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호 / 믿음의 삶]
아웃리치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가 생각하는 선교에 대한 큰 틀을 깨주셨다. 쉽게 순종할 만한 상황과 환경을 가진 사람은 누구도 없었음을 보게 되었다. 한 걸음도 떼기 어려운 순간에도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걸었던 믿음의 증인들을 선교 현장에서 보았다.
나는 좀 더 나이스하게 선교를 하고 싶었다. 내가 잘 하는 것들로, 우여 곡절 없이 모든 것들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선교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이 나의 약한데서 온전하여 진다는 말씀과 약한 것을 자랑 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해 능욕, 박해, 곤고를 기뻐한다(고후 12:9~10)던 바울의 고백을 약속의 말씀으로 주셨다. 나의 약함 때문에 겪을 어려움과 시행착오들을 두려워하고 있던 마음을 아신 주님이 약속하신 것이었다.
아프리카의 가나로 가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될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비자발급을 위한 재정, 황열병 주사, 긴 휴가가 허락되지 않는 직장의 상황 등을 통해 나로서는 무엇 하나도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드러내셨다.
잘하는 선교 아닌 주님만을 붙드는 선교
훈련학교도 가지 않은 채, 집에서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듣게 된 설교에서 “광야에서 인도하신 하나님이 너의 하나님이냐?”라는 질문이 들렸다.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어려웠던 심경을 팀장님께 나누고 아웃리치를 가기로 결정했다.
어렸을 적, 나는 교회 다니는 친구들에게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너 자신을 믿어라.”라고 말할 만큼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이런 나를 하나님은 강권적으로 만나 주셨고, 주님을 따르게 하셨다. 분명한 선교사로의 부르심이 있음에도 대학 졸업 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순종을 계속 유보했다.
그렇게 도착한 가나에서도 아직 나를 드리기 주저하는 모습에 대해 주님은 예배 시간에 계속 말씀하셨다. 가나안 땅의 모든 족속을 다 쳐서 멸하지 않고 남겨놓은 이스라엘의 모습이 ‘나’라고 하셨다. 주님은 내 마음 전부를 요구하셨다.
좋지 못한 물 사정, 더운 날씨, 말라리아의 위험, 예기치 못한 자동차 고장, 가끔씩 정전되는 상황. “이런 환경 속에서도 너 나를 따를 수 있겠니?”라고 하나님은 물으셨다. 나의 대답은 주저 않고 “아멘”이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순종의 자리에 있기만 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나를 압도하셨다. 눈에 보이는 대단한 결과가 아니어도 부르신 곳에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전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아웃리치는 끝났지만 앞으로의 삶의 아웃리치도 주님이 하실 것이다. 때론 주저하는 나의 모습에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선교하시는 하나님이 나를 선교하셨던 것처럼 변함없이 열방 곳곳에서 선교하실 것을 믿는 믿음으로 나를 드리겠다. 주님이 하셨다! [복음기도신문]
하규현 형제(평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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