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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선교사, 2년의 단기선교 이후 장기선교사로 헌신

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 정예병 선교보고대회… 4명 장기선교사로 재 파송

“단기선교사로 2년간 선교 현장에서 지낸 저의 ‘용감한 정예병의 시간은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10대 청소년 가운데 선교사를 꿈꾸며 입학해 졸업과 동시에 선교현장으로 파송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선교사를 양성해온 헤브론원형학교 졸업생의 말이다.

2013년에 설립돼 다음세대 선교사를 양성해온 이 학교는 졸업과 함께 2년간 선교현장의 선교사에게 위탁되어 ‘용감한 정예병’(이하 용정)이란 이름의 단기선교사로 선교 현장을 섬기도록 하고 있다.

이제 20대 초반인데 너무 이르지 않을까? 뭘 좀 갖춰 나가야지 너무 어린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변의 우려와 염려스러운 시선에도 불구, 이 학교 졸업생은 올해로 4기를 배출하며 졸업생 대부분이 장기선교사로 헌신, 믿음의 세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초 서산 헤브론원형학교에서 열린 ‘용감한 정예병’ 선교보고대회는 이 같은 우려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저는 지난 2년간 생활방식, 습관, 성격, 익숙함, 관계, 언어 등등 모든 것에 대한 죽음이 선포되고 그 안에서 나의 유일한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완전한 자기 절망을 경험한 깊이 있는 고백들이 이어지며, 참석한 가족과 지인들, 파송교회 관계자 200여명은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하며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차세대 선교자원을 양육하라

8명의 3기 졸업생들은 원형학교를 졸업한 이후 2년 동안 I국, L국, T국에서 단기 선교사로서 지내왔다. 이들은 현지 대학에 입학해 믿음으로 공부할 뿐 아니라 캠퍼스 선교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그 땅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허락되는 만큼 복음을 전했다.

선교사로의 첫발을 내디딘 이들은 하루 종일 기도만 하고 살겠다든지 좋은 관계, 성숙해지는 영성 등을 기대하고 출발한다. 그러나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의 상황을 통해 주님은 그들을 무너뜨리기도 하신다.

한 형제 선교사는 먼저 자신에 대한 절망을 경험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 어떤 것도 내가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 마음이 어려웠지만 주님께로는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주님을 원망하면서 쾌락을 나의 피난처로 삼고 음란과 미디어에 나를 내주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 이것은 부르심을 저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나의 반역성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붙들었던 ‘하나님의 부르심을 저버리지 않는 나’라는 ‘자기 의’가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복음을 이론적으로 배웠지만, 알고 있다고 그렇게 살 수 없음을 형제는 절감했다. 그는 말했다.

“내가 이런 놈이구나. 완전한 절망에 놓인 순간 왜 하나님이 죄의 근원인 나를 열방의 근원이라 칭하셨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주님은 부르신 자리에 끝까지 서 있는 사람이 열방의 근원이라며 그 자리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때 알았다. 주님이 그 자리에 함께 계셨다는 사실을. 이것이 바로 내가 열방의 근원이라는 유일한 근거였다. 열방의 근원이신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

선교지에 도착한 이들은 때로는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다른 형제 선교사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실력으로 영문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다가 진지하게 방언을 구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캠퍼스 선교사로 현장을 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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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지 현장에서 배운 찬양으로 율동을 하는 두 용감한 정예병의 모습

“캠퍼스 선교사로 친구들을 만나 사귀고 교제하며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무언가를 나누는 건 둘째 치고 평소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이 갑갑하고 싫었다. 결국 난 공부도 안되고 영성도 안되고 선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나를 왜 불러주셨냐?’는 질문에 ‘사랑해서’라는 대답으로 주님은 나를 일으켜주셨다. 그리고 순종을 통해 부족하지만 주님이 하시는 일들을 경험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내 마음까지 나누게 되었다”

한편 어려움을 만날 때 선교지 현장에서 용정을 돌보고 함께 동역하는 가디언(Guardian) 선교사들의 기도와 사랑이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가디언 선교사들은 이들과 함께 예배, 생활, 사역 등을 조언하며 초보 선교사의 멘토 역할을 감당한다.

