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다양한 복음의 영양분을 공급하고 싶어요”

복음 담은 콘텐츠로 진리를 전하는 박태양 목사(TGC코리아 대표)

246호 / 나눔&나눔

박태양 목사는 TGC코리아의 대표를 맡아 섬기고 있다. TGC(The Gospel Coalition)는 개혁주의적인 신학과 복음중심적인 신앙을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창립된 기독교 연합 기구다. TGC 웹사이트에 올려진 30만 개가 넘는 강의, 설교, 대담, 에세이, 평론 등을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교회를 섬길 뿐 아니라, CTC(City To City) 교회개척 사역을 통해 복음 전파 사명에 순종의 걸음을 걷고 있는 박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신앙의 불모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다 10살 때 주님이 만나주셨어요. 병 때문이었죠. 그때 먹으면 모든 것을 토했어요. 병원에서도 이유를 찾지 못했어요. 어머니가 결혼 전에 교회를 다니셨던 터라, 뒤늦게 교회를 찾아갔어요. 전도사님이 매일 우리 집에 찾아와서 기도를 해주셨어요. 그런 과정에서 제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우리 가족 모두가 예수님을 믿게 됐어요. 건강도 회복됐고요. 감사하게도 제가 30년 후에 그 교회 담임목사로 가게 됐습니다.”

– 그 30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겠죠?

“제가 10살 때 병 고침을 받았지만, 15살 때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어요. 대학다닐 때 주변에서 제가 목회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저는 싫었어요. 세상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저 돈 잘 버는 장로로 살겠다고 대답했어요. 그러면서도 하나님께 기도를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어서 100일 동안 기도를 했어요. 결국 100일 후에 비전이 목회로 바뀌었어요. 그때가 대학 2학년 때였어요. 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아버지가 목회를 하더라도 몇 년 후에 하라고 권하셨어요. 제가 너무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라서 세상을 모른다면서요. 그때는 제가 가끔 예배시간에 조는 성도들을 비판을 했는데, 저에게 교만하다면서, 목회자가 되면 정죄하는 목사가 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것을 깨달을 때까지 목회하면 안 된다고 하셨죠. 그래서 직장에 들어가게 됐어요.”

– 어떤 직장이었나요?

“광고회사였는데,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제가 예배시간에 졸았어요. 내가 비판하던 꼴을 제가 고스란히 했어요. 게다가 회사에서조차 부정직한 일들 앞에서조차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한 제 모습을 보면서 코가 납작해졌어요. 내가 자격도 없는데 뭘 몰랐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같은 사람은 목회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에 아내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매일 가정예배를 드렸는데, 그때 아내가 제가 언젠가는 목회를 할 거 같다고 말하는 거예요. 제가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당신이 자격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제 맞는 것 같다.’고 말했죠. 양가 부모님들도 할 거면 빨리하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하나님의 사인으로 알고 회사를 그만두고 신학교를 준비했어요.”

“자격 없다고 생각하니 이제 목회해도 되겠어요”

– 아버지의 말씀대로 목회자로 준비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이후의 시간은 어떠셨어요?

“신학교에 합격하고 나서 한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세계선교 담당 전도사를 해보지 않겠냐고요. 제가 광고회사에 다닐 때 해외PR 담당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를 돌아다녔어요. 그때 부유한 나라도 영적으로 피폐하고, 가난한 나라는 너무 불쌍하고, 그래서 우리 교회가 선교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다녔거든요. 이 이야기를 들은 선배가 교회 목사님에게 제 이야기를 한 것이었어요. 목사님이 선교사로 해외에 나갈 계획이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때는 선교지에서 선교할 생각은 없다고 했더니 ‘그럼 됐다.’고 말씀하시면서 선교 담당 전도사로 섬겨달라고 하셨어요. 선교지에 나가지 않고 교회에서 계속 섬겨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요.”

▲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박태양 목사. 제공: 박태양 목사

–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빈틈이 없어 보이네요.

