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48)
아웃리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어떻게 인도하실지 너무 기대가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아웃리치를 위한 항공비와 체재비가 필요했습니다. 재정영역을 시작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간절히 기도했고, 하나님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서 저의 숨은 동기가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하나님을 믿고자 했던 저의 악함이었습니다. 제가 기도를 많이 하면 더 많이 채워주실 것이라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오해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믿음을 정비하고 오직 주님만을 기대하며 주님이 부르신 땅으로 출발했습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의 말씀을 붙잡고 나간 걸음. 모든 상황을 능히 믿음으로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군사처럼 돌파와 개척과 승리를 이루어 낼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기 확신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잔뜩 들어간 저의 힘을 빼기 시작하셨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매일의 묵상과 결단대로 살 수 없는 저를 보며 낙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벼룩이 유독 내 다리만 습격했습니다. 자는 것도 곤욕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내 침대에서만 발견되는 바퀴벌레. 내 가방 안에서 벌레가 기어 다니고, 가방 안에 있는 파일에까지 살아있는 벌레가 꽂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를 따라다니는 벌레. 죽으면 죽으리라던 결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말씀으로 기도하는 자리에서 영적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구토, 복통, 오한이 왔습니다. 그런 몸을 하고서도 한 시간 정도 되는 곳으로 장을 보러갔습니다. 나약해 보일까봐 괜찮은 척 참았습니다.
가까스로 돌아온 후 기도시간에 참여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픔에 자신을 내주지 말자며 큰 소리 뻥뻥 쳤습니다. 믿음 없어 보일까봐 또 참았습니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죽을 먹는 내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아픈 것이 곧 불평이 되었고 하나님 나라의 군사가 그저 누워있는 꼴이라니, 슬그머니 원망도 올라왔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인데도 나는 무엇인가 해보려고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의 전쟁은 씩씩하고 용맹스럽게, 나의 힘과 하나님의 힘을 합하여 승리로 이끄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직 주님의 승리를 나의 승리로 믿음으로 취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예수 생명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 완전한 복음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김홍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