한번 어려움을 겪고 나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스스로가 훨씬 연약하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느 땐 이 학교의 캐치 프레이즈 중 하나인 ‘순종의 전문가’라고 불리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선교 보고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조차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다. 다시 말씀과 기도로 존재적 행복을 찾아간다. L국에서 1년 동안 어려운 시간을 지내다 2년째가 되었을 때 주님이 저를 바짝 엎드러지게 하셨다고 한 자매 선교사는 말한다.

“L국으로 돌아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예배시간과 개인기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함께 하던 지체가 떠나고 혼자 팀을 이루어 그 자리에 남아야하는 것은 큰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더욱 주님을 간절히 찾았다. 어느덧 예배가 회복되고 기도가 삶에서 지속되자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환경에 적응하자 이번에는 자신의 성격적 특성이 믿음의 삶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 의견을 말하고, 생각을 나누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안 깊은 곳까지 탈탈 털듯 모든 이야기를 쏟아내는 시간을 주님이 허락해주셨다. 순간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사람이 함께하는 것은 이런 거구나!’ 깨닫게 되었다. 지금의 룸메이트가 나를 표현할 때 ‘생기 하나 없이 축 처져서 머리 위에 비 오기 직전의 먹구름을 하나 얹고 살았던 시절’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주님이 생기 있고 힘 있게 살아가게 하신다”

선교지 전방에서 이런 치열한 믿음의 싸움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이들의 아론과 훌이 되어 기도하는 파송교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8명의 용정을 위해 중보하며 섬겨온 파송교회는 모두 13개다. 이 교회들은 매월 선교사들의 기도편지를 받아들고 선교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함께 공감하며 기도할 뿐 아니라 필요한 재정도 함께 감당한다. 그러나 파송교회 중에는 성도 수가 몇 명밖에 없는 교회도 여럿 있다. 이들에게는 사도행전의 초대교회처럼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하나님 나라의 부요함을 실제 경험하는 시간이 됐다. 그래서 이날 원형학교는 용정들을 섬긴 파송교회와 가디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를 받은 한 교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후원했던 선교사가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이번 과정을 마치고 다시 장기 선교사로 나아가기로 결정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가디언 선교사와 파송교회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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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의 삶을 축복하며 기도하는 파송교회와 가족들의 모습

용정 선교사 파송본부에 따르면, 이번 수료생 중 4명은 열방을 섬기는 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일부는 입대를 준비하거나 또 다른 신앙훈련과 기독학교의 교사 등 또 다른 선교적 삶을 선택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게 된다.

그중 T국으로 파송 받은 한 형제 선교사는 “지난 2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무엇보다 주님이 선교에 대한 확신을 주셨다”고 고백했다.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기에 주님께 내 삶을 바치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의 일을 나 같은 사람에게 맡겨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이 땅을 뒤엎으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팎으로 어려움이 밀려왔다. 내부적으로는 관계의 어려움, 외부적으로는 아프신 어머니와 선교지에서 박해를 받는 형의 소식과 육체적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어려웠다.

그러나 주님은 오히려 이때 나를 말씀으로 견고히 세우셨다. 더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한 번도 선교하는 것에 있어 후회는 없었다. 주님의 확실한 부르심이었고 선교하는 것이 너무 기뻤다. 나는 한 가지 꿈이 생겼다. 내 일평생 주님의 사역을 감당하다 주님 만나는 것이다. 현지인들을 사랑하게 됐다. 그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이 있다. 선교의 대상인 동시에 선교의 동역자로 T국이 좋아졌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주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장기 선교사의 걸음을 시작한다”

2년 동안 이들을 섬겨온 선교사 파송본부 한 관계자는 “선교사로의 믿음의 걸음을 걷고 있는 제자들이 자랑스러웠고, 지금은 미약해 보이지만 이들을 통해 이루어 가실 하나님 나라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송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5개국에 13명의 정예병이 열방을 섬기기 위해 2월 중으로 모두 출국한다.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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