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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에서 시작된 의료선교, 안력산병원으로 뿌리 내려

▶ 1916년 건축된 안력산병원 초기모습(출처: agoranews.kr 캡처)

[button color=”” size=”” type=”square” target=”” link=””]178호 / 기획[/button]

조선선교열전 (16) – 전라남도 편

종교개혁 500주년을 넘긴 2018년, 한국의 기독교 역사는 133주년을 맞았다. 구한말부터 본격화된 개신교 선교 역사는 문화, 교육, 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한반도의 근대화와 함께 진행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선교역사를 통해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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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6년 건축된 안력산병원 초기모습(출처: agoranews.kr 캡처)

티몬스와 존 A. 알렉산더 선교사

순천에서의 의료사역은 티몬스(H.L. Timmons, 김로라) 의사와 그리어(A.L. Greer) 간호사가 3평이 채 안 되는 임시 오두막에서 시작했다. 이질에 감염된 코잇 선교사 가족의 치료가 계기가 되었다. 조금씩 환자가 늘어나자 이듬해 14평 정도의 진료소(순천병원)를 새로 지어 옮겼지만, 환자들을 치료하기에 협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작은 장소에서 티몬스 선교사는 온갖 수술을 다 했다. 수술이 끝난 사람들은 마루에 눕혀 놓았는데, 진료소에 오는 환자들은 그들을 건너뛰어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첫 7개월 동안 67명이 수술을 받았고, 3814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후 1916년 순천읍성 언덕에 안력산(알렉산더)병원이 완성되었다. 입원실 35개를 갖춘 이 병원은 당시 서울의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서양식 종합병원이었다.

안력산의 원래 명칭인 ‘알렉산더’는 군산 구암병원에서 의사로 활동했던 의료 선교사 ‘존 A. 알렉산더’의 이름에서 붙여졌다. 그는 1902년 12월 갓 스물일곱을 넘긴 나이에 한국에 왔다. 프린스턴과 콜롬비아 의대를 나온 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켄터키 대부호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열정을 쏟아내기도 전에 그는 부친상 소식을 듣는다. 한국에 온 지 두 달 만이었다. 그에게는 집안의 가업과 산업에 대한 막중한 책임이 뒤따랐다. 그러나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또 다른 의미의 선교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과 지속적으로 교제하며 순천 안력산병원뿐 아니라 군산 구암병원 신축 지원, 순천 선교 부지 구입, 목포와 원근 각처에 학교를 설립하고 건축비용을 지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기념비적인 사역은 사람을 세운 것이었다.

알렉산더가 세운 사람, 오긍선

당시 배재학당을 졸업한 오긍선은 군산의 불(부위렴) 선교사와 알렉산더 선교사의 한국어 선생이었다. 알렉산더 선교사는 미국으로 귀국하는 배에 청년 오긍선을 태웠다. 그리고 켄터키 루이빌로 데려가 의과 대학을 마칠 때까지 지원했다. 이것은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동기가 아니었다.

오긍선은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과 가난한 이웃에 대한 긍휼이 깊은 사람이었고, 그의 인격을 익히 알고 있는 알렉산더 선교사에게 한국에 대한 진지한 마음을 더하게 하는 통로였다. 그는 이 젊은 청년을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고, 자신의 작은 도움으로 한국 땅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다.

오긍선은 믿음의 든든한 지원 아래 루이빌의과대학 대학원으로 진학해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내과와 피부과의 선구자로, 서재필에 이은 한국인 의학박사 2호이자, 최초의 한국인 의료선교사이기도 했다. 그는 1907년 10월 미국 남장로회 선교부로부터 한국파견 선교사 자격을 얻어 1908년 초 귀국해 군산 야소병원과 구암교회 예배당을 설립했고, 교육선교사업에도 관심을 쏟아 군산에 안락학교와 영명학교를 세웠다.

무상환자 62%, 끊임없는 돌봄과 희생

수간호사 그리어 선교사는 전심을 다해 안력산병원과 환자를 섬겼다. 1927년 미국 장로교 회보에는 이런 글이 실렸다. “간호사 그리어 양이 한국의 간호사들과 소년들을 훈련시켜 깨끗한 병원으로써의 자부심을 갖추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치료 중인 환자들의 면모는 이랬습니다… 5세 아이의 방광 결석, 무릎 관절 결핵, 척추 결핵, 폐농양으로 1쿼터 반의 고름 제거, 한약 오용으로 인한 다리 절단, 얼굴 암, 조산으로 인한 합병증…. 환자들 가운데 62%는 무료로 치료받는 절대적 자선 환자였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즐기며 사랑으로 섬기는 의사 로저스(티몬스와 윌슨 선교사에 이어 안력산병원에 부임)에게 이 병원의 성공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은 1916년부터 1941년까지 운영됐는데, 일제의 강제추방령으로 미국 선교사들이 떠나고 남은 건물은 매산학교 건물로 사용되다 1991년 화재로 소실돼 부속격리병동만 남았다. 2018년 1월, 이 격리병동이 102년 만에 지역주민을 위한 의료문화센터로 복원돼 재개관됐다. 복원된 안력산의료문화센터는 순천을 비롯한 호남, 대한민국의 의료역사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의료봉사실, 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계속>[복음기도신문]

참고문헌: <한국선교이야기>(조지 톰슨 브라운 지음, 도서출판 동연, 2010)/ www.agoranews.kr 순천광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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