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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십대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 상담자의 관점

ⓒ 김현의

내가 상담한 많은 학생들은 부모와의 건전한 관계를 원한다

지난 17년 간 나는 십대를 위한 음악 교사와 상담자로 사역했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모든 십대가 겪는 일반적인 문제(불안, 사회적 압력, 부모와의 갈등, 정체성 및 소속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좀 더 심각한 문제(학대, 자해, 정신 질환, 왕따)까지 겪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십대를 가장 크게 도울 수 있다거나 또는 방해할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주제는 그들이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과 지원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음 여섯 가지 원칙은 내가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들이다.

1.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절친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를 관계적 존재로 창조하셨다. 즉, 기질에 관계없이 모든 자녀는 부모가 자신들을 알아주기 원한다. 내가 상담한 많은 학생들은 부모와의 건전한 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십대는 그게 쉽지 않다.

고등학교 시기는 어린 시절에서 성인으로 옮겨가는 시간이다. 동시에 호르몬이 폭발하고, 뇌의 전두엽 피질(시간 관리, 올바른 판단, 조직, 충동 제어, 목표 설정 및 장기적 결과 이해를 담당함)이 여전히 발달하는 시간이다. 또 이 시기의 부모와 청소년들은 모두 다 새로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역할 정립을 탐색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에는 무엇보다 자녀 양육에 기본이 되는 상담 원칙을 추가해야 한다. 많은 질문을 하면서도 신체 언어와 기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폭발하는 호르몬을 기억하라). 때때로 그냥 곁에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그러다가 기회가 되면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당신 집의 십대가 언제 가장 말을 많이 하는가? 그 패턴을 확인하고 그 시간대에 대화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자. 예를 들어, 아이가 주로 밤에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 함께 초콜릿 칩 쿠키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십대 시절은 자녀가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어느 때보다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기임을 명심하라. 그들이 원할 때 부모가 대화를 들어줄 위치에 있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들이 마음을 열 때 조용히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부모에게서 원하는 건 절친의 모습이 아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은 부모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건, 그들이 열 살 때의 부모가 아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그들의 삶에서 은혜를 찾아내고 그로 인해 기뻐하며 자녀를 격려하고 응원하는지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어린애 대하듯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니다. 도리어 자녀가 실패하도록 언제까지 그냥 내버려 둬야 할 지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또 그들의 문제에 부딪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언제까지 그냥 놔둬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들이 천천히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하도록 인내를 갖고 기도하며 준비시켜야 하는 것이다.

2. 자녀로 인해 당신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도록 하라

우리는 모두 다 의무와 기쁨이 얼마나 대조적인지 알고 있다. 십대들은 보통 부모가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거기에 그치지 말고 당신이 자녀로 인해 얼마나 기뻐하는지를 그들이 알도록 하라. 식료품 가게에 가거나 저녁 식사를 할 때 그들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표현하도록 하라.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녀와 함께 취미나 관심사를 나누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서로 좋아하는 활동을 함께 하는 것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 유대감을 깊게 만드는 것은 없다.

3. 기술 변화에 주목하라

고등학교 시절 좋은 추억을 가진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녀들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 그러나 당신이 기억하는 학창 시절 기억과 지금 아이들의 기억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라.

당신의 학창 시절엔 스마트 폰, 이메일,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모든 상황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과거에 대화하고 싶을 때 필요한 건 전화였다. 부모는 다른 방에서 전화를 들고 내가 하는 말을 다 들을 수도 있었다. 이렇듯 직접 만나거나 손편지를 쓰는 거 외에 서로 소통하는 방법은 전화가 유일했다.

