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지고 정말 그를 용서할 수 있었다.”

천사들의 밀실을 지키는 수호자 코리 텐 붐
코리 텐 붐 | 자넷 & 제프 벤지 지음 | 239쪽 | 예수전도단

누군가 얼핏 이야기 한 것을 듣고 집어든 책 ‘코리 텐 붐’. 그런데 인터넷으로 줄거리를 검색해 보고는 마음에 은근한 실망감이 올라왔다. 주님의 부르심 앞에 극적으로 삶을 드리며 오지의 현장에서 현지인들과 삶을 부대끼는 그런 선교사의 이야기를 내심 기대했었는데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나의 잘못된 기대가 무색해졌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그녀와 그녀의 가정이 하나님을 사랑했기에 선택했던 희생은 오늘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내게도 동일한 삶임을 말씀하시고 잔잔하면서도 헤어나올 수 없는 은혜에 젖어 들었다.

텐 붐 가족은 네덜란드의 한 독실한 기독교 가정으로 평범하고 행복했다. 그러나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네덜란드를 침략하면서 이들의 행복은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나치당에 의해 무고하게 잡혀가고 죽임 당하던 유대인들을 보며 코리와 그의 가족은 집에 밀실을 만들고, 유대인들과 징병 대상인 네덜란드 청년들을 숨겨주었다.

텐 붐 가족들에게 더 이상 평안하고 안락한 삶은 없었다. 매일이 생명을 담보한 모험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밀고자의 신고로 코리와 그의 가족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이후 끔찍한 수감생활이 시작된다.

아버지 카스퍼씨는 수감 중 숨을 거두었고 쉰 한 살의 코리와 언니 베시는 수용소를 옮겨가며 그들이 선택한 일에 대한 혹독한 값을 치러야 했다. 얼굴이 퉁퉁 붓도록 구타를 당했고, 오물냄새 나는 감방에서 잠을 자야했다. 하루 죽 한 그릇을 먹고 열두 시간이나 노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은 그들의 집에 숨어있던 6명의 ‘손님’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힘을 얻으며 하나님이 자신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악명 높은 나치 수용소에 갔을 때도 텐 붐 자매들은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깊은 수렁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10개 월 후 코리는 석방되었고, 전쟁이 끝난 뒤 자신이 만났던 하나님을 이곳저곳에서 전했다. 뮌헨의 한 교회에서도 코리는 “서로 용서하라.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형제 자매”라고 설교했다. 예배를 마치고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 악수하며 인사했다.

거의 마지막 무렵 금발의 키가 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순간 코리는 라벤스부르크 수용소 샤워실을 떠올렸다. 바로 그였다. 손에 총을 들고 여자 죄수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재촉하던 독일군 간수였다. 그가 코리의 손을 잡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코리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오 하나님. 제가 말한 대로 행하게 도와주세요.” 갑자기 무슨 힘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손을 잡았다.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지고 정말로 그를 용서할 수 있었다. 코리는 이렇게 60개국이 넘는 나라를 다니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이후 그녀의 이야기는 책과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도전을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1983년 아흔한 살의 생일날 숨을 거두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질문이 들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와 가족들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생명을 걸고 이름 모르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을까? 코리와 그의 가족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이 주는 안락과 안정이 그들의 기쁨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이 부당하게 당하는 일 앞에서 분개했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된 자들과 함께 이 고통의 시간을 지내는 것이 그들의 기쁨이었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깊은 수렁은 없다는 믿음은 혹독한 수감생활 중에서도 코리와 그의 언니 베시가 끊임없이 십자가를 전하고 찬송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리스도 인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핍박과 죽임 가운데 있는 성도들과 교회의 이야기가 때로는 내 당장의 필요보다 절박하지 않게 느껴질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 사실은 분명하다.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깊은 수렁은 없다!’ 주님을 구하고 따르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며 지독히도 깨어지길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내 마음의 깊은 수렁에도,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당면한 세상의 온갖 유혹과 시련, 죽음의 위협이라는 현실의 깊은 수렁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곳은 없다.

코리와 그의 가족을 인도하셨던 주님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상 앞에 선 나와 열방의 모든 교회를 세상 끝날까지 주님을 따르는 삶으로 인도하시고 이를 통해 열방에 주님의 뜻을 속히 이루실 것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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