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팬데믹한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지금 세상에서 급속하게 게토화(고립화)되고 있습니다. 교회는 본질인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에 집중해야 교회가 살아납니다. 그리고 교회가 살아야 이 나라가 살 수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교회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는 이때 교회의 본질과 제자양육을 초점으로 교회 혁신을 시도해온 이강우 목사(좋은나무교회)의 말이다. 이 목사는 ‘교회됨(처치십)’과 ‘제자됨(디사이플십)’을 교회의 두 기둥으로 세워, 달려온 지나온 시간을 최근 한 권의 책 ‘코로나 시대 되는 목회’(국민일보 간)를 발간했다.
– 먼저 좋은나무교회를 소개해주세요.
“40여 년 전 두 교회가 합병해 성도 80여 명으로 시작된 교회입니다. 그러나 합병 이후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 20년 전, 8명이 남아 노회에 교회를 반납한 상태에서 신학교 은사인 유영기 목사님(전 합동신학대학 박사원장)의 추천으로 제가 부임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주님의 은혜로 아이들까지 합쳐 370여 명의 성도가 함께 주님의 몸으로 살기 위해 씨름하고 있습니다.”
– 책의 부제가 코로나 시대, 처치 이노베이션의 교회 본질찾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 책을 쓰시게 되셨는지요?
“이 책은 한 일간신문에 연재된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저희 교회에서 일하신 주님의 자취가 담겨져 있습니다. 40일간 집중하는 말씀훈련, 로마서 전체를 한글과 영문으로 암송한 아이들, 일본 선교의 역사 등 교회됨과 제자됨을 목표로 순종한 저희 교회의 역사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 내용을 통해 주님이 하신 일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 교회됨과 제자됨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교회됨은 사전적 용어가 아닙니다. 교회는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살아가는 곳입니다. 성도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예수님을 알고, 믿고, 사랑함으로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갑니다. 그리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심을 ‘사실’로 믿는 믿음으로 우리는 교회의 몸이 되죠. 그것이 교회됨입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예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성도를 세운다는 것입니다. 제자됨은 세워진 사람이 홀로 독립을 해서 시련이 와도 감당하고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교회는 이런 사람을 전도자나 선교사로 파송할 수 있습니다.”
– 교회됨을 목회 가운데서 어떻게 세워나갔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성도가 200명 이상이면 대형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회도 대형교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교회의 능력은 교회의 인원수에 있지 않고 오직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께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월세를 못 내며 고통하는 이웃교회를 섬겼습니다. 자랑 같아 조심스럽지만 우리 교회는 코로나19로 고통에 빠진 이웃교회를 섬기기 위해 1억 원의 헌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50개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렇게 성령 하나님의 인도에 따라 하루하루를 지내왔습니다. 그런 교회됨의 한 걸음은 또 다시 열방을 향한 한 걸음으로 내딛게 됐습니다. 그런 열매 가운데, 우리 교회가 제작한 네팔 선교사를 위한 책자나 일본을 위한 기도매뉴얼이 있습니다. 네팔 선교사를 위한 책은 네팔에서 사역하는 중국 사역자를 위한 책입니다. 집필과 제작에 1년이 걸렸습니다. 20~30명만이 사용할 책자를 만드는데 그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였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일 수도 있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했을 뿐입니다. 이 책의 한글본도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한글 책도 등장할 것 같습니다.”
– 기도매뉴얼은 어떤 책인가요?
“2011년 여름에 기도하던 중 ‘일본 선교’에 대한 부담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1년 반에 걸쳐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조사하고 리포트를 작성했습니다. 그 내용이 기도매뉴얼의 얼개가 됐습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주님께서 일본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게 되고, 한국 민족이 가진 일본에 대한 피해 의식을 예수님이 부어주신 일본과 일본인을 향한 사랑으로 바꾸어주시는 경험도 하게 됐습니다. 그 내용을 기도문으로 정리해 최종적으로 이 책은 일본 현지교회와 선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글과 일본어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 배포하고 있습니다.”
– 기도매뉴얼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일본의 부흥을 소망하며 구체적으로 읽으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조사해 보니, 이들은 참 하나님 나라 백성에 가까운 민족성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근면함과 수직적인 사고, 개인과 공동체의 하나됨, 와(和) 사상으로 나타나는 코이노니아의 길, 세계 최고의 법을 준수하는 국민성과 도덕 질서의 능력은 복음을 받아들이기 좋은 기질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규칙의 중심이 ‘사람’입니다. 그런 성향 덕분에 일본이 근대에 극적인 성장을 경험했지만, 일본은 주변국들을 고통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회개의 기도와 함께 일본인의 탁월한 능력이 성령 하나님께 드려지면 그 능력으로 일본을 살리고 열국을 살리는 선교대국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 책은 약속의 말씀, 영적 전쟁, 교회됨의 기도 등 3부로 구성해, 읽으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 교회됨과 제자됨을 위해 교회가 그동안 어떤 사역을 해오셨는지요?
“현재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는 심각한 고령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세대를 세우는 세대 잇기를 위해 다양한 순종의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먼저 다음세대를 준비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며 전국 미자립 교회 등에 어린이 전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120여 교회에 트램펄린(일명 방방이)을 무료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이 주말 캠프를 할 것에 대한 말씀을 주셔서 6년 전부터 순종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머물며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 어떤 훈련이 이뤄지고 있나요?
“성경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에덴동산에서 범죄로 영이 죽은 우리를 살리시고 성전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 성전됨은 순환과 번성의 특징을 갖습니다. 그리고 성전된 우리는 속죄, 축복, 동행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방법, 순환이 우리에게 생명력을 준다는 원칙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다양한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수식적으로 분석해 그것을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해 교회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신문 사설을 읽고 분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주말 캠프에서 그런 훈련과정이 이뤄지나요?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저녁까지 함께 생활하며 공동체 훈련과 함께 주말 캠프가 진행됐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회에서 모이는 숙박 모임 대신, 가정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훈련 과정은 관계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서로 회개하며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학습활동을 실행합니다. 특히 우리교회는 주일학교에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도록 독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가 이들을 제자로 키워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이들과 함께 산악 등반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 책은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를 벗어나려면 처치 이노베이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기는 뼈아픈 갱신을 의미합니다. 회사의 혁신, 이노베이션은 기술을 높이고 생산공정을 단축해 경비를 절감하는 것입니다. 위기를 맞은 교회가 뼈아픈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처치 이노베이션은 말씀으로 돌아가야 이뤄집니다.”
– 코로나19로 한국교회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또 기회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대면예배는 대면예배의 완벽한 대체제가 될 수 없습니다. 일시적 예배일 뿐입니다. 코로나19는 그래서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준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가정은 교회와 함께 코로나19 시대 혁신을 이끄는 예배 공동체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가정예배를 목숨처럼 여겨야 합니다. 강력한 가정예배의 불길이 일어날 때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드러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코로나19의 상황에서 비대면예배를 잠시 드린다 해도 절대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 이 책을 통해 그런 말씀을 하시고 싶었군요.
“네. 한국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흩어진 소그룹 예배는 전쟁이나 종교적·사상적 핍박의 결과였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 앞에서 가정예배나 소그룹 예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세상이 악하다고 잘못됐다고 탄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성령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을 때 세상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음을 다음세대에 가르쳐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가 교회됨과 제자됨을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복음기도신문]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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