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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교는 하나님의 사람을 양육하는 것입니다”

소금과빛국제학교 교장 박경희·김현태 선교사 부부 (ⓒ복음기도신문)

[211호 / 인터뷰]

캄보디아에서 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가 있다. 프놈펜에 있는 소금과빛국제학교(이하 소빛학교)이다. 흥미롭게도 이곳은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한인 자녀를 위한 학교가 아니다. 캄보디아 현지인 목회자와 성도들의 자녀인 캄보디아 청소년들을 한국어로 교육하고 있는 곳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재학중인 이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인 박경희 선교사와 부인 김현태 선교사를 만나, 이 학교를 이끄신 주님의 손길을 청취했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10여 년 전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 한 친구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이 운영하는 학사(學舍) 출신의 학생이 대학교에서 전체수석으로 졸업했는데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로밖에 갈 곳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일할 수 있는 자리도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이 나라 다음세대가 캄보디아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면 외국의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은 그런 의미에서 이곳 사람들의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또 이들의 한국어 공부에 대한 열망도 큽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가르쳐, 한국으로 유학갈 수 있는 학생을 길러내야겠다고 생각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실제로 소빛학교에서 만난 학생들 얼굴은 캄보디아 현지인인데, 대화를 해보면 한국 청소년들 같다. 특히 졸업을 앞둔 고학년 학생들은 완벽한 한국어 구사능력에 글씨 또한 반듯하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어로 수업하는 학교를 꿈꾸다

– 졸업생들이 대부분 한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네. 현재까지 4기 졸업생이 배출됐는데, 24명 모두 한국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중입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비전을 품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한국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학업과 함께 부족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아주 씩씩하게 잘 견디고 있더군요.”

– 한국에서 돌아온 학생들이 있나요?

“아직 대학 졸업생이 없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아이들도 있고, 앞으로 다양한 사례가 나오겠죠. 학생들 중에는 앞으로 캄보디아에 돌아와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거나 경찰을 희망하며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있고 다양한 꿈을 꾸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앞으로 이들이 이곳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도 기도하며 준비 중에 있습니다.”

– 학생들에 대한 신앙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 얘기에 앞서 지난 이야기를 먼저 소개해야 되겠네요. 저희 부부에게 이 학교는 선교지에서 설립한 두 번째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볼리비아에서 학교 사역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있다가 1997년에 선교사로 파송 받아 간 곳에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통해 믿음의 사람을 배출해내고 싶었어요. 그곳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도입했는데, 학생들이 잘 따라줬죠. 졸업생이 그곳에서 일류대학으로 손꼽히는 상시몬대학 등에 입학하면서 학교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섬기는 학교와 교회가 해발 2000미터, 4000미터에 있었는데 건강에 적신호가 왔습니다. 고산병에 걸린 것이죠. 안식년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무렵 하나님이 이런 질문을 마음속에서 일어나게 했습니다. ‘너는 학생들을 하나님의 사람들로 키웠니?’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을 배출한 것은 맞지만 믿음의 사람을 양육했다고 말할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볼리비아 사역을 이양하고, 새로운 사역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고산병으로 선교지를 떠난 이후 갖게된 질문

–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곳에 오시게 됐군요.

“학생들을 이 나라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양육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10년 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을 입학생으로 받아 1년 정도 한국어를 가르쳐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규 교과목 외에도 영성훈련과 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기르는데 초점을 두고 기숙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있나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일반 교과과정과 함께 성경공부와 노작(勞作)활동, 즉 근로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자립심을 기르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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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과빛국제학교 전경 (ⓒ복음기도신문)

– 학생들은 어떻게 선발하나요?

“목회자 자녀들을 주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캄보디아 기독교 교단을 통해 학생 추천을 요청하지만, 주로 재학생들의 추천으로 신입생이 들어옵니다. 이 학교를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을 통해 소개받은 부모들이 학생들을 보내, 이 학교 교육목표와 교육방법에 대해 이해함을 갖고 와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한 해에 열 명 넘게 선발합니다. 그러나 기숙학교를 처음 경험하는 학생들이어서 어려움도 있어요. 탈락하는 학생이 절반 가까이 될 정도로 쉽지 않아요. 하지만 상급생들이 잘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죠.”

