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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없는 식당’으로 … ‘세상 한복판에서 그리스도인 드러내다

틸란(기쁜 소식)을 음식으로 나누는 김성민 형제

시장경제의 정점에 서 있는 서울 한복판에서 자기 마음대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강서구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집 ‘틸란’. 배고픈 이들은 이곳에서 지폐가 아니라 메모지를 남겨놓고 허기를 달래고 가기도 한다. 작년 10월에 오픈한 이 ‘특이한’ 식당을 경영하는 31살의 청년 김성민 형제를 만났다.

– 메뉴가 쌀국수 하나뿐이고, 음식에 가격이 없는데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어떤 삶이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인지 궁금했어요.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도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기도했어요. 그러던 중 마음속에 문득 ‘가격이 없는 음식점’이 떠올랐어요. 그때 ‘뭔가 특별하다’라는 기대하는 마음과 ‘말도 안 된다’라는 두려운 마음이 함께 들었죠.”

– 그런 현실감이 없는 아이디어는 보통 금방 사라지지 않나요?
“그런데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 거에요. 정말 주님이 주시는 마음인지 확증하기 위해서 일 년 정도를 기도했어요. 그 과정 속에서 주님이 그 마음을 확증시켜 주셔서 이 식당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메뉴는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 그러면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위해 식당을 차리게 되셨단 말씀이죠?
“이곳은 제게 ‘주님이 저의 주인이십니다.’라는 것을 의미해요. 이식당을 통해서 큰 비전이나 뜻을 품고 있지는 않아요. 주님께서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식당에 대한 비전을 주셨고, 저는 그저 순종하게 된 것 뿐이죠.”

1년의 기도 끝에 확증

–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이런 시도는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요.
“중학교 때부터 친구를 따라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하나님을 믿지는 않았죠. 그런데 제가 군 생활을 할 때 정말 믿었던 사람이 저를 떠나는 경험을 하면서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구나. 내 인생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구나!’라는 것을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 삶을 주관하시는 분이 따로 있을 수도있겠다. 그분이 하나님이실까’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어요.”

– 하나님을 인생의 주관자로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있으셨겠네요.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교회에 돌아왔는데, 복음으로 삶이 완전히 변화되어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분들이 계셨어요. 궁금했어요.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바뀌었을까.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다면 나도 저들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리고 교회는 다니면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제일 불쌍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죄도 마음 편히 못 짓잖아요(웃음). 그래서 믿으면 확실히 믿고, 아니면 완전히 포기하기로 결론을 내렸어요.

식당 개업은‘헌신’의 결단

– 복음이 삶에서 실제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텐데 궁금하네요.
“십자가복음을 깨닫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던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한 선교단체에서 진행하는 선교관학교에 가자고 계속 졸랐어요. 당시 저는 선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절했죠. 그런데 그 친구가 워낙 강권해서 마지못해 훈련을 받게 되었어요. 그 학교의 단기선교훈련인 비전트립을 인도로 다녀오게 되었어요. 돌아온 이후 로마서 말씀을 읽던 중 인도에서 보았던 우상숭배 모습들이 떠오르더군요. 순간, ‘내가 저들과 똑같은 우상숭배자구나.’라는 것이 깨달아졌어요. 또 양을 잡아 제사를 드리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런 나를 대신해서 죽으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가 믿어지는 거예요. 그 순간 복음이 제게 실제가 되었죠. 그때가 주님이 제 삶의 주인이 되시는 시간이었고, ‘주님 뜻대로 살겠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출발점
이었어요.”

– 식당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네요. 시작하게 된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주세요.
“가격 없는 식당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는 1년 동안 몇 가지 사건이 있었어요. 첫째는 교회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하나님의 방법대로 살아야한다.’는 것을 확증하게 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리고 평생 교회를 싫어하시던 아버지가 병환 중에 계신 할머니의 기적적인 회복을 통해 교회를 나가게 되는 일이 있었죠. 그런데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절대적인 확신이 없으면 끝까지 가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 일이 주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확증하는 표징으로 어머니를 구원해달라고 주님께 구했어요. 구원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어머니가 회심하고 거듭나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어머니께 이 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더니 어머니께서 우시면서 찬양‘나의 영원하신 기업’을 되풀이하시더군요. 그리고 이 일에 대한 든
든한 동역자가 되어 주셨죠.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이 일을 시작하시면서 기대했던 부분이 있다면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는 삶에 대한 기대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주님이 허락해주시는 것만 누리는 삶을 살고 싶었죠. 그리고 이 식당이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돈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모든 자에게 풍족하게 먹이시는 주님의 마음이 흘러가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죠.”

