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조용선 칼럼] 아버지

사진: pixabay.com

*이글은 중국 선양에서 함께 사역했던 정성국 선교사의 글입니다. 오늘 글을 써서 보낸 것을 읽어보니 마음에 은혜가 되어 여러분에게 올립니다.

선교사로서 안식년을 마치고 다시 들어온 캄보디아 땅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보름동안 격리생활을 했다. 이제 내일이면 격리된 장소를 나갈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온 연락을 받고 상기되었던 나의 마음은 불하나 켜지지 않은 지하 땅굴로 추락하는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맥박이 33까지 내려가서 내일 심장 박동기 장착수술을 하신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목사이며 전도자이신 아버지가 세 번째 책 「영적각성」이라는 책을 쓰실 때도 혈당이 700까지 올라가고 맥박이 30까지 떨어져 응급실에서 운명하시기 직전에 약간 회복하신 상태에서 힘을 다해 쓰셨는데 내일 수술을 하신다는 것은 이제 응급처치로는 몸을 회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있을 때, 아버지는 하나님께 “지금 나이가 88인데 90까지만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성국이 너에게 처음  이야기 하는 거야.” 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심장 박동기를 달면 분명 2년을 더 사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아버지의 말씀과 행동을 보면서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시는 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지난 해에 당신의 목회에 도움을 주셨던 믿음의 성도들을 찾아 가 100만원씩 전달해 주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버지를 정말 힘들게 했던 사람에게도 100만원을 전해 주었다.

난 아버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그 사람을 알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는 그 사람 때문에 교회에서 나와서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생활은 너무나 척박했다. 화장실이 없어 페인트 통에 변을 보고 가득히 차면 밭에 버리는 생활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사춘기였던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 시절을 잊을 수 없다.

아버지는 당신을 도왔던 분들과 또 당신을 정말 힘들고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에게까지 고마움을 표시하시면서 정말 행복해 하셨다. 아버지는 그 사람들을 섬겼더니 주님의 임재와 은혜가 항상 자기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난 캄보디아에 오기 전 설날에 아버지와 함께 견과류를 먹었다. 그 견과류는 아버지를 힘들게 했던 그 사람이 보낸  선물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선물을 먹으며 살아왔던 많은 날들을 이야기 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아버지의 죽음을 대비해 상조보험에 가입 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주변을 정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설날 모임에서 자녀들과 손자손녀까지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축복해 주셨다. 그것은 마치 야곱이 임종을 앞두고 자손에게 예언하며 축복하는 것과 같았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아브라함처럼 자녀들 각자가 자신들의 가정에 믿음의 조상이 되어 자손들을 진리가운데로 인도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선교사로 해외에 있으니 아버님의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면서 아버지의 삶과 아버지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보았다. 아버지는 마음이 한 없이 넓어지셨고 평안과 기쁨으로 충만해지셨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많은 고생을 하셨던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는 그것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으셨다. 강하고 담대한 신앙으로 그리고 원수조차도 사랑하고 품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실천하셨다. 이제 아버지의 세대가 마감하고 있다. 이제는  너무도 불확실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미래세대를 향하여 십자가의 짐을 이어받는 것이 나의 몫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내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의 은혜로 하는 것이니 나는 아버지처럼 기쁘게 그 십자가를 질 것이다. 눈물과 사랑으로. <정성국>

조용선 후기

나는 정성국 선교사의 아버님이신 정회원 목사님을 뵙지 못했다. 그러나 정 목사님이 연세가 80이 넘으셨는데도 매일 복음을 전한다는 말씀을 주변 목사로부터 전해 듣고 이 집안사람들은 예수님을 진짜 믿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기독교는 혈통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짜 신앙은 태어나고 성장하는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 점에서 볼 때에 이 집안은 주님의 은혜의 보호막이 펼쳐져 있는 가정이다. 정회원 목사님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기도드린다. [복음기도신문]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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