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손은식 칼럼]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 노숙인과 함께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자. 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어제도 제가 가장 친했고 잘 알고 있는 형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어떻게 지내세요? 공동체가 그리워요. 다시 제가 공동체에 갈 수 있나요?”

“그럼요. 다시 올 수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져 있으니 앞으로 술을 이겨내고 한 달 정도 참고 제게 다시 연락주세요. 바로 올 수 있게 방법을 강구할게요.”

전 프레이포유를 시작한지 8년이 넘었고, 알코올 중독자와 함께한 시간도 8년째입니다. 그래서 저도 반 중독자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독자 임상 전문가가 된 듯합니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 프로그램(A.A.)의 제 1단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저는 알코올 중독자임을 고백합니다.” 라고 시인하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제 2단계는 바로 “저는 스스로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수 없으니, 하나님의 성령으로 치료받기 원합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A.A.(Alcoholics Anonymous)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분이 목사님이셨고, 본인도 알코올 중독으로 힘들어 했기에 위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코올이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면 뇌세포를 파괴하고 정신을 멍들게 하여, 가지고 있는 돈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알코올을 마시고 더 마시기 위해서 주변의 가족, 이웃, 친척, 친구를 괴롭히고 폭언, 폭행 등이 동반되고 결국 자신의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반복하는데, 그랬던 그 자신도 잠시 정신을 차릴 때가 있습니다. 저와 만나서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며 잘못을 모두 다 인정하면서도 단 한 가지 인정하지 않는 게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저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이 한 마디 말을 하질 않아요. 제가 만나본 대부분 형제들은 인정하질 않더라구요.
“저는 알코올 중독자이기에 알코올을 단 한 방울도 마시면 안 됩니다.” 이 말을 못하는 거예요.

그건 알코올 중독자 본인에게 있어서 사망 선포와 같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압적으로 윽박질러서 “당신은 알코올 중독자예요! 제발 좀 인정하세요!” 라고 하면 마지못해 한 마디 말하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을 때, 결국 제게 와서 다음의 말 한 마디를 하고 떠나더라구요.

“제가 무슨 알코올 중독자입니까!”
“저는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구요!”
“저는 스스로 술을 조절할 수 있는 일반 사람이라구요!”

알코올 중독자를 옆에 두고 8년 동안 있다 보니 어느 순간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종, 크리스천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우리도 알코올 중독자와 동일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요. 아니요, 더 비참한 모습 속에 놓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크리스천도 알코올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모든 잘못을 다 인정하고 고백하지만, 단 한 가지 고백 못하고 안 하는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입니다.”
“나 스스로의 힘으로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 철저한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크리스천은, “하나님께서 주신 삶 멋지게 살아가며,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은 하지만, 항상 하나님의 마음과는 정반대의 일에 함몰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나는 영원히 감옥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지만, 하나님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며 하나님을 알고 의지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이웃들에게 전하며, 내 뜻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십니다.” 라고 고백하는 이를 못봤습니다.

우리는 소위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면 우리가 죄인임을 알고 시인하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찬양 가사 중에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신 예수님 가사가 나오면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동하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평생 따를 것을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상 생활로 돌아가 바쁜 삶 속에서 갖가지 유혹 앞에서 문제 상황에 직면할 때 우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물 흘리며 다짐했던 고백들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결국은,
“네가 가진 모든 것을 가난한 이에게 주고 너는 나를 따르라!”
“너는 날 위해 죽을 수 있니?”
“날 위해 네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을 내게 줄 수 있니?”
라고 예수님께서 물어보시면 우린 정색하며 말합니다.

“주님,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저는 죄인이 아니고 주님께 빚진게 하나 없는 제 삶의 주인이고 자유인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한 번뿐인 제 인생에 간섭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 갈 수 있는 천국은 없습니다. 이 고백을 통과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날마다 우리를 위 고백 가운데 두실 것이며, 점점 더 철저하게 인정하고 고백하는 자리로 내몰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 가득하지만, 죽음의 자리를 향해 가는 자녀들을 절대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내 뜻이 완전히 죽지 않는 이상 하나님의 뜻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글의 제목인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이 문장이 우리 삶을 관통하여, 삶에 뿌리 내리지 않는 이상 화려한 천국은 우리와 미래와 관계 없습니다.

(알코올 중독의 치명성 : 알코올의 강박적 남용으로 말미암아 심장, 뇌, 신장, 간장, 췌장, 폐, 위장, 식도 그리고 영양실조까지 인체의 거의 모든 기관이 영향을 받는다. 그리하여 심장병, 간 질환, 암 등과 같은 병으로 사망에 이른다. 그리고 자동차 사고, 익사, 동사, 산재사고 등도 이에 포함된다. 대략 중독자의 1/3이 이와 같은 사고로 사망한다. 또 중독의 정서적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자살로 유도하는 우울증, 특정 약물의 극도의 정서적 앙양 상태에 무모하게 탐닉함으로써 치사량까지 과다 복용하는 일 등이다.)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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