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나의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릴 때… 온전한 사랑을 보라

일러스트= 이수진

[221호 /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제 삶에서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떠나 홍해를 지난 후, 광야로 가는 길 즈음이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그 분과 함께 살게 된 부활 생명이라는 감동은 어슴푸레 있었지만, 참 자유는 없었습니다.

‘이제 나는 죄에서 넘어질 수 없는 생명이 되었어. 새 생명이 된 거야. 그래서 이제 하루에 말씀은 이 만큼 읽어야 하고, 기도는 최소한 이 만큼의 시간은 해야 하고, 섬길 때는 모든 에너지가 다 소진될 때까지 섬겨야 하고, 이 분을 대할 때는 이렇게, 저 분을 대할 때는 저렇게,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고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야지….’ 온 몸에 잔뜩 긴장을 한 채 살아가던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한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갈 때부터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예배 시작 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뜨거운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정적인 찬양과 말씀과 기도가 이어졌고 치유 사역도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오전 예배가 2시간을 훌쩍 넘는 참 놀라운 교회라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메시지를 전하는 분으로부터 저의 중심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형제님은 지금 메말라 있습니다. 사역에 지쳐 있습니다. 충분한 영적 공급을 받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역을 하다가 지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말입니다. 계신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내일 당장 나오십시오. 여기에서 함께 마음껏 말씀 읽고 기도하며 훈련합시다.” 그 말을 들은 제 마음에 이내 깊은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나의 실상을 대면하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의 권면은 나의 현실을 보았을 때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듯 했습니다. 나는 믿음으로 복음의 삶을 산다고 말하며 음란한 죄를 겨우겨우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여차하면 다시 넘어지는 나, 말씀과 기도의 자리가 큰 의무감이 되어 있는 나, 사람을 정죄하고 판단하며 상대하는 나, 즐거움보다 긴장감으로 섬기는 나…. 그러다 복음을 누리며 살 수 없는 나는 지친 것이 분명하고, 새로운 공급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레 부르심이 흔들렸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제가 지금까지 하나님을 마치 바로 왕을 섬기듯 두려움으로 섬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도망치듯 교회를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인들의 조언과 기도로 정신을 차려보니, 하나님은 내가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얽매이는 삶을 살도록 방치하는 분이 아니라 사랑과 기쁨으로 살게 하시는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를 혼미케했던 분은 이단으로 드러나 제가 다녀간 몇 주 후 교회에서 쫓겨났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너무나 부끄럽고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두려움을 내어쫓는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

주님은 이 일을 통해, 저에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과 사랑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또 죄 가운데 빠지면 어떡하지? 복음을 살아내지 못하면 어떡하지? 잘 못하면 어떡하지?’ 전전긍긍하며 두려움으로 떠는 저의 옛 생명이 십자가에서 죽었음을 믿고,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을 마음껏 사랑하면 되겠다는 진짜 결론이 났습니다.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3:18)

앞에 놓여 있는 모든 길을 두려움 없는 새 생명으로 사랑하는 주님과 계속 사랑하며 걷기를 소망합니다. [복음기도신문]

구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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