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54)
잠시도 멈추지 않고 꼼지락거리는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타는 듯한 목마름 때문에 아이를 들쳐 업고라도 기도의 자리에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매주 교회 기도모임에 나갔습니다. 그러나 갓난아이 둘을 데리고 한 시간도 더 걸리는 교회에 매주 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녁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두 아이가 울기라도 시작하면…. 아마 겪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상상할 수도 없으실 겁니다. 이렇게 난감한 시간을 조금 지내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친구와 의기투합해 함께 두 집을 오가며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어떤 틀도 없습니다. 아침 10시에 모여서 말씀을 묵상하고 주님이 주신 마음으로 함께 기도를 합니다. 기도를 하다가 아이가 울거나 서로 싸우기라도 하면 기도를 멈추고 싸움을 말리기도 하죠.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아까 했던 기도를 마저 이어서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저렇게 하는 것이 무슨 기도냐?’ 할 정도로 정신이 없지만 우리는 거기에 전혀 구애받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우리가 아이 엄마란 사실을 아시니까요. 덕분에 산만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기도할 수 있는 고강도 훈련을 받은 셈이 됐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주님은 제 영혼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아이를 낳고 3년 동안은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까칠하고 예민한 아들이 백일이 될 때까지 매일 밤마다 울었거든요. 신경이 예민해서 문 여는 소리에도 깨고 심한 아토피 때문에 아무거나 먹일 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모든 인터넷 사이트와 유명한 책들을 뒤져보았지만 어디에서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기도를 하고 싶었지만 그조차도 할 수 없는 육신의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대상포진에 이어 허리디스크, 면역력이 떨어져 약을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주님이 바로 이때 저를 기도의 자리로 초대해 주셨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것과 기도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목마름 때문에 결코 이 시간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아이 덕분에 주님 앞에 머무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기도의 가치를 깨닫게 하신 주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정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