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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

▲ 사진: pixabay.com

“전능하신 신이 인간을 사랑해서 스스로 자신의 힘을 버리고 약함과 어두움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다른 종교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

고난 주간이 다가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 설교를 한다.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의미들이 있지만, 이 땅의 고통과 악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이해할 수도 있다. 팀 켈러는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에서 피터 버거의 말을 인용해서 인간의 고통의 해결책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모든 문화는 고통과 고난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방법들을 구성원들에게 제공한다고 말하면서 기독교는 두 가지 기본적인 방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바로 성육신과 대속의 교리다.

고통을 당하신 하나님

알베르 카뮈는 “죄 없는 하나님의 희생만이 무고한 이들에게 끝도 없이 쏟아지는 고문을 정당화 한다. 신이 당하는 비참한 시련만이 인간의 고뇌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약 성경에는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상할 수 없는 위로들로 가득 차 있다. 절대자 하나님이 스스로 세상에 오셔서 고난의 쓴 잔을 경험했다는 것은 고난 당하는 이들에게 한없는 위로가 된다.

그분은 자신이 아니라 우리를 의롭게 하기 위해 스스로 고난 당하신 것이다. 신약 성경은 예수님을 ‘육신을 입고 오신 하나님’ 이라고 가르친다. 자기 안에 신성의 모든 충만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난을 받으셨다. 히브리서 5장 7절은 예수님이 이 땅에서 통곡과 눈물을 흘리시는 삶을 사셨다고 말한다. 거절과 배신, 가난과 학대, 낙심과 좌절,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극심한 고통, 그리고 죽음을 누구보다 더 절실하게 경험하셨다. 또 십자가에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최악의 고통조차 감당하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이 없다고 하는데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잃어버리셨다. 십자가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고 부르짖으며 아버지와의 철저한 단절을 경험하셨다.

전능하신 신이 인간을 사랑해서 스스로 자신의 힘을 버리고 약함과 어두움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다른 종교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목회자인 존 딕슨은 ‘하나님의 상처’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메시지를 들었던 어느 무슬림 남성은 “우주의 창조주가 자신이 지은 피조물의 세력에 굴복하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군요”라고 말했다. 존 딕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무슬림 청년이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했던 사실을 크리스천들은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하나님이 상처를 받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신약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을 외면하고 등을 돌렸지만 주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주요 종교 가운데 오로지 기독교만이 신이 친히 세상에 오셔서 스스로 고난과 죽음의 길을 걸으셨다고 가르친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세상에 가득한 악과 고통을 없애주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우리에게 악과 고통이 가득한 세상 속에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인간은 세상의 악과 고통이 왜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어떤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없는지는 알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시거나 우리를 보살피지 않으시는 것이 아니다. 주님은 인류에게 궁극적인 행복을 안겨 주시려고 더없이 깊은 고난에 스스로 몸을 던지셨다.” 이것은 고난의 이유를 말해주지 않지만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하나님이 고난의 이유를 다 알려주신다고 해도 유한한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어린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생각해보라. 세 살짜리 아이는 부모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다 알지 못하더라도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안다면 신뢰하고 두려움 없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신뢰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우리에게 내어주셨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다른 무언가를 과연 아끼실까?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이라면 우리에게 더없이 유익하고 합당한 것들을 은혜로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지 않을까? 사실 하나님은 인간의 머리로는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을 이미 넘치게 주셨다.

사랑으로 악을 정복하신 하나님

성경은 예수님의 탄생을 전하며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마 4:16)라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이 세상의 빛이라면 어째서 이 땅에 가득한 고통과 어둠을 단번에 손보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세상에 있는 비극을 왜 멈추시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약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택하기보다 직접 불의를 산산이 부수고 악을 끝내셨다면 어땠을까? 그 당시 모든 악을 없애주셨어도 계속 시간이 지나면서 악은 이어질 것이고, 지속적으로 악을 무너뜨리는 일을 계속 해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악과 어둠은 대부분 인간 내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만약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악과 고통을 쳐부술 칼과 권세를 손에 쥐고 오셨다면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정의를 실현하는 대신 악을 견뎌내셨다. 두 손에 칼을 쥐시는 대신 못박히셨다. 오랜 세월 동안 전해온 기독교의 가르침을 정리하자면, 예수님은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우리가 받아야 할 징계를 대신 받으셨으므로 언젠가는 세상에 다시 오셔서 인간을 완전히 멸하시지 않고도 악을 심판하실 수 있다.

예수님은 로마의 압제를 끝내는 정치적 프로그램을 가지고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다. 주님은 인간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을 대신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주님께는 더 근본적인 회복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을 시작하시려고 이 땅에 태어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셨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우리가 속한 사회 속에서 마주치는 무수한 악 앞에서도 무기력해지지 않고 과감히 맞서고 견디게 한다. 또한, 우리 마음에 도사린 악을 몰아내는 특별하고 강력한 능력을 가진 신인류를 이 세상에 창조하셨다.

그렇게 예수님은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빛이 되신다.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그 사랑 때문에 우리는 고난 속에서도 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때문에 우리는 소망 가운데 고난을 견디며, 마지막 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고난을 이기며 살아가는 소망의 사람들이 된다.

“ 주님은 인간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을 대신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주님께서는 더 근본적인 회복 계획이 있었다 ” [복음기도신문]

고상섭 | ‘그 사랑교회’ 담임목사. CTC코리아 강사로 활동.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를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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