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아더 목사의 그레이스커뮤니티 교회, 코로나 극복기
때는 작년 2020년 7월 26일, 그레이스 커뮤니티교회(Grace Community Church) 주일 오전 예배 시간이었다. 존 맥아더 목사님이 예배 시작 기도를 위해 단상에 올라오자 예배당을 가득 매운 3000여 명의 성도들은 일제히 일어나 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함성소리도 들렸다. 주일에는 보통 예배에 집중하기 위해 박수치는 것을 자제하는 그레이스교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대면 예배의 중단
이날 주일은 교회의 대면 예배가 공식적으로 중단된 지 정확히 21주 만이었다. 2020년 3월 중순 코로나로 인해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교회를 포함한 대형 집회를 중지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레이스교회 또한 그 방침에 따라 교회의 대면 예배 중단을 결정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바이러스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무엇보다 교회 장로들은 성도들을 보호해야 했고 정부와 마찬가지로 지역 사회의 심각한 바이러스의 전염을 방지하려는 노력에 함께하고자 심사숙고 후에 내린 결정이었다.
맥아더 목사님은 그 다음 주 주일부터 성도들이 없는 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사했던 것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성도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것을 라이브 방송으로 들을 수 있었다. 등록된 교인 수보다 몇 배가 많은 3만여 명이 전 세계에서 그레이스교회 주일 라이브 방송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한국어, 아랍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스페인어로 매주 설교가 동시 통역되며 그리스도의 복음이 선포되었다. 또한 주중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끊임없이 성도들에게 전파가 되었다. 교회의 장로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서 성도들에게 필요한 말씀과 묵상을 계속해서 나누기를 쉬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목양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인들의 마음속에 사무치는 것은 바로 예배와 성도의 교제에 대한 갈급함이었다. 아프간으로 파병 간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하며 떨어진 가족들은 그리움을 달래겠지만 영상통화가 가족이 가족 됨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렇듯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영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통한 교제는 절대로 교회가 교회됨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
교회는 모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회를 가리키는 헬라어 단어– ‘에클레시아’의 본질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과 대속의 은혜로 말미암아 세상과 구별되어 불려 모여진 공동체, 그것이 바로 교회다. 오순절 교회의 태동 이후 성도들은 모이기 시작했고(행 2:46) 사도 바울을 통해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전파되고 교회가 각 지역에 세워지면서 성도들의 예배의 모임이 초대교회의 패턴이 되었다(행20:7, 고전11:17). 히브리서 기자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워짐을 볼수록 교회는 더욱더 모이기를 힘써야 한다고 명령한다(히10:25)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교회가 모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3월초, 확진자 수의 상승곡선을 잡기 위한 잠시 동안의 락다운(폐쇄) 조치라던 정부의 처음의 말과는 달리 교회 예배 중단의 명령은 4월이 지나고 5월, 6월, 7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했던 것은 수백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이었다. 바이러스도 애초에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수준의 치명적인 전염병이 아니었음이 데이터를 통해서 명백해졌다.
무엇보다도 많은 성도들이 바이러스의 공포, 무력감이나 우울증 스트레스 등으로 힘겨워하고 있었다. 그들을 목양해야 할 장로들은 여전히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혀 있었다. 지금 당장 죽어가는 성도들을 찾아가지도 못하고 전화로 통화를 해야만 했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사역하는 일들이 장시간 불가능했다. 교회가 이처럼 영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맞이할 때 주 정부는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무기한’ 예배 중단 조치를 감행한다. 이 명령을 어긴다면 강제 중단 조치, 벌금, 더 나아가서는 구금할 수도 있다는 경고와 위협의 메시지를 멈추지 않았다.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상황에서 맥아더 목사님, 그레이스 교회 장로 일동은 7월 24일 성명서를 발표한다. “가이사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성명서) 이 성명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스도는 만주의 주이시다. 그분은 교회의 참 머리가 되시며(엡 1:22; 5:23; 골 1:18) 또한 동시에 만왕의 왕이 되신다– 모든 이 땅의 권세의 절대 주권자(딤 6:15; 계 17:14). 그레이스교회는 언제나 이 성경적인 원리에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서 있었다. 그리고 그분의 백성으로서 우리는 언제나 성경에 계시된 그리스도의 뜻과 명령에 순복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일 예배나 다른 주기적인 집회에 관련해서 정부가 임의대로 제한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순응할 수 없다. 그 제한 명령들을 따르는 것은 주님의 분명한 명령에 불순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한다는 성경의 분명한 명령과(롬 13, 벧전 2) 상충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성명서는 우리가 언제 세상 권세에 불순종해야 하는지 성경적인 근거를 통해서 설명한다. 권세자들이 하나님께 금하신 것을 명령하거나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을 막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세상 권세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다니엘이 왕의 명을 거역하지 않았는가. 다니엘의 세 친구 또한 그래서 금신상에 절하지 않지 않았는가. 세상 정부에 순종하라는 의미는 눈먼 순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 정부가 하나님께 받은 권위의 범위는 오직 민간(civil)에 관련된 영역이다. 교회의 예배와 같은 영적인 영역은 머리이신 오직 그리스도의 위임을 받은 장로들에게만 귀속된 권위이다. 성명서 말미에는 정부를 향한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관리들에게 우리가 정중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곧 사도들의 질문과 같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행 4:19).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주저 없는 대답 또한 사도들과 같다.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행 5:29)
그리고 그레이스 교회는 대면 예배를 재개하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한다. 21주 만이다. 그리고 바로 그 주일 날, 7월 26일 오전 예배당 안에는 3000명의 성도들이 운집했다. 시편 133편 말씀이 생각나는 아침이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하나님께서 더하신 은혜 위에 은혜
이날 주일 아침 성도들의 박수와 환호성은 누구도 시키지 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격이었다. 예배의 회복에 대한 감격이었다. 정부의 불의한 명령에 담대하게 맞서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양심에 거리낌 없이 당당히 선 교회 장로들로 인한 감사의 감격이었다. 주 안에서 하나 된 나의 형제자매들을 다시 만나고 끌어안을 수 있는 기쁨의 감격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 되심을 세상에 선포하는 감격이었으며 그분의 영광이 높여지기를 원하는 소망으로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이 교회의 본분이 아닌가? 맥아더 목사님은 그날 설교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시간은 교회가 당당히 교회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는 모일 것이고, 예배할 것이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을 선포할 것이다.”
