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44)
아침 묵상과 기도를 마칠 즈음 제일 먼저 제 앞에 나타나는 막둥이. 잠이 덜 깬 채 졸린 눈을 비비며 건네는 첫 마디는 “엄마, 오늘 하루가 기대되요.”입니다. 여섯 살짜리의 고백이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주님 때문에 오늘 하루가 기대를 하고 있을까?’
그동안 나는 아이들을 여러 신앙훈련과정에 참여시켰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아이들은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훈련을 받을수록 더 자아의 본성대로 반응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아이들을 보며 절망했습니다.
급기야 사건이 터졌습니다. 아이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저를 속인 것입니다. 믿었던 아이에 대한 배신감과 엄마지만 내 아이에 대해 정말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를 통해 제가 받게 될 수치와 부끄러움에 때문에 제가 분노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죄인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중요했고 모든 마음의 끝이 항상 나를 향해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죄인 된 모습은 다른 면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유머러스하며 여러 면에서 인정받고 칭찬받는 딸아이를 보며 마치 제가 인정을 받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조금 부족한 모습이 보이면 아이에게 더 높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아이 안에서 하나님이 일하신 다는 믿음은 없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이의 존재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믿음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복음을 믿는 다고 수없이 많이 고백했지만 복음이 제게 실제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 망해도 상관없어. 네가 망하는 게 나의 은혜의 시작이야.” 얼마나 나를 드러내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 하는지. 이런 나로부터 시작되는 모든 시선을 주님과 함께 죽은 십자가로 옮겨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참으로 감사합니다.
주님은 이렇게 저를 계속 훈련시켜 주십니다. 제 안에 사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전 아이들뿐 아니라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친절하시고 섬세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이 일하시는 것만 기대하고 주님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주님만 바라보는 바보가 된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주님 때문에 너무 기대 되요!” 항상 똑같은 일상이라도 주님만 기대되는 하루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손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