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섬기다가 닳아 없어지는 삶을 살고 싶어요”

고아와 과부를 섬기는 긍휼사역단체인 ‘전능자의 그늘 미니스트리·ShAM(이하 쉠)’은 최근 자체 훈련과정을 통해 제1호 선교사를 배출했다. 한 알의 썩어진 밀알과 같은 섬김을 요구하는 이 자리에 순종한 주역은 어떤 분일까? 손주를 보고 편안하게 쉴 연배에 선교사의 길을 선택한 사람, 김영미 선교사를 만났다.

– 어떻게 쉠에서 섬기게 되셨나요?

“쉠이 설립되는 과정을 지켜봐서 알긴 했지만, 이 단체에 헌신할 마음은 없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교제가 시작되면서 사역에 참여하게 됐죠. 이곳에서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하나님께서 완전한 곳으로 저를 부르셨다는 것을 점점 더 확증해 주시고 있어요. 이곳에 헌신한다는 것은 제 남은 삶을 모두 주님께 드린다는 거였어요.

어차피 주님 앞에 가는 이 삶이 종신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를 쫓아 보내지 않는 게 감사했죠. 처음에는 그럴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지금은 살고 있던 집도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버려서 이제는 돌아갈 집도 없어요. 말 그대로 퇴로가 차단된 셈이죠.”

– 지금 쉠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전부 다 해요. 함께 살고 있는 아기들을 돌보는 것부터 주방일까지. 이곳 식구들은 네 일 내 일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공동으로 함께 하고 있어요. 8명의 아이들과 거동을 전혀 할 수 없는 할머니 한 분을 섬기고 있는데 모두가 함께 하고 있죠. 사역자가 모두 7명인데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복음 만나고 헌신의 삶을 시작

– 헌신하게 되신 과정을 좀 나누어 주세요.

“저는 제가 출석하고 있었던 교회밖에 모르던 사람이었어요. 오직 교회를 중심으로만 신앙생활을 해왔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님을 믿는데 변하지 않는 내 모습 때문에 괴로웠어요. 게다가 교회 내부적으로 분란이 일어나면서 여러모로 절망의 시간을 겪었죠. 목이 말랐어요. 그러다가 2014년 겨울에 십자가 복음을 만나는 은혜를 경험하고, 선교훈련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점점 알게 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당시에 저는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는데요.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완전히 정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6개월간 복음의 삶을 합숙하며 실제로 경험하는 공동체 훈련을 받았어요.”

– 점점 더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이었군요.

“네, 정말 그랬어요. 그렇게 하나님과 교제하다 보니 점점 더 삶을 드리고 싶어졌던 거죠. 사실 쉠 사역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미 아이를 키워본 적도 있고, 예전에 치매로 쓰러지신 시어머니도 돌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고 잘 아는 사역으로는 하나님께서 부르시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때까지도 내가 만일 헌신자가 된다면 뭔가 드러나 보이는 사역을 하고 싶은 인간적인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나 이곳에 와서 정말 깨닫게 된 것은 한 영혼의 소중함이었어요. 이곳에 있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지금도 곳곳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많은 아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만 있다면…’하고 생각이 들면서, 쉠은 제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을 주님이 알게 해주셨어요.”

– 헌신하고 나서 힘든 부분은 없으셨나요?

“주님께서 나 같은 죄인을 대신해서 죽으셨다는 이 복음을 깨달아가면서 제 자신을 볼 때 참 안타까웠어요. 이 지체들은 저렇게 젊은 나이에 주님께 삶을 드려서 헌신했는데, 나는 너무 늦게 삶을 드렸다는 것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어요.

그렇지만 십일 시에 마지막으로 부름 받아 먼저 온 자들과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받았던 포도원 품꾼과 같이 저를 기억하시고 불러주신 것이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리고 살아온 경험으로 젊은 지체들을 볼 때 판단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런 제가 죽었다는 사실을 주님이 다시 말씀해주시면 그저 고개가 숙여졌어요.”

포도원 품꾼같이 불러주심에 감사

– 나이가 헌신을 막을 수 없는 거군요.

“그럼요. 언젠가 한 복음의 증인을 통해서 ‘녹이 슬어 못 쓰는 인생이 아니라, 영혼들 섬기다가 닳아서 없어지는 인생이 되자.’라는 격려를 듣게 되었어요. 아멘이 되었어요. 어차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갈 육체 가지고 뭘 그리 아등바등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제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과는 너무나 다른 삶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삶이 너무 좋아요. 섬기는 일도 너무 기쁨이 되고요.”

– 가족들은 이 삶에 대해 이해를 하시나요?

“저는 모태신앙이 아니에요. 전통적인 불교 집안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서 전혀 신앙적인 배경이 없는 성장 과정을 보냈어요. 지금까지도 형제들 중에 교회를 나가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이런 삶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죠. 그래도 다들 자신들의 삶의 기준으로 봐도 저를 볼 때 선하게 사는 삶이라고 나름 인정을 하고 있어요. 어쨌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니까요.”

– 주님을 알지 못하는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으시겠어요.

“네.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나죠. 한 번은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죄를 많이 지어서 우리 가족들이 주님 앞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는데 한 선교사님이 ‘예수님이 죄가 있어서 십자가를 지셨냐.’며 제 마음을 잡아주셨어요. 지금은 가족에 대해 연연하는 마음보다는 하나님이 저를 이곳에 부르셨다는 것을 더욱 요지부동으로 확신하고 있어요. 하지만 바울이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라고 했던 말씀처럼 가족들은 정말 저의 기도제목이고 지금도 계속 복음을 믿을 수 있도록 돕는 중이에요.”