“그렇게 교회를 섬기면서 방학 때마다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등 현지에 가서 몇 개월씩 지내면서 선교훈련을 받았어요. 학교를 졸업할 때쯤 되니 마음이 바뀌었어요. 선교사로 나가고 싶더군요. 그런 마음을 나눴더니 교회에서 선교사 파송을 해주셨어요. 신대원을 졸업하고 방글라데시로 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돌아오게 됐어요. 교회의 선교정책이 바뀌면서 모든 선교사들의 파송을 취소하면서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됐던 것이죠. 이후에 여러 교회를 섬기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선교사로 나가던지, 아니면 목회를 하던지 명확하게 말씀해달라고요. 그때 마침 제가 병 고침을 받았던 교회 담임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거의 30년 만이었어요. 전화를 거신 분이 그때 저를 위해서 기도해준 전도사님이었어요. 제 이름이 워낙 특이해서 긴가민가하고 전화를 하셨더군요. 자기 후임 목사를 구하고 있다고요.”

– 제안을 받고 어떠셨어요?

“처음엔 자격이 없어서 가지 않겠다고 했어요. 목사님이 평생 일군 교회를 망칠 수 없다고 했죠. 그래도 목사님은 하나님의 뜻이 뭔지 모르니까 와서 메시지 한 번 전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닌 것 같아서 정중히 거절했어요. 그러나 거절하는 것 자체가 교만일 수 있다는 어머니의 권면으로 인사드리러 갔어요. 그리고 메시지를 전했어요. 30분 설교시간 중에 15분은 울다가 내려온 것 같아요. 그런데 주님은 저를 그 교회로 불러주셨어요. 신대원 졸업식을 마치고 7월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어요. 그렇게 11년을 행복하게 섬겼어요.”

– 놀라운 일이네요. 그 이후의 시간이 어떻게 됐나요?

“제가 목회 10년차에 하나님의 음성을 정확히 들었는데 싫다고 거부한 일이 있었어요. 그게 교회를 사임하라는 것이었어요. 그 일에는 사연이 있어요. 제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 한 목회자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며 10년만 하고 목회를 내려놨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고 저도 담임을 하면 10년만 하고 내려놓겠다고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담임으로 목회한지 10년 됐을 때 갑자기 그 기도내용이 생각났어요. ‘하나님, 신학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기도였는데 한번 맡았으면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기도하며 애써 외면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말했던 것은 그때 상황이 편했기 때문이었어요. 당시는 방송에도 출연하고, 큐티책 집필도 하면서 활동도 왕성하고, 당회는 항상 웃음꽃이 피었어요. 굳이 내려놓을 이유가 없었어요. 그때 아는 선배 목사님들도 하나님이 그런 분 아니라면서 계속 목회하라고 했죠. 그렇게 하나님의 음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가 미국 애틀랜타에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 어떤 사건이죠?

“그곳 일정을 마칠 때 즈음 머리가 너무 아파서 쓰러졌어요.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한국에 가야 했기 때문에 간신히 일어나 공항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공항 화장실에서 또 쓰러졌어요. 간신히 부축을 받고 어렵게 한국에 도착해 병원에 갔는데 뇌종양이라고 했어요. 그때 제 마음이 무너지더군요. 병원에는 내가 정리할 게 있으니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서는 돌아와서 기도를 했어요. 본의 아니게 금식기도가 됐어요. 밥맛이 없었죠.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정확히 들었는데도 사람의 말을 듣고 마음을 돌이킨 거 잘못했습니다. 사임하겠습니다. 그러니 살려주세요.’ 회개를 했어요.”

– 많이 힘들었겠군요. 뇌종양은 회복이 됐나요?

“일주일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갔어요. 검사자료를 판독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면서 결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자기들도 책에서밖에 못 봤던 특이한 케이스라면서 아프면 진통제 먹으면 된다고 했어요. 그때 기쁘면서 동시에 힘들었어요. 이번엔 진짜 교회를 그만 둬야 되니까요. 이후 안식년을 6~7개월 받아서 여행도 가고 기도원에서 기도도 했어요. 3개월 기도하니까 마음에서 내려놓아지더군요. 그렇게 교회에 인사를 드리고 사임하게 됐어요. 그때가 7월 첫 주였는데, 제가 그 교회에 처음 갔던 게 11년 전 7월 첫째주였죠. 딱 10년 동안 그 교회를 섬기게 하셨어요.”

– 이야기를 들을수록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너무 완벽하게 느껴지네요. 사임한 이후엔 어떻게 됐나요?