이것이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그레이스 성도들이 경험한 가장 큰 은혜와 교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바로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에 사로잡히는 것.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함으로 그분의 영광을 높이고 복음의 말씀을 세상에 선포함으로 그분의 영광을 높이는 것. 하나님께서 그 열정을 많은 성도들의 마음에 불일듯 일으켜 주신 것 같다. 맥아더 목사님이나 장로들 어느 누구도 성도들을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도들은 코로나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예배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로 하나님의 더하신 은혜는 참 의미의 연합이었다. 먼저 교회의 장로들이 그 연합의 본을 보여주었다. 통상 매달 한번 있던 장로 회의는 코로나 시기에는 매주 열렸다. 장로들은 매주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다. 장로들 사이에서도 코로나 관련해서 또 방역 지침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들이 있었지만 주님의 명령에 따라 예배가 다시 열려야 한다는 순종의 마음에는 모두 하나가 되었다. 주 안에서 아름다운 그 연합이 바로 40여 명의 장로들 만장일치로 성명서가 발표된 배경이다.
또한 교회는 다시 열렸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에 안 나오는 성도들을 위한 목양의 노력과 교회에는 나오지만 건강을 염려를 하는 성도들을 위해 야외 텐트, 대형 스크린 설치 및 소독제 마스크 준비 등은 하나님의 양 무리를 품어주고 이해하는 장로들의 성숙한 배려와 사랑의 모습이었다. 물론, 코로나 관련해서 교회 내 성도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이견들이 많았지만 장로들의 본을 따라서 교회가 분열되지 않고 성도들도 함께 격려하고 위로하며 화합함으로 여러 모습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모습은 주님께서 주신 은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인들이 경험한 또 하나의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는 바로 우리 교회를 통해서 미국의 많은 교회들이 담대하게 일어섰다는 것이다. 주 안에서 담대함도 이처럼 전염성이 강했다.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의 부당한 예배의 간섭에 불복하고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함으로 대면 예배를 재개했다. 단순히 미국 내에서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그레이스 교회의 담대한 결정에 지지와 감사를 보냈다. 이처럼 주님께서 그레이스교회에 부어 주신 은혜 위의 은혜가 참으로 큰 작년 2020년이었다.
일년이 지나고… 교회여 일어나라!
예배가 재개되고 일 년이 지났다. 그동안 주 정부는 여러 차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배를 중단할 것을 경고했고 실제로 중단시키거나 방해하기 위한 시도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정부와 긴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그레이스교회는 그 이후,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린다.
하지만 아직도 전 세계의 많은 교회들이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한국도 이제 4단계 거리 두기 지침이 시행되면서 많은 교회들이 다시 문을 닫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한국 교회들도 미국의 그레이스교회를 비롯 전 세계 수많은 신실한 교회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50세 이하 확진자 생존율이 99.9%인 질병으로 온 국민의 공포를 조장하고 도시를 봉쇄하고 교회의 셔터를 아무 때나 내리는 명령에 언제까지나 교회들이 아무런 고민 없이 자동적으로 눈먼 순종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어떤 이유에서 건 교회의 예배를 중단시키는 정부의 명령은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의 범위를 넘어선 명령이기 때문이다. 예배에 관련한 모든 결정은 정부가 아니라 성령께서 세우신 장로들의 권위의 책임이다.
예수께서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막12:17) 말씀하셨다. 예배에 관한 결정은 하나님의 것인데 가이사에게 바치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교회의 상황에 따라 교회를 당분간 열수 없는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교회의 장로들이 오랜 시간 기도함으로 숙고하고 그런 결정을 했다면 그리스도 앞에서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기도와 숙고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 지금까지 자동적으로 수동적으로 그냥 문을 닫으라고 하니까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을 바쳐왔던 교회들이 있다면 주님 앞에 회개하고 다시 한번 회복되는 시간이 있기를 기도해본다.
바이러스문제나 정치적인 견해를 떠나서, 헌법의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는 사실도 다 떠나서 교회 지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일이다. 맥아더 목사님의 말처럼 지금은 교회가 교회다워야 하는 시간이다. 참 교회가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다.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4:14) 말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많은 교회의 리더들을 이때에 부르셨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교회가 필요한 때이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영적인 바이러스인 죄의 전염병이 온 인류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가지고 멸망으로 가는 영혼들에게 빛이 되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힘써 전해야 할 때이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영광이 더 널리 전파되는 기회의 시기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그분의 영광을 따라 그분의 기뻐하시는 모든 뜻이 이루어질 것이다(사46:10).
그러므로 작년 7월 설교가 끝나고 맥아더 목사님이 기도가 우리 모두의 기도일 줄로 믿는다.
“주님, 이 어지러운 시간, 주님의 많은 참 교회들이 일어나 주님께 영광과 높임을 돌리게 하옵소서. 또한 주님의 복음의 빛이 이 세상의 어둠을 비춰 주님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게 하옵소서!” [복음기도신문]
박성준 선교사 |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GCC) 성도. 마스터스신학대학원(TMS) 졸업. TMS 석박사통합과정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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