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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영 칼럼] 성도로 살아가며 감사한 시간들

ⓒ 박계환

저희가 이사 온 동네는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아 그분들이 외롭지 않도록 무언가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통장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저희가 각 가정의 형편을 다 알 수 없으니까요.

통장님을 통해 알게 된 어르신은 40명, 그동안 예배하며 드려진 헌금으로 쌀과 부식재료를 구입했더니 통장님이 주민센터 직원들까지 모시고 오셔서 선물포장을 도와주셨어요. 여럿이 모이니까 금세 일이 끝나 할아버지 할머니께 신속히 선물을 배달해드릴 수 있었어요.

통장님과 직원들이 저희를 사장님이라고 불러서 실은… 사장이 아니고 저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말씀드렸어요. 혹시나 기독교에 대해 마음이 불편한 분도 계실 텐데 저희가 그리스도인으로 바로 살지 못한 점은 정말 죄송하다고…

나중에 주민센터 남자직원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 저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왠지 서로 마음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어요…

남편은 어떤 것도 쌓아두지 말자고, 그때그때 비워내고 나누어서 주님 오실 때 우리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주님의 교회가 간판은 없지만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숫자가 아니라는걸 배워가고 있어요.

지난주부터 골목청소를 시작했어요. 종량제봉투 몇 장이면 길에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담을 수 있더라구요. 하지만 골목청소로 용돈을 마련하는 어르신들도 계시다는 걸 알고 너무 깨끗이 치우지는 않기로 했어요. 이제 날이 따뜻해지면 주일학교 어린이들도 함께 청소하기로 했어요.

주님의 교회 성도로 살아갈 수 있음이 참 감사한 요즘이에요. [복음기도신문]

Ji So young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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