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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이 땅에 선포된 아들의 복음”

마틴 로이드 존스 저 | 이재기 역 | 기독교문서선교회 | 2011 | 238 P

‘위기’라는 단어는 세상 뉴스에서도 빈번하게 들리는 말이다. 경제, 정치, 문화,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위기라는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어느새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중보자로서 열방의 상황에 절망감을 느껴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 나 자신과 열방을 일치시키며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다가도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위기와 절망감은 뒤로 밀려나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약간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여기는 착각이 슬그머니 마음에 자리를 잡게 된다.

마틴 로이드 존스의 ‘진노 아래 놓인 민족’은 이사야서 5장의 강해서이다. 그는 진정한 위기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묻고 이스라엘에 대해, 나에 대해 아무런 소망이 없다는 하나님의 판결을 선고한다.

이 책은 먼저 이사야서 5장 1절부터 7절까지의 내용으로 큰 그림을 그려간다. 포도원에 대해 노래하시는 하나님이 그 포도원을 어떻게 가꾸셨는지, 처음 포도원의 상태는 얼마나 완전한 환경이었는지 나타난다. 그때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기쁨의 교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인간의 근본이 잘못되기 시작한다.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고 열매 맺기를 바라셨으나 돌아온 것은 반역과 죄악으로 인한 들포도 뿐이었다. “내가 무엇을 더할 것이 있었으랴”(사 5:4) 완전한 복음을 주신 하나님의 친절과 자비와 불쌍히 여기심을 살펴볼 때 변명할 여지없이 이제 남은 것은 심판밖에 없다. 이후 이 메시지가 어떻게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지 여섯 가지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심판밖에 없는 세상

5장 8~10절부터 물질주의에 대한 심판이 시작된다. 고대 이스라엘에게 물질의 개념은 집과 토지였다. 가옥에 가옥을 더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해보지만 거기에 결코 만족이 없다. 모든 땅에 홀로 거하려는 물질주의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습이 예수님이 오시기 800백 년 전의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어떻게 드러나는지 고발하고 있다. 결국 물질주의는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중요하지 않으며 내가 온 우주의 중심이라는 주장의 핵심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제쳐놓는 것이다. 또한 세대와 환경을 초월하여 나타나는 자아 추구이며 이것에 대해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신다.

이어 현시대에 나타나는 쾌락, 죄악의 고의성,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는 도덕적 타락, 인본주의, ‘유력한 자’들이 뇌물로 잘못된 판결을 내리는 죄에 대한 여섯 가지 그림을 마저 그려나간다. 이 죄의 실제 모습은 어떠한지, 그 모습은 나에게, 그리고 현재 우리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준다. 마치 의사가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병에 대해 판독해 주듯이 로이드 존스는 이사야서 5장을 통해 이 땅 어느 곳에도 소망이 없다는 것을, 내 마음 어디에도 선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

내 심령의 부패함과 이 세상의 현재 모습은 이사야가 선고했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은 죄의 반복이다. 성경은 냉철하고 명확하게 반역과 타락의 끝에 ‘화 있을 진저’라고 선언하신다.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회복에 대한 빛을 계속 비춰주신다.

신비하고 경이로운 빛이다. 죄악 한가운데서 도무지 기대할 수 없었던 따뜻하고 자비로운 하나님의 눈빛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의 죄가 낱낱이 드러나는 그 현장에서 하나님은 긍휼의 눈빛으로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라는 하나님의 아들의 복음을 선포하신다. 그 앞에서 우리는 그냥 ‘아멘’할 수밖에 없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은혜의 때를 열어 두고 계신 하나님 앞에 엎어질 수밖에 없다. 오늘도 나와 세상 어떠함에도 소망두지 않고 주님이 필요함을, 구원이 필요함을 고백한다. [복음기도신문]

한보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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