– 예수님은 어떻게 믿게 되셨나요?

“23살 무렵, 친구 소개로 교회에 처음 나갔어요. 얼마 후에 주일학교 봉사부터 시작해서 온갖 교회 일을 열심히 섬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40년이 넘도록 신앙생활을 했어요.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자기 의와 자기 열심,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은 나의 영광을 위한 노력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결단을 잘 못하니까 하나님께서 제 삶의 이곳저곳에 그물을 쳐 놓으시고 물고기를 몰듯 그렇게 몰아서 결국 이곳으로 데리고 오셨다는 것을 알겠어요. 저는 그냥 시키는 대로 오다 보니 이곳이었던 거죠. 주님께 정말 감사해요.”

– 사역하시면서 어떤 기쁨이 있으신가요?

“이곳에는 아이들이 여덟 명이 있어요. 이 아이들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참 재미있고 즐거워요. 하루에 기저귀를 몇 번을 가는지 모를 때도 있는데, 그냥 한 번씩 아이들 재롱부리는 것을 보면 피곤이 싹 가시죠. 태어난 지 7일 만에, 9일 만에 온 아이들도 있는데 이 아이들이 커가는 것만 봐도 행복해요. 나중에 이 아이들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열방 가운데 세워질 것을 생각하면 이 일이 어찌 작은 일이겠어요.

그리고 저희 쉠의 비전이 지금 눈에 보이는 이 일에 국한되어 있지 않아요. 유치원도 계획 중에 있고요. 또 온 열방에 쉠이 세워지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제가 선교훈련을 받으며 잠비아로 아웃리치를 간 적이 있었는데요. 거긴 정말 아이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더군요. 어린이 사역을 하면 한 300명씩 몰려왔어요. 그곳은 우리나라처럼 입양하는 절차들이 까다롭지 않잖아요. 얼마든지 이런 사역들을 더 펼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하시면 정말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한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쉠은 모델하우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거예요.”

▶ 지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쉠 미니스트리 가족들과 함께

8명의 아이와 할머니 돌봄

– 이 사역을 통해 행하실 일들이 기대가 되네요.

“정말 그래요. 지금 이곳에 있는 아이들만 봐도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태어났거나, 부모들이 양육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던 아이들이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여기서 자라고 말을 배우면서 지금은 그 아이의 입술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고백들이 나오고 있어요. 얼마나 놀라운 일이에요! 뿐만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는 결국 이 아이 때문에 저희와 연결이 되어서 복음을 듣고 지금은 교회에 나가고 있어요.

이 사역을 통해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죠. 그저 단순하게 아이들을 키우는 사역이 아니라 어떻게든 복음을 전하는 선교가 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이 선교완성과 맞닿아 있는 거잖아요. 저에게는 이곳이 땅 끝이고, 또 열방이에요. 지금은 사역자가 부족해서 아이들을 더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이 일에 함께하실 수 있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많은 영혼들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말 놀랍네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도 많을 것 같아요. 저도 아이를 키워봤지만 요즘 기저귀나 분유값이 만만치 않잖아요.

“정말 비싸죠. 사실 저는 평생 돈을 벌면서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만이 재정의 공급자이심을 믿고 그분만을 바라보는 믿음재정을 해 본 경험이 없어요. 그런데 이곳에 있으면서 정말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입히시고 먹이시는 것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어요. 저도 멀리서 볼 때에는 선교사님들이 너무 대단하게만 보였는데, 이 안에 있다 보니까 정말로 살아지더군요. 엘리야에게 까마귀가 날아와 떡과 고기를 물어 왔듯이, 그렇게 주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세요. 아이들 옷이며, 장난감들을 어떻게 그렇게 신실하게 채우시는지. 오직 저희에게는 순종만이 필요했던 거죠.”

–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그냥 뭐, 사는 거죠. 식사당번 돌아가고, 예배시간에는 사역자 반반씩 나눠서 반은 아이들을 돌보고 반은 예배를 드려요. 하루하루 빨래도 엄청나게 나오죠. 그리고 청결해야 하니까 청소도 자주 하고요. 만일 감기 걸리는 아이가 생기면 전염되면 안 되니까 격리도 해야 하고, 그 아이는 또 따로 봐야 하고….”

“중요한 것은 나를 드리는 것”

“뭔가 특별한 사역이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삶 자체가 그냥 복음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돼요. 나를 위한 삶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매 순간 부르심에 견고하게 서 있지 않으면, 정말 주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삶이죠. 너무 피곤한데 아이들이 울면서 잠을 자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 밤에 얘 좀 재워달라고 정말 한탄 같은 기도가 영혼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올 때도 많아요. 주님이 공급해주시는 힘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그런 순간들도 많이 있었어요. 결국 내 존재가 복음으로 바뀌어 있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삶이에요. 주님께서 저를 많이 다루어 주셨고 지금도 계속 바꾸고 계시죠.”

– 믿음의 삶을 걷고 있는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제가 만난 복음은 참 단순해요.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함께 하시면서 이끌어가신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으면 그냥 살아지는 것 같아요. 이런저런 생각만 많이 하지 말고, 그냥 말씀 앞에 엎어지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헌신하기까지 제가 가진 것들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거든요.

하지만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하니까 그 밭을 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게 되었어요.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산다고 하면서 내가 다 따지고 있는 것은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하나님께서 내가 뭘 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고 부르신 그곳으로 그냥 가면 되는 것 같아요. 내 분별이 혹 잘못되었다면 하나님께서 또 수정해 주시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를 드리는 것 같아요.” [GNPNEWS]

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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