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on color=”” size=”” type=”square” target=”” link=””]186호 / 믿음의 삶[/button]
신앙공동체훈련학교의 섬김이로의 부르심은 정말 쉽지 않은 걸음이었다. 1년간 복음으로 훈련을 받으면서 거의 바닥난 재정 상태, 가족들의 반대와 주변 사람들의 만류 등.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들로 인해 나는 세상으로 당장 뛰쳐나가야 할 것 같았다.
20년 넘게 밤낮 한 번도 쉬지 않으시고 일만 하시는 아빠는 내가 아홉 살 때부터 나와 남동생을 홀로 키우셨다. 능력도 없고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내겐 늘 자랑스러운 아빠는 여전히 하나님을 부정하며 제사를 지내신다. 매주 찾아가 아빠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구원을 위해서라면 내 생명까지 대신하고 싶은 사랑하는 동생은, 사업의 실패로 빚이 쌓여 삶의 무게에 짓눌려 죽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은 나와 함께 살았을 때를 회상했다. 밤새 복음을 나누다 한숨도 못 잔채로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가도, 아무리 힘겨워도 죽음을 생각한 적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훈련을 받는다며 혼자 그렇게 가면 남겨진 가족과 빚은 어떻게 하느냐는 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확실한데 ‘꼭 지금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마음이 요동쳤다. 그때 주님이 잠잠히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지수야, 너는 나를 진정으로 신뢰하니? 어떤 상황이든 나를 믿고 따라와 줄 수 있겠니? 내가 너의 선한 목자다” 지금까지 인도해 오신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셨다.
복음을 알고 난 후, 가진 모든 것을 무작정 드리고 싶어 헌금을 다 하고 온 날, 주님은 친척을 통해 두 배로 재정을 주셨다. 일을 하면서 찬양이 듣고 싶을 때 라디오에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찬양이 나왔다. 몇백만 원의 아웃리치 재정을 사람에게 구하지 않고 하나님 방법대로 채워주시기도 했다. 다 기록하지도 못할 만큼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 수많은 시간들이 떠올랐다.
내가 내 가족을 살리고 싶은 마음보다 하나님이 더욱 그러하시다는 마음을 주셨다. 동생의 구원을 위해 내 생명을 드리고 싶다고 고백했지만 주님은 먼저 나를 살리시려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사랑을 바라보게 하셨다. 부르심에 순종하기까지 결단의 연속이었고, 순간순간마다 하나님께 초점을 집중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마지막까지 우물쭈물하던 내게 하나님은 은혜 받은 자의 합당한 태도와 절대적인 믿음을 붙들게 하셨다. 가까스로 훈련학교에 가는 버스에 몸을 실은 내게 주님은 “잘했어, 지수야!”라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듯 했다.
그곳에서 나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위해 밥을 짓는 섬김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나 여러 직임과 겹치면서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함께 하는 지체보다 내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고, 내가 어떤 일을 맡아서 하는 지도 모른 채 오해하는 지체의 모습에 괜히 서운해지려 했다. 그런 내게 주님은 지금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 감사했다. 모든 상황 속에서 내 생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은지 배우게 되었다. 이후 물 한 잔을 갖다 주는 섬김에도 마음을 담았다. 밥을 차릴 때도 예수님이 드실 밥상을 준비하듯 마음을 쏟았다. 몸이 지치고 피곤할수록 찬양 한 곡이, 말씀 한 구절이 꿀송이처럼 달았다.
모든 것에서 벌레만도 못한 내게 창조주 하나님이 주목하시고,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신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내 형편은 조금도 나아지거나 달라지지 않았다. 몇 개월 후 어쩌면 똑같은 상황일지 모르지만, 나의 모든 형편을 다 아시는 주님이면 충분하다. 주님의 때에 가장 선하신 방법으로 인도하실 것을 신뢰한다. [복음기도신문]
홍지수(복음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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