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호 /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저에겐 5년을 교제해 온 형제가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만나 함께한 시간도 길다보니 주위에서도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을 물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형제의 신앙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제 신앙 역시 흔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형제가 주일 예배에 한두 번 빠지더니 급기야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반 협박으로 “이런 식으로 교회 생활하면 결혼 안할거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형제가 “너는 내가 결혼을 목적으로 예배 나왔으면 좋겠냐?”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화도 났지만 그 말이 제게 충격이 되어 제 진짜 마음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형제가 믿음으로 서는 것보다 그저 교회 생활을 잘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만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저의 예배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회 반주자로 섬기면서 매주 연습도, 예배도 빠지지 않고 섬겼습니다. 기쁘게 섬길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불만도 함께 자라는 걸 느꼈습니다. 열심히 섬기기는 하지만 정작 제 안에 진리가 없었습니다. 제 모습이 이런데도 형제에게만 진정한 예배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니 주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올해 초 약속의 말씀으로 스바냐 2장 3절 말씀을 받았습니다. “여호와의 규례를 지키는 세상의 모든 겸손한 자들아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며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 너희가 혹시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얻으리라” 처음에는 이 말씀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난 여전히 연약한데 혹시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받지 못할까봐… 그러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왜 내게 이 말씀을 주셨을까. 1년을 되돌아보니 주님이 이 말씀을 신실하게 이루어주셨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내면에 진리가 없음을 발견하고 회개
형제의 신앙의 방황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으며 주님은 저를 기도하는 자리로 이끄셨습니다. 영적으로 게을렀던 저를 그렇게 읽기 싫어하고 귀찮아하던 말씀 앞으로도 불러주셨습니다. 여러 번의 고비도 있었지만 다시 붙잡고 읽게 하시고 말씀으로 교제하게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님의 마음이 느껴지고 아팠습니다. 먼저 찾아야 할 것이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며, 주님이 주신 말씀을 지켜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목이 곧은 나를 주님의 자녀로 다시 세우시기 위해 이렇게 부르신다는 사실, 어두워진 나의 영을 다시 주님의 눈물과 피로 깨끗하게 하신다는 생각에 죄송하면서도 감사했습니다. 주님께 원망뿐이었던 저에게 말씀을 궁금하게 하시고, 그 말씀을 이해시키시고, 삶으로 살아가게 도우시고, 무엇보다 주님의 때와 방법을 구하며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내가 먼저 주님과 연합해야 하며 주님과의 1:1 교제 속에 믿음이 자라나야함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더불어 형제를 향한 마음과 기도제목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믿음보다 교회 생활을 잘하는 형제의 모습을 구했던 기도를 정말 주님의 구원을 바라는 믿음으로 나아가고 주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해달라는 기도로 바꿔 주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집 센 죄인입니다. 저의 입맛에 맞게, 저의 방법에 맞게 모든 상황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어려운 상황이 오지 않아 말씀을 보지 않고 열심히만 살고 있었더라면 저는 아마 기도도 주님과의 1:1 교제도 꿈꾸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시간에 주님의 방법대로 앞으로 저의 삶을 이끄실 것을 기대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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