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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칼럼] 빙점(氷點)

ⓒ 안호성

새벽 3시 17분에 깨어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떠 보았으나 약간 뻑뻑한 기운이 있다.

건강을 생각해서 조금 더 누워 있다가 4시 즈음 옷을 챙겨 입고 일어났다. 기도하고 설교를 쓸 준비를 하며 커피를 한 잔 타기 위해 거실로 갔다. 추위가 평소보다 은근히 더한듯하여 온도계를 보았다. 맙소사, 0°֠ 였다.

지난번에 영상 2° 까지는 보았어도 실내온도가 빙점(氷點)인 0°֠를 본 것은 처음이다. 1층에서 자전거 매매를 하는 L 씨가 이전에 이곳에서 3년을 살았다고 한다. L 씨는 이곳을 남극(南極)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 말에 공감(共感)한다. 왜냐하면 옷을 자꾸 껴입다 보니까 나와 아내는 몸매가 점점 남극에 사는 펭귄을 닮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위에 가장 마음이 안 좋은 것은 추위에 취약한 아내에게 대한 미안함이다. 하여튼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지 남편이 선교사이면 편안(便安)한 삶과는 이별해야 한다. 그 대신 평안(平安)은 있다. 아니 있을 것이라고 추측을 해야 하나? 이따가 한 번 물어보아야 하겠다.

선교사인 남편이 참 선교사라면 아내는 힘들어도 마음에는 영적인 평안이 있을 것이고 남편이 거짓 선교사라면 대개 육체가 좀 편안하기는 해도 마음은 불안할 것이다. 이것도 헛소리인가? 거짓 선교사를 따라 아내도 신앙 양심이 고장 난 사람이라면 불안을 느끼지 않겠지.

추위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늘 정신이 찬 물에 세수한 사람처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가 중국 안전부에 의해 추방되어온 중국의 그 추운 선양(沈阳)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 며칠 동안 한국의 평균기온이 영하 15°에서 18°라고 하니 선양(沈阳)은 영하 25°에서 30° 정도 할 것이다. 그 온도에도 난 약 3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이런 면에서 나는 중국인과 같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선교사로서 중국인처럼 되려고 많이 노력했다.

글을 쓰다 보니 중국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그러나 나의 눈물은 얼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선교사로서 그 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거실이 빙점(氷點)이어도 선교사로서의 내 마음과 눈물을 얼게 할 수 없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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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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