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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칼럼] 태아 생명 살리기… 여성도 함께 사는 법

낙태반대 운동에 함께하는 동역자들과 함께(사진: 위드유 캠페인 제공)

우리나라 낙태죄 폐지 움직임은 2017년부터 시작되었다. 2017년 2월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낙태죄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며 시작되었다. 동의하는 23만 명의 국민청원이 있었고 청와대는 이에 대해 대답을 해야 한다며 당시 조국 민정수석은 낙태라는 단어도 부정적이라며 이미 낙태죄 폐지 쪽으로 흘러갔다.

뉴스기사도 이번에는 통과될 것 같다고 특히 여성단체들이 원하고 있다고 기사가 나왔다. 반대의견을 내기에는 처음부터 너무나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서명을 받았다. 한명씩 서명한 120만 명 서명지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지만 주요뉴스에는 나오지는 않았다. 일부 보수 기독교의 반대로만 나왔다.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일치 판결, 그리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주었다. 재판관 한명 차이로 유예기간을 갖게 된 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낙태죄 폐지가 된 것은 아닌데 우리를 체념하게 만드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매일 기도하며 사람들에게 알리는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캠페인을 하는 것이었다.

2018년 5월부터 낙태반대 1인 시위를 지금까지 이어오신 분이 계신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금은 국회 앞에서 매일 11~1시 생명을 살려 달라고 외치고 계신다. 강순원 목사님.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지켜지는 것 같다. 1인 시위를 하다가 사람들이 모여 이제 40회를 맞고 있는 태아생명살리기 위드유 캠페인, 원주, 평택, 파주, 김포, 멀리서도 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동을 준다. 2시간동안 피켓을 들고 말없이 우리는 기도한다. 태아들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줘서 고맙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법을 만들 수 있는 위치도 아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하고 있다. 피켓을 들고 있으면 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동을 주시고 새로운 것을 보게 하시고 새로운 행동을 할 아이디어가 생긴다. 언젠가 당신이 들었던 피켓을 보고 마음을 바꾸어 생명을 살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며 받게 되는 오해들을 적어본다. 우리는 생명보다 인권이 높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죄라고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 같다. 더구나 여성에게만 낙태죄가 해당되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쁜 일일 것이다. 특히 아이를 낳고 싶어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여성들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지만 법이 바뀌는 것은 진짜로 여성에게 안 좋은 길이 열리는 것이다.

강간 등 특수 경우 낙태는 모자보건법 등으로 50년전부터 보장

법이 통과되면 자기결정권을 갖게 되어 큰 해방감을 느낄 것 같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나도 여자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 받고 차별받고 싶지 않다. 여성을 위하는 법이 있다면 나도 찬성하고 싶다. 하지만 실상은 여자에게 가장 안 좋은 법이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낙태죄라는 안전장치(?)가 있어서 남자든 여자든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지만 몇 달 안에 대체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아 낙태죄가 사라지면 남자는 더 당당하게 낙태를 요구하고 여자는 더 어려운 상황 속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특수한 경우(강간, 산모건강)를 위해 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래서 반대한다고 하면 인정 없는 사람들로 묘사된다. 하지만 1973년부터 모자보건법 14조로 이미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미혼모사역, 베이비박스, 상담사역 등을 함께 하시는 분들 많다. 진정 그들을 돕고 싶어 삶으로 살아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자 몸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몸인데, 내 마음이라고?’ 맞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법적으로 낙태 허용 국가가 되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국민 모두가 지켜야 하는 법을 바꾸는 것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내 몰릴 수 있다. 법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지켜주는 안전장치와 같다. 우리가 법으로 알고 있는 것은 좋든 싫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키려고 한다. 때로는 불편하고 실정에 안 맞아 불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보편적 상식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어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죄의 유무를 제시해 주는 것 또한 법의 역할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문제와 상황 속에 노출 되게 된다.

낙태법 또한 마찬가지다. 낙태죄가 없어지면 수술거부권리법, 의료보험적용법, 국가낙태시술소운영법 등 새로 만들어야 할 법들이 생겨난다. 법이 생겨나면 그걸 지키기 위한 세금 책정도 필요하다. 지금은 예측하지도 못한 부작용들도 생겨날 것이다. 특별히 청소년들에 대해 염려가 크다. 낙태 약에 대한 사용 허용도 현재로선 제재 방법이 없을 듯하다.

낙태죄 폐지시, 낙태약 사용 등 예측하지 못하는 부작용 속출할 듯

지난 8월 12일, 법무부는 정부입법으로 임신주수와 관계없는 낙태죄 전면폐지를 암시하는 기사를 냈다. 또한 정의당에서 준비하고 있는 법 또한 사회적, 경제적 이유를 모자보건법 낙태허용범위에 추가하려고 한다. 사회적, 경제적 이유는 너무나 개인적인 기준이 된다.

전 세계 어떤 나라든,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생명은 가장 귀한 보편적 가치이다. 생명은 어떤 것과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목숨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생명을 중요시 하지 않고는 나라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나라를 찾았고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어도 이렇게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70년 동안 전쟁이 없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 시간에도 지켜내었던 대한민국이 낙태법, 연명치료중단법, 안락사법 시도 등으로 사라지려고 한다.

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데 국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과 발전 속에 생겨난 물질문명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은 병들어 가고 있다. 나에게 손해인 것 같으면 생명도 선택하고 없앨 수도 있다는 논리가 퍼져나가고 있다. 생명경시를 조장하는 교육과 정책, 또 우리의 이기주의를 버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출산장려금, 교육비지원, 어린이집을 좋게 지어준다고 해도 우리나라 인구는 감소할 것이다.

생명운동을 하며 감사한 것은 우선 내가 건강해졌다는 것이다. 생명 살리는 이야기를 하니 내게 생기가 불어오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하여도 생명 앞에서는 삶과 죽음의 길 두 가지 뿐인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자녀를 둔 엄마로써 우리가 정만을 위해 살 수도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가장 좋은 선물은 내가 누렸던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이 몇 달 남지 않은 이때에 생명을 존중하는 낙태법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길 간절히 기도한다. [복음기도신문]

Jung Young Sun 20201104

정영선 | 다음세대학부모연합 대표. 태아생명살리기 위드유 캠페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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