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수건으로 헐벗은 아이의 몸을 감싸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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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만난 후, 나는 주님의 열심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모르는 중에도 어린아이처럼 열심히 선교훈련학교를 다녔다. 거듭 학교를 다니며 훈련 마지막 과정인 아웃리치를 이번에는 갈 수 없다며 스스로 다짐했다. 1년에 두 번씩 해외로 아웃리치를 나가려니 나이 많으신 홀어머니와 남편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사뭇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님이 행하실 일을 기대하기보다 내 상황과 염려에 온통 사로잡혀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훈련학교를 담당하시는 선교사님을 통해 믿음으로 권유해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주님은 이런 나의 모습에 실망치 않으신다 하시며 ‘잠자는 나사로를 깨우러 우리 함께 가자’고 하셨다.

멀고도 먼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웃리치 팀이 구성되고 약속의 말씀, 재정, 비행기 표 등 모든 것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속도를 보니 주님이 곧 오실 것 같았다. 출국 전, 주님은 민수기 23장 19절 말씀을 통해 내가 믿고 구할 때마다 모든 것을 실행하실 것이라고 약속해주셨다.

남아프리카로 가기까지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됐다. 살고 있는 통영을 출발, 중간 집결지에 모여 밤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도 두 번을 경유했다. 가기 전 꼬리뼈를 다쳐 똑바로 앉지도 못하고 옆으로만 앉아 가니 잠이 올 리 없었다. 혼자 묵상을 하는 중 루비 켄드릭 선교사님이 생각났다. 아무런 소망 없는 조선 땅을 위해 대서양을 건너와 생명 다해 복음의 씨앗을 심고 순교한 선교사. 이 순종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꿈꾸게 되었고, 남아공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하나님의 약속처럼 나타난 무지개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해 케이프타운으로, 거기서 다시 목적지인 우스터로 향하는 길에는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현지에서 합류한 선교사님이 우리가 도착한 날이 마침 몇 개월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날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무지개가 보였다. 다양한 인종이 살아서 무지개 나라라고 불리는 이 나라에 무지개가 나타난 것은 흔한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하나님의 약속처럼 보였다. 짐을 푼 후, 우스터 지역 전체가 보이는 산등성이로 올랐다. 빈부차이가 확연히 드러나 보였다.

다음 날, 빈민촌 교회를 방문했다. 한국 선교사님과 장로님 가정이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이들을 섬기고 계셨다. 마침 예배가 끝난 때라 많은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함께 간식을 나눠주는 기쁨을 누리며 이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보았다.

바로 앞에는 빈민촌 교회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잘 지어진 교회가 있었다. 어머니 교회라 불리는 이곳은 영국인들이 세운 교회로 인종차별이 남아 있어 백인과 흑인은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 영국인들은 당시 메리 여왕의 개신교 탄압을 피해 이곳 케이프타운으로 왔지만 자신들의 땅인 것 마냥 차지하고, 현지인들을 노예로 삼고, 학살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착잡했다. 하나님 아버지의 긍휼을 우리 모두에게 주시길 기도했다.

우리가 차를 타고 갈 때마다 많은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양식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들을 보고 따랐던 수많은 무리가 연상되었다. 그때 한 아이가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이를 안아주라는 선교사님의 말씀에 선뜻 다가설 수 없었지만 손을 내밀자 아이가 온몸으로 안겼다. 헐벗은 아이에게 고작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두르고 있던 수건을 벗어 아이의 몸을 감싸주는 것이었다. 사랑을 실천하기가 참 어려웠다. 나에게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들에게 사랑이 이루어지나? 탄식이 나왔다. 그때 구하게 하셨다.

“하나님 아버지. 이 아이들을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마십시오.”

그 후 3박 4일간 열방을 위해 릴레이로 기도하며 우리와 이 땅의 교회와 다음세대들을 위해 기도했다. 먼저는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했던 순간들, 믿음이 없어 복음을 살아낼 수 없었던 시간을 회개하며 더욱 믿음으로 선포했다. 남아공에게 그리고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하나님 사랑이었다.

그 사랑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랑이 모든 것을 마칠 것이다. 이번에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아웃리치였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시기 위해 열방을 밟게 하신 주님의 열심을 찬양한다. 주님이 하셨다. [GNPNEWS]

조남미(꿈과사랑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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