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끝없는 사막을 통해 삭막한 내 마음을 보게 됐다”

일러스트= 박남희

[181호 / 믿음의 삶]

청년기의 뜨거웠던 영혼 구원의 열정을 잊고, 결혼 후 가족부양에 집중하면서 언제부턴가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에 대한 감격이 사라졌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전혀 상관없이 가면을 쓴 채, 무늬만 그리스도인으로 철저하게 살아왔다.

때로 마음을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도 해보고 헌신도 해봤지만 깊고 견고한 ‘나’라는 진은 무너지지 않았다. 교회에서 여러 훈련을 받으면서 조금씩 회복되어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주님께 나의 가장 소중한 1%를 뺀 나머지 99%만 드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오랜 시간 동안 지쳐서 숨이 간당간당 할 때, 어머니로부터 선교훈련에 다닐 것을 권유 받았다. 순간 갈망이 일어났다. 어디서부터 주님과 끊어졌는지 찾고 싶었다. 즉시 원서를 접수하고 면접을 보고 기다림 끝에 약 5개월간의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마지막 과정인 아웃리치를 위해 어렵게 휴가를 신청하고 팀 모임에 나갔다. 주위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볼 것이다’라는 기대 반, ‘사실 힘들 것이다’라는 격려 반의 말씀을 해주셨다. 그러나 걱정보다는 설레는 마음이었다.

“우 집사! 하나님 앞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드러내야 해.”라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어려움이 느껴질 때마다 함께 하는 지체들은 주님이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퍼즐처럼 여겨졌고, 사랑스럽고 보배롭게 느껴졌다.

“주여 귀를 기울이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귀를 기울이시고 행하소서 지체하지 마옵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주 자신을 위하여 하시옵소서”(단 9:19) 약속의 말씀을 받았지만 이 말씀이 어떻게 성취될지 궁금했다.

아웃리치를 떠났다.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시내로 들어가니 전쟁을 치르고 난 도시의 느낌이었다. 경적소리, 메카를 향한 이슬람신자들의 예배가 진행될 때 나오는 5번의 아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라고하는 이곳은 이제 우상숭배밖에 남지 않은듯 했다. 그 모습에 나는 겸손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테러의 위협으로 일정에는 없었던 홍해를 가게 되었다. 고속도로 주위는 끝없는 사막이 펼쳐지고 있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개천 하나 볼 수 없는 땅에는 검문소마다 군경들이 총을 들고 서 있었다. 하나님 경외함을 배우기 위해 40년 동안 광야를 돌고 돌 수밖에 없었던 이스라엘.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아내를 사랑할 수 없던 삭막한 마음, 이웃을 사랑할 수 없는 흩날리던 모래바람과 같았던 마음, 율법주의자로 주변에 상처만 주던 돌산과도 같았던 나. 주님 만나기 전에는 나는 이런 사막과 같지 않았던가?

“선교의 시작은 존재와 사명이 변하는 것이다”

이집트 영혼을 향해 아파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여호와께서 애굽을 치실지라도 치시고는 고치실 것이므로 그들이 여호와께로 돌아올 것이라 여호와께서 그들의 간구함을 들으시고 그들을 고쳐주시리라”(사 19:22) 이 말씀을 붙잡고 중보기도를 계속 올려드렸다.

언제 어디서 폭발물을 가슴에 안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순교할 각오를 하며 예배드리는 교회들을 생각하며 아랍 복음화에 이집트가 통로 되도록 기도할 마음을 주셨다.

그리고 주님은 그곳에서 나에게 말씀이 실제가 되는 은혜를 주셨다. 나의 높은 기준으로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상처가 생겼다. 하나님 아버지가 나를 ‘이처럼’ 사랑하신 십자가 사건의 의미가 새삼 다가왔다. 그 사랑처럼 매순간 사랑하기를 결정했다. 비로소 참고 견디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내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나에게 영원한 복음이 되었다. 선교의 시작은 존재가 변하고 사명이 변하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이 되는 그 날에 내가 구경꾼이 아니라 주인공 되도록 하신 것을 감사드린다. [복음기도신문]

우석 집사(부천만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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