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원형학교 교장 조완순 선교사
– 헤브론원형학교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헤브론원형학교의 모태가 된 순회선교단이 2000년대 후반부터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이 학교 설립이 구체화됐지요. 다음세대를 위한 학교를 준비하면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이 있어요. 흑암의 땅이었던 우리나라에 복음 들고 들어온 수많은 선교사 중 상당수가 청소년기에 이미 선교사로 헌신하고 준비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어리지만 이미 자신이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세대를,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양육하는 학교로 방향을 정하고 지금 순종하고 있습니다.”
– 그런 교육방침이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지난 1학기 집중영성훈련과정을 통해서 다음세대에게도 ‘복음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어요. 일반 교과 과정을 다루는 2학기는 ‘공부’라는 영역을 믿음으로 돌파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전심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을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감사하게도 지금 아이들은 공부할 때에 오는 행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해요. 사실 공부와 담을 쌓았던 아이들이 적지 않아요. 그래서 복음에 근거한 철저한 자기부인이 필요하죠.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아이들이 ‘믿음으로 공부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가고 있어요.”
행복한 공부! 행복한 시간!
– 그런 교육방침이 현실에서 어떻 게 접목될지 궁금하네요.
“창조주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교육이 가능한가? 저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우리가 고백하고 외쳤던 진리가 교실 현장에서도 과연 실제인가를 되묻는 메아리에 매순간 답해야 합니다. 사실 행복하게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한 명제가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는 수학문제를 붙잡고 씨름 해야 합니다. 또 나보다 잘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칭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보다 늦게 깨닫는 아이를 기다려주고 자신의 지식을 나눠줄 수 있는가를 실험하는 것입니다. ‘선한 자아’와 함께 죽음에 넘긴 ‘선한 경쟁심’을 의지하지 않고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가? 오늘도 우리는 그 실험실에 있습니다.
– 헤브론원형학교의 궁극적인 교육목표를 한 마디로 요약을 한다면?
“구약성경에는 헤브론으로 올라갔던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가 나와요. 아내 사라의 매장지로 헤브론에 땅을 산 아브라함, 아낙 자손들의 땅 헤브론을 믿음으로 취한 갈렙, 그리고 헤브론에서 통일 이스라엘을 시작했던 다윗. 이들은 모두 끝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가 부흥하고 선교가 완성되는 진정한 끝을 알고 그 끝을 향해 전심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을 양육하는 것 그것이 헤브론원형학교의 교육목표 입니다.
– 경험해보지 않은 길을 가다보면 어려움이 많았을텐데요.
“하나님은 마치 출애굽기 23장의 가나안 전쟁에 나선 이스라엘에게 왕벌을 보내 전쟁을 승리로 이끄시듯이 저희들도 동일한 방법으로 순종하게 하십니다. 이 학교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물으시면 드릴 대 답이 없습니다. 다만 한걸음씩 순종하고 있을 뿐입니다. 현재까지 정말 기적을 체험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 학교의 모든 것이 주님의 기적이 라는 말씀이시군요.
“주님의 응답을 기다려야하는 절박함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에게 대안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은혜인지 몰라요. 교사를 모집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학교 시설을 갖춰가는 등 모든 면에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주님의 기적적인 인도 하심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하심을 받은 이후에는 담대함이 있어요. 어떤 분은 “왜 아이들에게 활용도가 떨어지는 히브리어, 헬라어를 가르치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런데 저희는 이것을 가르칠 수 밖에 없어요. 주님이 허락해 주신 것이 이것밖에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성경 언어가 세상에서는 쓸모없게 여겨질지는 몰라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데 이것보다 더 탁월한 언어가 있을까요?”
한걸음씩 순종하고 있을 뿐
– 헤브론원형학교 교장으로 학교를 섬기는 소감을 나눠주세요.
“사실 저는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런 저를 이 자리 에 두셨죠. 그래서 때로는 ‘교장의 역할과 직임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교장이라면 이정도 문제엔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공격을 받을 때는 마음이 어렵기도 해요. 그렇지만, ‘자격이 없기에 주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제가 주님이 쓰시기에 가장 좋은 교장이 아니겠는가?’라 는 결론으로 그런 어려움을 이기곤 해요.”
– 헤브론원형학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이 학교에 대한 부르심을 확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학교에서 생활을 하면서 위기를 겪은 몇 몇 아이들이 있었어요. 어떤 아이는 ‘힘들다’면서 부모에게 ‘학교에 가 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위기의 순간에 아이들을 다시 세우는 것은 부르심이었어요. 부모의 꿈도 아니고, 아이의 꿈도 아니에요. 우리 편에서 시작된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셨는가?’하는 하나님의 부르심. 이것을 확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싶어요.”
– 끝으로 기도제목이 있다면
“저는 나이 마흔에 비로소 십자가에서 죽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에야 비로소 선교사로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그리스도인이 선교적 존재라는 생각을 한 번 도 해본적이 없어요. 복음이 교육 영역에서 실제가 되면 그것은 선 교적 사명을 구현하는 커리큘럼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헤브론원형학교가 이와 같은 교육의 가치에 동의하는 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는 얼마든지 열려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학하고 싶지만 학교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갈 수 없는 그런 소위 ‘명문학교’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이와 같은 학교가 열방에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헤브론원형학교는 기독교 대안학교 중에 다소 유별난 한 개별 학교로 자리매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땅에 마침내 일어나게 될 교육혁명의 ‘씨앗’을 배양하는 학교의 ‘원형’이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