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52)
저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9살, 8살, 6살, 3살. 아이 숫자로는 베테랑 엄마가 될 법도 한데 전 여전히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매번 주님께 묻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예배의 자리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책을 보고 있던 아이가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제 마음을 낙담시키는 말을 했습니다.
“또 예배에요? 엄마, 오늘은 조금만 짧게 해주세요.”
예배드리는 내내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해주다 보면 예배 시간은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예배시간에 졸기까지 합니다.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에는 깊은 잠에 빠져 아빠의 품에 안겨서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어느 날,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아이가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기도를 마침과 동시에 언제 졸았냐는 듯이 말똥말똥해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얄미움과 속상한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아들아,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네 행동이 말해주지 않니? 너의 고백과 실제의 모습이 너무 다르잖아. 우리 주님의 마음을 구하자.”
안타까움과 가난한 심령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 부르짖었습니다. 기도 중에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피곤하고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자주 놓치게 되는 열방을 위한 기도의 자리. “너무 졸려요. 주님 오늘만 봐주세요.”하며 지나쳤던 부끄러운 제 모습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나를 똑 닮았구나.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리를 기뻐해야지.”라고 아이에게 했던 말이 메아리가 되어 고스란히 나에게 들려왔습니다. 주님께 너무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주님은 여호수아 13장 말씀으로 아직도 얻을 땅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감사와 용기를 얻어 다시 믿음으로 지도를 펴들고 열방을 경영하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이 높임을 받기까지.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