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호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우리 남편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반면 나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한다. 하루는 남편에게 아이들과 노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을 때 남편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내가 재밌으면 돼. 재밌으면 아이랑 뭘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냥 놀게 돼.”
방학을 틈타 나도 재미를 느끼며 아이와 공감도 하고 같이 놀아주고 싶었다. 남편과 아이가 타는 퀵보드가 재미있어 보였다. 나도 퀵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타보니 정말 재밌었다. 무언가를 도전해서 할 수 있다는 성취감도 있었다.
아이는 산책을 갈 때마다 퀵보드를 가지고 나섰다. 하지만 산책하는 길엔 내리막길이 길게 늘어서있어 걱정과 불안이 가득했다. 퀵보드를 타고 언덕을 내려가면 차가 오는 소리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길도 좁으니 다치진 않을까 걱정했다. 내가 잔소리를 해도 말을 안 듣는 아들 때문에 노심초사였다. 그런데 남편은 나와 달랐다. 내가 걱정을 하고 있으면 남편은 “내가 뛰어가서 차 오는지 볼게!”라며 아이를 도와줬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부끄럽게 오히려 내가 퀵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팔꿈치가 부러졌다. 그날도 아이는 산책하는 길에 퀵보드를 가지고 나섰다. 재밌어 보여 그날은 내가 타고 내려갔다. 언덕을 내리달리는 빠른 속도에 무서워하자 남편이 잡아 줬다. 평지에서만 타다가 언덕에서의 속도를 경험하니 너무 재밌었다.
첫 번째 언덕을 지나고 두 번째 언덕에서도 남편이 잡아 줄거라 생각했다. 두 번째 언덕을 내려가며 남편을 불렀다. 그런데 뛰어오는 소리가 안 들렸다! 덜컥 겁이 났다.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두려워 그만 뛰어내리다 넘어졌다. 달려온 남편에게 나는 연신 “왜 나를 안 잡아 줬어! 당신이 안 잡아 줘서 내가 이렇게 다친거야~!”라고 말했다.
그렇게 남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있을 때 주님이 내 생각을 바꿔주셨다. ‘남편이 나를 안 잡아 줘서 내가 다친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섭고 두려울 때 물에 빠졌던 베드로가 생각났다. 남편 때문이 아니라 내가 믿음이 없어서 다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남편은 내가 불렀을 때 뛰어오려고 했다. 믿음이 없어 그것을 못 기다리고 내가 뛰어내린 것이다. 신뢰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주님이 나에게 끝까지 신뢰하는 믿음을 가르쳐 주고 싶으셔서 이 상황을 허락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원망의 마음도 사라졌다. 주님의 허락하심으로 받으니까 마음이 평안했다. 수술을 해야 하고 불편한 생활에 여러 댓가지불이 있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무엇으로도 배울 수 없는 하나님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지식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시간이었다. 이 시간이 감사했다.
사고 후 만나는 사람마다 이 나이에 왜 퀵보드를 타서 다치느냐고 한 마디씩 했다. 그때마다 자신 있게 “주님이 하셨어요! 은혜가 커요.”라고 얘기했다. 내 안에는 지금 남들이 모르는 주님과 나만의 기쁨이 있다. 앞으로 더욱 하나님을 알아갈 시간이 기대가 된다. [복음기도신문]
손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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