–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고 수업 참여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영어와 한국어라는 2개 언어를 더 배워야 해요. 쉽지 않죠. 그래도 곧잘 따라와요. 학습의 어려움보다 기숙학교의 특성상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죠. 학생들 입장에서는 외국인과 함께 사는 건데, 서로 가치관도 다르고 어려움도 있죠. 그러나 이곳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떠난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왔기에 지금 한국 유학생활을 견딜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해요.”

현재 이 학교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다. 대신,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작업 활동에 참여토록 해 자신이 노동을 통해 수업료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단순히 공짜로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며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아내인 김현태 선교사에게 이 학교를 섬기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다.

– 지금까지 오면서 많은 고비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억나는 사건들이 있으신지요?

“지금까지 몇 차례 이사를 했어요. 처음에는 침수지역이어서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 이후 몇 차례 이사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았어요. 그래서 하나님을 갈구할 수밖에 없어요.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죠.

초기에 저희 재정을 80%까지 후원해주는 교회가 있었는데, 갑자기 후원이 중단됐어요. 어려운 시기였죠. 그러나 놀랍게도 주님이 새로운 후원교회를 연결해 주셨고 지금도 그런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학교가 진행되고 있어요.

외형적인 어려움을 통해 제가 한없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것은 아프지만 감사한 일이죠.”

–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지금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에서 동일한 형태의 학교를 시작하자는 요청이 있어요. 그러나 이 교육선교에 함께 하는 동역자가 적어서 어려움이 있어요. 현재 6가정과 단기 사역으로 섬기는 선교사들이 헌신하고 있는데, 숫자로는 절대 부족이죠. 더 많은 사역자가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또 앞으로 다양한 비전을 갖고 있는데 오직 주님 뜻대로 순종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박경희·김현태 선교사는 몇 년 전 함께 믿음으로 다음세대를 양육하기 위해서 순종하는 교육선교사들을 여러 나라에서 만났다. 환경과 여건이 다르지만, 믿음의 세대를 길러내고 싶은 열망은 동일한 선교사들이 매년 만나, 각자의 커리큘럼과 교육방법 등을 나누고 있다. 올해는 캄보디아에서 이들 교육선교사들이 모여, 제4회 교육선교사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교제하며, 믿음의 세대를 세우는 방법을 나눴다.

“캄보디아를 하나님의 뜻으로 섬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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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자매(한양대 3년) (ⓒ복음기도신문)

캄보디아 중부에 위치한 깜뽕톰에서 학교 교사를 하던 부모님의 권유로 12살에 소금과빛국제학교(소빛학교)에 입학했던 니까 자매. 6년간 이 학교를 다니다 한국어능력시험 6급에 합격한 뒤, 2017년에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현재 3학년에 재학중이다.

유학생이긴 하지만, 선교사란 심정으로 오게 됐다는 니까 자매의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봤다.

“지하철을 타보면 사람들이 참 쌩하게 느껴져요. 행복한 느낌은 찾기 어렵고 경쟁에 많이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게 돼요. 이런 모습을 보면 한국이 선교지같다는 생각을 갖게 돼요.”

–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고2 때, 태국에서 열린 과학컨퍼런스에 참여했다가 환경 부스를 재미있게 봤던 게 계기가 되어 환경을 전공으로 하게 됐어요. 대학원에 진학해 더 공부하고 고국에 돌아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요.”

– 한국의 학교 생활에서 어려움도 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입학하기 전 차별이나 무시 받을까 염려를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좋은 친구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감사하게도 입학한 첫날 크리스천 친구를 만난 이후, 현재는 함께 묵상하며 기도하고 있어요. 또 소빛학교에서 어렵게 보냈던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지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한국어를 1년 배우고 통역을 하게 됐어요. 어려워 울기도 했지만 순종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 그리스도인으로 어떤 목표가 있나요?

“먼저 캄보디아를 하나님의 뜻으로 섬기고 싶어요.”

– 소빛학교를 모르는 분에게 짧게 학교를 소개한다면?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학교죠. 학교에서는 눈뜰 때부터 잘 때까지 함께 살면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선생님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그 감사함은 몇 시간을 말해도 부족하죠. 선생님들은 우리를 위해 정말 많은 희생을 하고 계세요.”

이곳을 졸업한 감사와 은혜를 아는 반듯한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사막의 식물들을 자라게 하는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로 성장해 이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하는 통로로 서기를 기도한다. [복음기도신문]

프놈펜=복음기도신문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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