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김동진 칼럼] 정죄와 비난이 아닌 설득과 인내로

낙태죄 관련 토론회에 참석, 열띤 토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출처: khtv 캡처

얼마전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사회적 보수주의자들과 경제적 보수주의자로 나뉘었던 정치적 보수 진영을 통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레이건은 분열된 공화당을 향해 승리의 가능성을 말하면서 “미국인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이 백악관을 탈환하고 미국을 진정한 보수주의적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희망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저는 이미 보수주의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보수주의는 성공적입니다”라고 장담하였고 정말 미국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 성공의 중요한 원인은 인식의 변화였다. 미국인들 스스로가 자신이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것이 자랑이 되도록 만드는 그의 전략은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었다.

다행히 요즘 많은 분들이 그 보수주의의 근간이 신학의 토대 위에 있으며 그 신학이 정통 칼빈주의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이제 제법 많은 분들이 아브라함 카이퍼와 프란시스 쉐퍼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정도는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분위기일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을 때, 미국이 그러하다면 대한민국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에 마음이 뜨거웠다. 현재 성경적 가치를 대변하는 보수정당이 전무한 상황에서 우리 역시 보수주의를 다시 세팅한다면 그 토대는 성경에 근거한 가치를 기반으로 해야 함이 명백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깨어나서 그 싱크탱크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종교개혁 시대와 프로테스탄티즘을 공부하는 열정까지 생겼더랬다. 그렇게 머지않아 ‘언덕 위의 도시’와 같은 제법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주변에 보이는 분열의 조짐은 상당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기반조차 없는) 현실에 분열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넓게는 선거 논란과 작게는 신학적 논쟁으로 주변이 떠들썩한 모습은 과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오히려 좌익 유사 기독교에서 얼마나 쾌재를 부를까 생각도 해본다. 사실 이러한 현재의 모습은 과거에 저들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고민이 되었다. 예전 10년 전 팟캐스트를 뜨겁게 달궜던 한 시사프로에서 “진보는 이념으로 갈라서고, 보수는 힘 있는 자를 중심으로 뭉친다”며 스스로의 고민을 토로하곤 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며 아직 부족함이 많은 필자가 무언가 말하기가 망설여지지만 큰 의미에서 좀더 미래가 보이는 방향을 제시해주시길 원하는 마음은 절실하다. 무엇보다 교회가 이러한 희망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세상은 교회를 비방하지만 교회는 그 이름에 걸맞는 존중을 받아야 하는 존재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세우신 것이 교회요,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되신 곳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다른 여타 조직과 교회는 태생 자체가 다르며 존재의 이유도 다르다. 이러한 교회는 세상을 향해 진리에 기반한 가치를 계속적으로 선포해야 할 소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방법은 정죄와 비난의 표현보다 설득과 인내가 되어야 한다.

프로라이프 운동을 공부하면서 알게된 것은 프로라이프 운동 초기에 ‘낙태는 살인’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정제되지 않고 그대로 표출되었을 때, 이런 표현이 낙태를 방지하는 효과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정죄와 비난은 자기방어 기재가 작동되도록 만들어 상대로 귀를 닫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눈에 띄는 성과는 친절함과 이해심이 동반되었을 때 흔들리지 않은 가치를 받아드리고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근래에 개봉한 ‘언플랜드’라는 영화는 이러한 실제적인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성경적 가치를 따르는 독자라면 꼭 한번씩 시청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되짚어보면 아마도 유튜브라는 매체의 생태계와 맞물려 아군과 적군 할 것 없이 이슈화를 통해 일시적 이익창출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현재의 경향이 이러한 촌극을 만들지 않았을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주적은 사단이다.그러므로 교회는 다시 중심을 새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정죄나 비난을 기존의 멤버십에 대한 응집은 될지 모르지만 외부적으로는 우리가 아끼는 가치들이 독선적 이미지를 갖도록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쟁의 중심에 서서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이미 복음 앞에 섰다면 우리의 방향성은 자명한 것이다. 하나님의 주권이 모든 영역 안에서 꽃피는 일을 함께 기대한다면 성경적 가치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알 수 있기를 위해 우리가 더욱 노력함이 필요할 것 같다.

복음이 복음되도록 교회가 교회되도록 함께 세워가는 일에 좀더 현명하게 다가서 주시길.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선교적 존재로서 사명을 감당해주길 기대한다. [복음기도신문]

김동진 | 일산하나교회 담임. 복음이면 충분한 목회를 소망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페이스북, 유튜브(목동TV)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 영역의 성경적 가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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