그러나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아이들은 부모가 자는 시간에 얼마든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터넷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보라. 부모가 그런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녀들과 제대로 이야기하는 건 불가능하다. 자녀들이 섹스팅과 사이버 대화를 어떻게 부모와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자녀가 사용하는 기술을 이해해야만 그들에게 닥친 거대한 유혹이 어떤 것인지도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학으로 떠나고 난 이후에도 계속 자녀가 자신의 시간과 관심을 바른 곳에 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녀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지정하든지, 특정 기술(예를 들어 Covenant Eyes: 컴퓨터, 스마트폰의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편집자 주)을 사용해서 자녀들이 어떤 프로를 보는지 감시를 하든지, 그리고 자녀들 스스로 이겨낼 수 없는 놀라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모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만 한다. 자녀들의 전두엽 피질이 지금도 계속 발달하고 있는 상태임을 기억하며 말이다.

현대 기술은 십대의 삶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아예 제거하거나 금지하는 건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다. 대신, 그 기술을 배워라. 그래서 자녀가 현대 기술을 악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을 위한 토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 성공과 더불어서 실패도 예상하라

십대는 자신들의 가장 열렬한 팬이 부모이길 원한다. 그리고 부모인 당신은 그들이 진짜로 엄청난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알아야 하는 것은 그들이 진짜 어떤 존재인가 하는 점이다. 당신의 자녀도 당신과 똑같이 타락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죄인이다. 당신이 바라는대로 그들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또한 얼마든지 나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죄인이 될 수 있다.

자녀들이 실패하게 놔두라. 그리고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라. 무슨 일만 생기면 득달같이 달려가 해결해주는, 그런 캥거루와 같은 부모(helicopter-parenting mentality)가 되지 않도록 유의하라. 대부분의 성공은 언제나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운 뒤 얻는 결과물이다.

자녀가 지은 죄에 관해서 변명할 필요도, 또 그런 죄 때문에 충격을 받을 필요도 없다.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진 십대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그것을 보고 안절부절하면서 힘들어하는 부모의 모습이다. 십대 자녀를 지금 당신이 싸우고 있는 그 죄와의 전투 현장으로 초대해보라. 그리고 그들에게 그 죄와 싸워나가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게 하라. 그래서 자녀들이 죄를 짓지 않기를 그토록 바라는 이유가 다름 아닌, 그 죄가 궁극적으로 아이들을 멸망시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임을 깨닫게 하라. 자녀들에게 그들이 겪고 있는 갈등이 얼마나 힘든 지 부모들도 알고 있음을 인식시키라. 그리고 부모인 당신도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라.

5. 자녀에게 신경쓰라, 그러나 다른 일도 잊으면 안 된다

십대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곁에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기 때문에 중요한 만남까지 취소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서 그들은 사랑과 안전감을 느끼게 된다.

십대는 자랄수록 점점 독립적이 되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부모에게 있어서 세상 전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또한 부모의 삶에서 자신들 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런 자각은 그들에게 말할 수 없는 부담과 비행(vice)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당신은 그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당신 속에 주신 열정을 탐구하고, 스스로의 안녕을 돌보고, 당신이 섬길 주님을 찾아야 한다. 자녀도 자녀지만 당신 자신을 위한 삶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6. 하나님의 계획은 당신의 꿈보다 더 빛난다는 사실을 믿으라

당신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자녀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좋은 부모가 항상 좋은 자녀를 가지는 건 아니다. 부모의 온갖 사랑에도 불구하고 자녀는 얼마든지 부모를 밀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당신보다 자녀를 더 사랑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자녀를 위한 사랑과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한다.

내가 전에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께서 자주 하신 말씀이 있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 당신의 자녀가 죄에 사로잡힌 상태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이야기가 끝난 건 아니다. 바로 오늘 그들을 더 사랑하고 돌보아야 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당신이 차마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를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를 통해 쓰실 수 있도록, 하나님을 더 신뢰하라. [복음기도신문]

자녀가 지은 죄에 관해서 변명할 필요도, 또 그런 죄 때문에 충격을 받을 필요도 없다

레이아 조셉 Leia Joseph | 워싱턴DC의 Cheverly Baptist Church 수석목사의 사모. 네 자녀를 기르는 엄마. 웨스트민스터 신학교(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상담학 공부. 십대 위기 상담자로 사역.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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