자가 아니다. 배우자의 도움이 없어도 누구나 죄를 짓는다. 야고보가 말했듯이, 충족되지 못한 욕망은 우리를 몰아부치고,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 때, 싸움과 비방만이 남게 된다(약 4:2).

그렇기에 우리는 이 죄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야 한다. 아내는 언젠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스스로 죄인이라는 사실은 잘 인정하면서도 특정한 죄를 콕 짚어 말하는 데에는 아주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그녀 말은 맞았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이다라는 식의 고백이 아니라, 죄의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당신의 죄에 빛을 비추는 길이다(요1 1:7).

잠언이 말하는 어리석은 자가 누구인지 내 인생에 비춰가며 한번 살펴보자. 어리석은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긴다(잠 12:15)
당장 분노를 나타낸다(잠 12:16)
방자하여 스스로 믿는다(잠 14:16)
아비의 훈계를 업신여긴다(잠 15:5)
돈을 낭비한다(잠 17:16)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기만 기뻐한다(잠 18:2)
다툼을 일으킨다(잠 20:3)
지혜를 업신여긴다(잠 23:9)
스스로 지혜롭게 여긴다(잠 26:5)
자신을 믿는다(잠 28:26)
다툼에는 그침이 없다(잠 29:9)
노를 다 드러낸다 (잠 29:11)

바울을 인용해도 된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 이렇게 말해도 된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눅 18:38). 그런데 당신이 자신의 죄를 콕 집어서 말할 수 있는가?

3. 결혼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가?

모임을 인도하고 나면 나는 언제나 모임 과정에서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 계획을 세워준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항상 그 행동 계획에 동의하는데, 그건 이미 토론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남편으로서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듯이 내 아내를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우리의 결혼도 그리스도로 인해 그의 영광을 위해서 만들어졌기에(골 1:16), 결혼 생활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세상을 닮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롬 12:1-2)도 물론 중요하다. 또한 이 죄악 된 본성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갈 5:13)도 나름 중요한 일이다. 이런 말을 하는 건 다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백과 다짐이 삶에서 드러날 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 부부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건 어쩌면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물건을 제자리에 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서로의 약점을 향해 최대한 눈을 감겠다는 결심이 될 수도 있다. 그건 또 자녀들 앞에서 서로에게 규칙적으로 죄를 고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어쩌면 그건 비난 대신 질문을 던지고, 비난 대신 칭찬을 하는 게 될 수도 있다. 또 가까운 친구를 불러서 우리의 결혼 생활을 점검 받는 것일 수도 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한 결혼

배우자와 뭔가 진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이 세 가지 질문에 철저하게 대답할 필요는 없다. 이 질문들은 단지 출발점이 되는 것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고 그것을 배우자와 나눌 때, 부부가 서로 동의하는지 충분한 토론을 나눠야 한다. 함께 사는 것을 힘들게 하는 항목에 당신이 적어놓은 어떤 내용이 배우자가 당신에 대해서 평소 하는 말과 일맥상통하는가? 예를 들어서, 당신이 “나는 물건을 잘 잃어버려”라고 하는데 배우자가 이렇게 대답한다면? “상관 없어요.”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까지도 배우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배우자가 전혀 신경도 안 쓰는 부분 때문에 왜 당신은 함께 사는 게 힘들다고 느낀 걸까?)

이 모든 것의 핵심은 결국 결혼을 통해서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남편이라면 그리스도가 그의 백성을 위해 보여준 사랑을 더 많이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엡 5:25). 아내라면 더 기쁘게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엡 5:24, 33). 복음 중심적인 결혼이라고 완전한 건 아니다. 그러나 복음을 중심으로 하는 결혼은 서로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한다. 또한 죄를 서로에게 고백하고 서로를 기꺼이 용서한다. 당신이 지금까지 말한 질문들을 놓고 토론할 때, 무엇보다 당신 자신과, 또 당신의 배우자, 나아가서 당신네 부부를 향한 하나님의 헌신을 기억하도록 하라. [복음기도신문]

“ 복음을 중심으로 하는 결혼은 서로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한다. 또한 죄를 서로에게 고백하고 서로를 기꺼이 용서한다 ”

데런 카슨 Darren Carlson | Training Leaders International의 설립자이자 대표.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석사학위(MDiv, ThM)와 London School of Theology에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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