주님의 뜻 가족구원으로 확증

– 1년 정도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가격이 없는 식당이어서 원가 미만의 돈을 놓고 가는 단골들이 몇 그룹 있어요. 어떤 경우에는 명품 가방을 메고, 차를 타고 와서는 어이없는 금액을 놓고 가는 손님도 있고, 여러 사람들 몰고 와서 돈 많이 낼 필요 없다고 하는 손님도 있죠. 그런 단골들이 많게는 일주일에 서너 차례 오시기도 해요. 사실 최근에는 그런 분들 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어려웠었어요. 그 손님이 오는데 반갑지가 않고, 싫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시면 안된다’라고 말을 할 뻔 했어요. 그때 너무 바빠서 못했는데, 큰 일 날 뻔했죠(웃음).”

– 그런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요.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그렇게 마음이 어려운 상태로 금요예배에 참석했는데, 기도도 안되고 마음이 무거웠죠. 그래서 주님께 ‘주님 말씀해주세요. 제가 왜 이렇게 힘들죠?’라고 물었어요. 그때 주님께서 ‘네가 사장이라서 힘든 거다. 만일 네가 종이면 어렵지않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리고 로마서 5장 말씀을 통해 내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아들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셨죠. 그래서 사람들을 정죄했던 것을 회개하고, 종 된 자로 이곳에 오는 많은 영혼들을 섬기기로 다시 한 번 결단하게 되었죠.”

– 요즘은 하루에 손님이 몇 분 정도 오시나요?
“120명에서 130명 정도요. 점심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세요. 은혜죠. 바쁜 시간에는 일손이 모자라 정신이 없을 정도에요.”

– 앞으로 이 식당이 너무 잘 되거나, 너무 안 될 때에도 끝까지 처음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면요.
“사실 ‘맛있다. 체인점 낼 생각 없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요. 주님이 말씀하시면 나아갈 뿐이죠. 장사가 잘 될 때에 오히려 제 연약함을 보여주시고 그리스도의 생명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 깨닫게 해 주세요. 제가 세상적인 욕심에 속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을 믿어요. 반대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주님께서 내게 말씀만 해 주신다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가게 이름이 ‘틸란’인데, 무슨 뜻인가요?
“베트남어로 기쁜소식, 즉 복음이라는 뜻이에요. 이 식당을 통해서 복음이 전파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열방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는 마음을 담아서 가게 이름을 지었어요. 테이블 시트에도 요한복음 3장 16절을 적어 놓았죠. 아직까지 이 가게를 통해서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은 없지만 지금은 씨를 뿌리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테이블마다 성구 … 씨뿌리기

– 혹시 특별히 기억나는 손님이 있으신가요?
“저는 학생들이 오면 반갑고, 좋아요. 고3 아이들이 많이 오는데, 아이들을 먹일 수 있어서 감사해요. 나갈 때 (돈을) 얼마 놓고 가지는 않지만 저들이 주님의 사랑을 알고 주님 앞에 돌아올 때가 있을 거라 믿어요. 그리고 이 식당을 정말 잘 누리는 분들이 있어요. 돈이 있으면 많이 내고, 없으면 없는 대로 오셔서 메모를 남기고 가시죠. 그런 분들은 밉지가 않아요(웃음).”

– 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깨닫게 된 은혜를 나눠주세요.
“이곳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더 온전하고 완전한 일을 위해 저를 훈련시키고 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때가 되어 주님이 이곳을 내려놓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씀하시면 그 말씀에도 순종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겠죠.

– 기도제목이 있다면.
“여기 틸란이 세상 한복판에서 주님이 모든 인생의 완전한 주인되시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주님의 사랑으로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이 장소를 통해서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기도해 주세요. 때가 되면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될 거라고 믿어요.” [GNPNEWS]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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