“사표를 쓰고 나서 한 목사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이제 할 일 없지?’ 다음 주에 모임 있는데 나오라고요. 그게 TGC 준비 첫모임이었어요. TGC는 The Gospel Coalition의 약자로 한국이름으로는 ‘복음연합’이에요. 졸지에 제가 준비위원이 되면서 그해 연말에는 대표가 됐어요.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당시 모임 참석자 중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은 사람이 저밖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심부름꾼으로 뽑혀서 준비위원을 하던 중에 CTC사역이 한국에서 시작됐는데, 거기 사무총장도 맡아서 하게 됐어요.”

서원대로 10년간의 담임목사직 사임하다

– CTC가 어떤 것이죠?

“CTC는 팀 켈러 목사가 2001년에 시작했어요. 도시 목회, 그중에서도 개척하는 사역이에요. 교회개척은 기존교회에서 분가해 나오는 ‘분립 개척’과 문자 그대로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맨땅 개척’으로 나눠지는데 전 세계에서 400개 가까운 개척교회가 CTC 이름으로 만들어졌어요. 한국에서 시작된 지는 2년이 됐어요. CTC 교회의 95%는 5년 후에 자립하고 있어요. 개척하는 사람이 제대로 돼 있어야 이것이 가능해요. 그래서 개척할 사람들을 교육하는 기관이 있어요. 4학기를 이수해야 개척할 자격이 생겨요. 훈련 끝에 최종 확인하는 과정이 6개월이 걸리는 만큼 까다롭죠. 결국 사람이 준비 돼 있어야 하니까요.”

– 그렇군요. 그럼 TGC는 어떤 단체인가요?

“TGC는 복음을 지키기 위한 미디어 사역을 하는 단체에요. 지금 핸드폰과 유튜브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중 가짜 정보가 정말 많아요. 그래서 진짜 정보를 내보내자는 것이죠. ‘복음’을 검색하면 이단들이 만든 영상이 먼저 올라와요. 그래서 검색어를 넣었을 때 우리의 영상이 올라오게 하려고 해요. 복음을 지키기 위해, 이 시대 문명을 그대로 사용해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글이나 영상을 제공하려는 것이죠. 그러나 이 일은 한 교회나 단체의 일이 아니라 연합해야 해요. 그렇게 신칼빈주의라고 할 수 있는 13개의 기본 신조에 동의한 교회와 단체들이 연합해서 운영해가고 있어요. 거의 전 교단이 연합하고 있어요. 동의해야 하는 신조는 창조를 믿고, 예수님 구속과 성경무오설 등 아주 기본적이지만 근본적인 내용들이에요. 현재는 CTC코리아와 TGC코리아가 연합을 해서 하나가 되면서 법인을 만들었어요. 단체이름은 (사)복음과연합입니다.”

<이상 246호에 게재>

– 두 단체의 각각의 특성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CTC는 보병처럼 발로 개척하는 사역이라면 TGC는 지원사역 같아요. 개척한 교회가 신앙의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컨텐츠를 제공하는 거예요. 그래서 출판물을 내고 컨퍼런스, 정기적인 세미나도 해요. 지금은 외국의 좋은 원고를 번역해서 한국에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의 좋은 원고와 영상을 영어로 번역해서 본사에 띄우고, 전 세계에서 가져가게 하는 것이 우리 바람이에요.”

– 코로나로 다양한 컨텐츠 개발이 시급한 시점에 TGC가 한국교회에 큰 역할을 담당하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맞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처음 맛보는 고난을 당하고 있어요. 그러나 일종의 영적인 검강검진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을 통해서 개인과 교회가 얼마나 건강한지 나타나고 있죠. 그래서 영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면 좋겠어요. 교회 안가도 되네? 누워서 예배 드려도 되네? 헌금 안내도 아무 문제없네? 이렇게 퇴보 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오히려 주님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본질에 집중하는 사람은 이럴 때 드러나고 발견될 거예요. 그리고 한국교회가 회개할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본질을 회복할 기회죠. 역설적인 축복을 한국교회가 맛보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질적으로 좋은 영상물과 출판물들을 제작해서 교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에요. 일반 목회할 때와는 다른 보람을 느끼는 것은, 한국교회와 젊은 목회자들에게 영적인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교회 개척을 도우면서도 한 교회 목회가 아닌 한국교회 전체를 보게 되죠. 그렇게 폭넓게 한국교회의 필요들을 보면서 적절하게 교회를 돕기를 바라요.”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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