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특별한 환경에서 태어났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아들을 너무 원하셔서 여러 부인들을 두셨습니다. 저는 그 중 한 분에게서 태어났는데요.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딸을 낳은 저의 어머니는 집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한 달 만에 저를 버리고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런 저를 지금의 어머니가 돌봐주셨습니다. 어머니가 재혼하시면서 저도 새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환경들을 알고 자랐으니 저는 소극적이고, 우울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저는 승무원이 됐습니다. 비행 중에 우연히 언니뻘 되는 한국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언니를 통해 교회에 나가게 됐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점점 그 사랑을 깨닫게 되니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 직장을 그만두고 제 삶을 주님께 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전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해 달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치매 증세가 급속히 악화됐다며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영혼을 섬기는 일이 선교사의 사역인데 당장 어려운 처지에 있던 연로하신 부모님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분을 공동체로 살고 있는 저희 선교센터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도 어머니를 돌보는 일이 힘이 드셔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오갈 데 없는 어머니만 저희 선교센터에 남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처지에 있는 분들의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인도의 사원에 팔려가는 아이들을 구출해 신앙으로 양육했던 에이미 카마이클의 도나부르 공동체가 생각도 났습니다. 기도하면서 이 땅에서 버림받고 오갈 데 없는 고아와 과부를 돌아보는 일이 저의 일이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선교완성을 목표로 전력 질주하던 저의 계획에는 없었지만, 주님의 허락하심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예기치 못한 긍휼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