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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가장 큰 명절인 희생제, 이드 엘 이드하(Eid Al Edha)

ⓒ pexel

무슬림과 함께 사는 이야기(11)

재래시장의 어귀에 양들이 있고, 소들도 몇 마리가 함께 묶여 있다. 동네 모퉁이들에도 양과 염소들이 메어져 있고, 어떤 집들은 대문 앞이나 지붕 옥상에 양이나 염소를 미리 사다가 메어 놓기도 한다. 해마다 명절 ‘엘 이드하’가 오고 있는 것을 이렇게 도심 속까지 들어온 가축들을 보면서 알 수 있다.

몇 년 전 공휴일인 금요일에 국제교회에 예배드리러 가는 길에 재래시장 앞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동네 길목 곳곳에 짐승의 피가 뿌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날이 ‘이드하’ 명절을 시작하는 희생제로 짐승을 잡는 날인 것을 익히 알고있었음에도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했다. 골목을 가로질러 짐승들의 피를 피해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소를 거꾸로 메달아 놓고 목에 칼을 대고 있었고, 엄청난 피가 흘러 골목을 적시고 있었다. 아직 살아있는 듯 소의 움직임과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희생제는 ‘핫즈’ 메카 순례 기간 셋째날에 치러진다. 이는 그들이 믿는 하디스의 전승에 따라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엘을 알라께 바치려 했던 사건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알라는 아들까지 바치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이스마엘 대신 양으로 제물을 바치게 했다고 한다. 이렇게 이스마엘이 살아난 기쁨을 기념하며 양이나 염소나 소를 희생제물로 잡는다. 보통 사람들은 양이나 염소를 잡지만 부자들은 7명 분의 제물이 되는 소를 잡기도 한다. 제물의 3분의 1은 잡는 사람의 것이고, 3분의 1은 친구나 친척들에게 선물하고, 3분의 1은 ‘자카트’(자선)의 의무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런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드물게 있고, 대부분 친척들이 돈을 모아서 같이 잡아 나누어 먹는다. 이렇게 모두가 희생제물의 고기로 잘 먹으면서 며칠 동안 큰 명절의 축제 기간을 보낸다.

무슬림 국가인 X국에서 그렇게 희생제(엘 이드하)가 지나는 것을 보면서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주님을 부르며 기도하게 된다. 동네 길목들에 짐승의 피가 고여 있고, 여기저기 피가 발라져 있어서 피비린내를 풍긴다.

무슬림들은 희생제물의 피를 바르면 악한 영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믿는다.(이는 샤머니즘의 액땜 같은 것이다) 그래서 희생제가 있는 후에는, 자동차 위에 짐승의 피를 손바닥으로 찍어서 바르기도 하고, 대문이나 벽에도 피를 찍어서 발라서 어디를 가나 붉은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잘 알듯이, 구약성경에 이슬람이 말하는 희생제와 흡사한 이야기가 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모리아의 한 산으로 갔다. 이삭을 번제로 드리기 위해 잡으려고 할 때에 하나님께서 그의 죽음을 막으시고, 아브라함에게 한 양을 보게 하셔서 그 양으로 번제를 드리게 하셨다.

또한 이집트의 노예로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구원해 내실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어린양을 잡아서 그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랐다. 양의 피가 문설주에 발라있는 집은 그 피를 보시고 그 문을 넘으시고(유월.逾越), 멸하는 자에게 그 집을 치지 못하게 하셨다.(출 12:23) 이집트의 모든 처음 난 것은 왕으로부터 짐승에 이르기까지 다 치셨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린양의 피로 구원을 받은 것이었다. 이것이 이스라엘에게 대대로 지키게 하신 유월절이었다. 노예 된 이스라엘을 죽음에서 구원하고 자유케 하신 사실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삭과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한 그 어린양은 구원자의 예표로 신약에서 그리스도 예수로 나타난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요 1:29)으로 세례 요한은 증언하였고, 사도 바울은 유월절의 어린양으로 오신 예수께서 대속의 십자가 죽음으로 한 번에 영원한 제사를 드림으로써 더 이상 대속의 양이 필요 없게 되었다고 하였다.(히 9,10)

X국에서 만난 모슬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은 모두가 동일한 말을 한다. 그 중에 하나가 성경은 변질되었다는 주장이다. 한 번은 카페에서 대화 중이던 친구가 똑 같은 말을 하였다. 그 친구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질문을 하였다.

“성경은 2000년 전에 기록된 책이고, 코란은 성경보다 600백년 후에 기록된 책인데 어떤 책이 변질된 것이겠어? 먼저 기록된 책이겠어? 나중에 기록된 책이겠어?” 했더니, “어, 그러네…” 하면서 성경이 변질된 것이 아닌 것을 너무나 쉽게 주님 은혜로 그 친구가 깨닫게 해주셨다.

코란과 성경은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여러 선지자들, 노아, 아브라함, 모세, 그리고 예수님 이야기까지… 만약 비슷한 얘기가 두 책에 함께 등장한다면, 나중에 나온 책의 내용이 먼저 나온 책의 내용을 모방한 것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래서 먼저 기록된 성경이 변질된 것이 아니라, 무슬림들이 나중에 기록된 코란이 성경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것이다.

기도 |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죄의 대가는 사망이어서 죄인 된 내가 죽어야 하는 그 자리에, 어린양 제물로 오신 외아들 예수님을 죽게 하시고, 나를 살리신 그 은혜를 어찌 말로 할 수 있겠는지요. 저를 구원하신 이 은혜의 빛을 무슬림들에게도 비춰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하나님을 알만한 것을 사람들에게 두셨다고 하신 말씀대로 그들에게 진짜 하나님을 알 수 있게 영안을 열어주시기 원합니다.

이번 ‘이드하’ 명절에 양을 잡고, 염소를 잡고, 소를 잡으면서 왜 그 희생제물이 죽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질문해서, 우리 인간은 죄된 존재로 스스로 구원 할 수가 없어서 구원자, 대속자가 필요한 것을 아는 지혜를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짐승의 피를 바르며 그것이 악한 것으로부터 보호해 주리라 믿는 그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어떤 악한 것도 틈타지 못하는 예수님의 보혈로 그들을 덮으시고 구원해주시기를 원합니다. 18억의 무슬림의 죄의 댓가도 이미 치르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복음기도신문]

김믿음(북아프리카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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