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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95개 논제와 십자가 신학

▶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다. 전 세계에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기리며 교회의 개혁을 외치며 부르짖고 있다. 이에 종교개혁 당시의 시대상황과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종교개혁의 의미와 교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교회개혁의 시대적 사명을 살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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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가톨릭 교회와 논쟁하는 루터의 모습.

신속히 퍼져 나간 95개 논제

가톨릭 교회의 타락과 면죄부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던 루터는 사람들이 몰리는 만성절(萬聖節, All Saints’ Day) 하루 전날인 1517년 10월 31일, 면죄부를 비판하는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 교회문에 못 박았다.

그는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된 이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소속 주교와 독일의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마인츠의 대주교 알브레히트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편지와 함께 보냈다.

반박문이라 불린 루터의 95개 논제는 그날 이후, 급속도로 독일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 논제는 1517년 말 라이프치히, 뉘른베르크 그리고 바젤에서 출판이 될 만큼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루터가 몸담고 있는 수도원은 95개 논제를 신중하게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도원장인 울리히 아담은 루터에게 수도원을 논란거리로 만들지 말 것을 당부했다. 논제의 내용들이 당시로서는 너무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죄부를 설교하며 판매했던 수도사 테첼은 논제를 발표한 루터에 대해 “이 이단자를 내가 3주 안에 불 속에 집어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와 신학논쟁

얼마 후 마인츠의 대주교 알브레히트는 로마 교황청에 루터를 공식적으로 제소했다. 그러나 로마에 있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총책임자는 이 사안에 대한 소송보다 루터가 본래 의도한 바대로 면죄부 논쟁을 신학적인 토론으로 이끌어 갔다.

95개 논제가 발표된 지 6개월 뒤인 1518년 4월 26일, 루터는 그의 동료요 영적 아버지로 여겼던 요한네스 폰 슈타우피츠의 요청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총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됐다. 이날 모임은 루터의 신학이 만천하에 퍼지는 계기가 된 ‘하이델베르크 논쟁’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루터는 이 논쟁에서 스콜라 신학자들의 신학을 ‘영광의 신학’(theologia gloriae)이라고 밝히고, 자신의 관점을 ‘십자가의 신학’(theologia crucis)이라고 규정했다. 이 세상의 화려함과 권력을 추구하는 당시 로마 가톨릭의 영광의 신학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그 이후 라이프치히 논쟁을 통해 루터는 오직 성경만이 순종해야할 신앙의 도리와 생활 규범이며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를 개혁하고, 면죄부와 고해성사는 성경의 교훈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일련의 신학논쟁을 통해 루터의 적대자들은 그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게 됐다. 하지만 루터의 확실한 신학적 입장을 듣게된 브렌츠, 마틴 부처와 같은 독일 젊은 신학자들은 그의 우군으로 남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인간의 죄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가톨릭 교회의 영광의 신학

루터가 제시한 십자가의 신학과 반대되는 입장은 당시 가톨릭 교회의 교황을 정점으로 한 ‘영광의 신학’이다. 루터에 의하면 ‘영광의 신학’은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 신학은 또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하며, 피조세계 역시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하나님의 오묘하심과 신비를 온전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영광의 신학’이 인간의 이성적 능력과 도덕성을 존중하고 자연 질서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말하며, 교회 조직과 제도 속에 하나님이 나타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터는 이 ‘영광의 신학’으로 인해 종교적인 죄인들의 탐욕의 결과물인 면죄부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고 여겼다. 교황이 자 신의 돈이 아닌 가난한 신자들의 돈으로 성 베드로 성당을 짓는 돈벌이는 영광의 신학이 죄인의 탐욕을 위해 악용된 전형이며, 이는 극히 일부일뿐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가톨릭교회가 갖고 있는 신학의 배경 때문이기도 하다.

가톨릭 교회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으로 대중적 가톨릭의 도덕주의적 경건과 스콜라주의의 이성주의적 신학, 그리고 신비주의의 자아도취적 종교성을 갖고 있었다. 이같은 신학적 관점으로 인해 영광의 신학은 인간의 죄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으며, 인간 행위의 공로와 도덕주의적 경건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광의 신학은 그리스도의 대속의 교리를 추상적인 관념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그 결과 십자가는 죄인이 회개하지 않아도 하늘로 올라가는 구원과 성공과 축복과 영광의 사닥다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re_145_3_1_refom2고난을 통해 그리스도를 주목하는 루터의 십자가 신학
루터에 의하면, 하나님은 신자의 죄를 다루기 위해 영광이 아닌 십자가를 선택하셨다. 또 하나님께서 불행과 고통, 또는 박해와 같은 십자가를 사람에게 허락하신 것은 그들의 육을 죽이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십자가 신학을 주장한 루터는 ‘진정한 신학’(vera theologia)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주시함으로써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는 십자가가 우리 속에 있는 헛된 영광의 신학을 제거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부적절하고 잘못된 편견들과 가정들을 완전히 부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교회가 가져야 할 신학의 토대요 기준이다. 죄와 의심으로 가득 찬 그늘진 세상에서 믿는 자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조명하고, 모든 인간의 선입관들과 정면 충돌하도록 하는 것이 십자가이다.

루터에 의하면 ‘십자가의 신학자’는 믿음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임재를 분별하는 자이며, 이로 인해서 “진실로 당신은 숨어 계신 하나님이시니이다!”라는 이사야의 고백이 진리인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자이다.

또한 성도들의 고난도 십자가와 연결될 때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우리를 위하여 정확히 같은 고난을 겪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주목하는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의 의가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가 우리를 대신하여 죄가 되었다고 루터는 말한다. 이는 루터의 종교개혁을 가져온 십자가 신학의 비밀을 한 마디로 압축한 설명이다.

이 십자가의 숨겨진 신비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믿음이며, 믿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만이 암흑과 그늘 속에 가려져 있는 십자가의 참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십자가가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안전한 것이다. 누구든지 이것을 이해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GN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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