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계시는 선교사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선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대학 내 카페의 오픈준비를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난 후,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러 스쳐지나갔다. 이전에 난 카페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내 힘으로 내가 잘 살고, 내 가족을 먹여 살려보고자 했던 일이라 하나님 나라의 일과 연관해서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아버지가 패혈증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집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동업자와 함께 카페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 나는 주님께 삶을 온전히 드리고 싶어서 헌신에 대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생각에 주님으로부터 별 응답이 없는 것 같았고, 결국 마음대로 카페 운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타는 듯한 영혼의 목마름
이후 1년간 안정적인 카페를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하지만 너무 분주해진 나머지 말씀과 기도는 뒷전이었고, 점점 내 영혼에 타는 듯한 목마름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바빠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기도훈련과정에 섬김이로 지원했다. 일과 섬김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육체의 고단함보다 영혼의 갈급함 때문에 피곤해도 참여할 수 있었다. 주님의 은혜가 부어졌다. 죄인인 나를 구원하신 십자가의 은혜를 더 깊이 알게 하셨다. 이후 카페를 정리하고 싶었으나 동업했던 두 가정과 뜻이 맞지 않아 기도하며 때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때, 6개월간 믿음의 공동체 훈련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허락된 아기를 통해 이 훈련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으로 알아듣게 되었다. 그런데 아내는 홀로 출산하기 힘들다며 내 결정을 막아섰다. 당시 마음이 어려워서 없던 탈모까지 경험했다. 다 주저앉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6개월 후, 다시 기회가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100일 된 아이를 두고 가야 하는 더 큰 결정을 해야만 했다. 지금 이때가 아니면 영원히 순종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한사코 말렸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게 됐다. 때마침 카페도 거의 손해 보는 일이 없이 다른 분에게 이양할 수 있었다.
“전 무엇을 드릴 수 있나요”
선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멀리서 듣게 되었을 때 주님께 신음같이 고백한 적이 있었다. “주님! 이 대학이 세워지는데, 저는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저는 가진 것도 없고, 재주도 없습니다.” 이 고백을 들으신 주님은 나의 작은 소원을 결코 잊지 않으신 것 같았다. 너무 감사했다.
카페 오픈준비를 도와달라는 선교사님의 전화를 받은 후, 커피 기계에서부터 커피 한잔이 나오도록 쓰이는 여러 기구들까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다. 실제로 와보니 대부분 준비되어 있었고, 간단한 기구들과 음료를 만들 재료와 레시피 정도만 필요했다. 주님은 나의 재능을 쓰려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내 소원을 들으시고 주님의 영광스러운 사역에 끼워주신 것이었다. 너무 기뻤다.
이 카페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사는 믿음의 사람들이 교제하고 격려하는 일들이 있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가 될 것을 꿈꾸게 되었다.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6) 앞으로 모든 삶에서 이 부르심을 잊지 않고, 더욱 주님만 사모하고 자랑하는 자로 서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GNPNEWS]
김사원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