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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 계시던 외할아버지, 마침내 주님을 만나고 소천하시다

일러스트=고은선

[213호 / 믿음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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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외할아버지 김영동 어르신(사진)께서 2019년 9월 28일 03시 25분경 향년 93세로 하늘나라에 먼저 부름 받으셨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연로하신 외할아버지는 치매와 왼쪽 반신 마비로 병원에 누워 계셨다. 가래 때문에 종종 석션(suction, 기도의 분비물을 흡입하는 것)을 하면서 기저귀를 차고 기력이 없으신 채 누워 계신 할아버지를 보니 마지막을 준비해 드려야 할 때라는 마음이 들었다.

1928년 10월 29일 경북 청송군에서 태어난 외할아버지는 일제식민지 시대부터 6·25전쟁, 한국 산업화의 격동기를 보낸 주역이셨다. 젊은 시절 대구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시고, 꽤 오래전 할머니와 사별한 이후 최근 10여 년은 고향으로 귀향, 홀로 거주하며 고혈압, 치매를 앓으시다 반신마비 상태에서 폐렴으로 별세하셨다. 정신이 온전하실 때가 짧으셨지만 안마를 해드리고 손도 잡아드리며 병상에서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읽어 드렸다.

짧은 여름휴가 기간 동안 병원과 집을 오가며 보인 나의 할아버지에 대한 전도에 대해 조롱 섞인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다 때로는 낙심되어 돌아오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주님은 믿음으로 다시 찾아뵐 마음을 주셨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긴 시간 깨어 경청하며 손자의 말을 잘 들어주셨고 마침내 예수님을 영접하셨다. 할아버지께 때를 따라 총체적인 복음의 진리를 들려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 주님께서 믿음의 고백을 받아 주셨다. 그렇게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휴가가 끝났을 때, 더는 병상을 지키지 못했지만 주님께서 할아버지와 함께 해주실 것을 의지했다. 그리고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9월 28일 새벽, 하늘나라로 먼저 부름을 받으셨다.

겸손히 죄인 됨을 고백하신 할아버지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겸손히 자신의 죄인 됨을 자백하며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셨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시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시며 아멘을 계속 외쳐주셨던 어린아이 같은 기도를 잊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뵈러 원주로 가는 내게 아들 주안(5)이는 할아버지가 안 돌아가시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빠가 도착할 때까지 오늘은 안 돌아가시게 기도했구나?” “아닌데.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계속 안 돌아가시게 기도한 건데?”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주님은 흔들리는 내 마음에 그렇게 들려주셨고, 영원한 약속을 붙들게 하셨다.

복음을 영화롭게 하는 삶

마지막 뵙던 날 저녁, 할아버지께 마음껏 사랑한다 고백해 드렸다. 하나님은 할아버지를 더욱 많이 사랑하시니 “아버지!”라고 예수님을 부르며 의지하시라는 내 말에 소리 내어 답해 주셨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아쉽고 죄송한 시간들도 스쳐가고 마지막으로 곁을 더 지켰더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할아버지가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심을 기뻐할 수 있었다. 남겨진 우리의 삶도 더욱 복음을 영화롭게 하는 삶으로 주님이 이끄실 것을 소망한다. 함께 기도하며 믿음으로 주님의 영광을 보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모든 시간 주님이 하셨음을 고백한다. [복음기도신문]

권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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