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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이제 미국장로교 선교사는 없습니다

ⓒ 복음기도신문 자료사진

미국장로교 선교부는 한국교회와 태국교회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선교단체이다. 한국교회의 교인 60%정도인 600만은 장로교인들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서 전세계 장로교인 1800만 명의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 미국장로교 선교부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태국에서 침례교가 가장 많은 교인이지만 1960년대까지는 장로교인이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였었다. 역시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미국 장로교 선교부와 관련된 믿기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태국기독교 총회(The Church of Christ in Thailand) 총무인 사이암 목사가 대화 중에 이야기한다.

“이제 미국 장로교 선교사는 태국에 없습니다. 미국 장로교회가 태국에 있는 선교사들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한 때 세계 선교를 주도하였던 미국장로교회의 선교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태국기독교총회에 남아 있었던 마지막 한 명의 미국 장로교 선교사후원이 지난 11월 30일로 중단되었다고 한다. 2020년 12월부터는 미국장로교에서 파송된 공식적인 선교사가 태국에 없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수십 년간 선교사로 살면서 태국에 있었던 선교사들은 남아 있지만 더 이상 공식적인 선교사는 아니다.

1840년 태국에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시작된 미국장로교 선교사들은 태국 교회는 물론이고 태국 사회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태국에 최초로 시작된 인쇄기술, 근대화된 병원과 학교 등은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현재 총회 산하 8곳의 병원과 29곳의 학교 그리고 두 곳의 대학교은 대부분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세웠다. 교회를 위한 헌신과 희생은 오늘 선교사들에게 큰 본이 되었다. 미국 장로교회 선교사들의 헌신에 의해 태국교회의 기초가 놓여졌다. 2차세계대전 일본의 태국점령으로 선교사들의 추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태국교회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 이제 180년이 지난 2020년 12월에 미국 장로교회의 공식적인 선교사들은 태국에 없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있겠지만, 미국 장로교회의 교세 약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1965년은 미국장로교회에서 가장 많은 교인들이 있었던 때인데, 425만5천명이었다. 당시 미국장로교 선교부가 태국에 파송한 선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숫자는 16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선교지 태국 한나라를 위하여 엄청난 인적 재정자원을 투입할 수 있었다.

1966년 이후 교인들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1987년에는 297만 명으로 300만 명 이하가 된다. 내가 선교사로 나오는 1995년에는 266만 명이었던 교인들이 2000년이 되면서 250만 명으로 줄어든다. 2010년에는 200만 명으로 떨어진 이후에는 매년 거의 5%의 교인들이 감소하여 2019년에 130만 명이 되었다. 프린스턴, 피츠버그, 멕코믹 등과 같은 9개의 총회 산하의 유수한 신학교에서 목회자가 배출되지만 교세의 하락을 막지는 못하였다.

이런 교세의 약화는 선교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내가 태국에 도착한 1995년만 해도 미국장로교 선교사들은 신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에도 이미 선교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숫자는 1960년의 160명에 비교하면 많이 줄어들었다. 이후 숫자는 계속 감소하다가 2020년 12월에 한 명도 없게 된 것이다.

1957년 미국장로교회는 선교지의 모든 재산권을 현지 교단에 이양한다. 그리고 선교사들의 위치를 ‘선교사(Missionary)’라는 단어 대신에 ‘동역자(Fraternal worker)’라는 단어로 선교사의 위치를 정하였다. 그것은 현지인과 함께 현지교단의 행정과 지도 아래에서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의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헌신으로 세워진 태국기독교 총회는 총회나 노회차원의 자립을 하고 있다. 태국의 주류교단으로 태국 전체 교인의 반 정도가 속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선교사를 파송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미국 장로교회의 상황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여전히 태국은 선교사가 필요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교단의 선교정책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을지 안개와 같은 상황인 것 같다. 미국 침례교단이 선교사들에게 재정 지원을 더 이상 할 수 없어서 개인 선교사에게 재정책임을 돌린 형편과 비슷할 수 있다. 미국선교 역량이 급속하게 감소함을 보여주는 위기의 모습이다.

기독교 선교 역사에서 더 큰 위기가 있었다. 유일하였던 예루살렘교회가 스데반의 죽음으로 사실상 와해됨으로 기독교는 절대 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복음의 확장의 기초가 된 것이다. 낙심하여 흩어진 교인들이 자발적인 선교사적 삶을 감당하였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이 선교를 주도하였다.

지난 200년여년간 하나님은 강대국을 소중한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셨다. 이제 강대국의 선교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미국장로교 선교부는 강대국 선교의 대표적인 단체였다. 이전 같은 방법은 다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선교가 끝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선교의 시대가 세계 교회 앞에 시작되었다. 놀라운 것은 현재 기독교의 상황은 미국장로교단이 최고점에 있을 때보다 훨씬 풍성하고 다양해지고 역동적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선교를 담당하게 될 교회들은 강대국이 아니다. 왜냐하면 현재 기독교인들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 훨씬 많이 존재한다. 그들은 경제, 정치, 사회, 교육 등의 분야에서 대부분 약소국이다. 이것은 새로운 그림이 아니다. 사도행전의 초대교회가 대부분 약자들의 교회였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겸손함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선교를 감당하였다.

한국과 태국에 건실한 교회를 세운 미국 장로교회(PCUSA)는 지난 50여 년 동안 교세가 삼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이제 태국에 더 이상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 힘들게 되었다. 태국의 마지막 미국장로교 소속 S 선교사는 태국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상황에서 돌아가는 것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코로나 위기가 미국교회의 모습과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또한 한국교회에 큰 교훈을 준다. 코로나 사태는 미국장로교단의 모습이 우리에게 생각지 않게 찾아 올 수 있게 때문이다. 우리가 선교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가 있기 때문임을 다시 생각한다. 선교의 주인 되시는 주님의 인도하심과 긍휼하심을 기도한다. <태국 = 오영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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