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자녀 조셉 호세피안 선교사 인터뷰
다음은 이날 조셉 호세피안 선교사<사진>의 간증과 인터뷰 내용 요약이다.
조셉 호세피안의 아버지 하이크 호세피안 목사는 1994년 행방불명된 지 12일 만에 처참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온몸에는 고문 흔적이 있었고, 신체 곳곳이 칼에 찔려 피투성이였다. 게다가 가슴은 심하게 훼손된 참혹한 상태였다. 칼로 공격받을 때 손으로 막았는지 아버지 손은 상처투성이였다. 당시 19세의 나이로 병역제에 따라 군 복무 중이었던 조셉 호세피안은 아버지의 시신을 마주한 순간 영원히 웃지 못할 것 같았다.
순교하시기 전부터 하이크 목사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이란 정부의 주목을 받았다. 1945년생인 아버지 하이크 목사는 1980년 이란 최초의 하나님의성회 교회 목회자가 됐다. 당시 이란은 한 해 전인 1979년 이란 샤 왕조의 마지막 왕인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를 권좌에서 몰아내고 아야툴라 호메이니에 의해 이슬람 혁명이 단행돼, 모든 선교사는 추방당하고 교회는 하나둘씩 사라질 때였다.
정부는 전통적으로 기독교를 믿어온 이들 외에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를 막았다. 그러나 하이크 목사는 “투옥과 죽음에도 믿음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꿋꿋하게 사역을 계속했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릴 때 밖에서 돌이 날아와 창문이 깨지는 일은 다반사였으며, 그럼에도 가정은 작은 천국이었다.”며 설교하신 대로 삶을 살아가는 하이크 목사는 아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었다.
믿음을 양보하지 않았던 아버지
하이크 목사의 믿음은 결국 그의 생명을 죽음과 맞바꾸게 했다. 하이크 목사가 실종되기 3일 전, 그는 감옥에 갇혀있던 이란인 무슬림 개종자이자 목사인 메흐디 디바지(Mehdi Dibaj)의 구명운동을 전개했다. 1980년대 초 개종한 디바지는 9년간 투옥되어 있으면서 신앙 포기를 강요받았다. 그리고 1993년 개종을 이유로 비밀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이크 목사는 이런 사실을 전세계 언론에 알렸다. 그의 활동으로 디바지 사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이란 정부는 1994년 1월 디바지를 석방했다. 그러나 3일 후 하이크 목사는 납치돼, 살해됐다. 석방됐던 디바지도 하이크 목사가 순교한 지 5달만인 그해 6월, 납치된 후 살해됐다.
아버지 하이크 목사의 죽음으로 조셉은 한동안 어두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버지가 살해당한 순간에도 군에서 병역의무를 담당해야 했고, 제대하고 장남으로서 가족을 돌봐야 했던 그는 큰 상실감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용서할 수 있는 강함’
그러나 하나님은 그와 가족들이 원수를 용서할 수 있도록 계속 인도하셨다. 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용서할 수 있는 강함을 주셔서, 용서하는 발걸음을 행할 수 있도록 하신다.”며 “용서의 열쇠는 순종”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이 함께 용서를 위해 기도한 날, 입으로만 하던 기도가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기도로 바뀌었다. “용서가 화해는 아니며, 용서가 원수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것도 아니다.”며 “몇 달간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내 마음을 변화시켜 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청소년기에 아버지가 사준 캠코더로 이란 지하교회 활동과 아버지의 사역을 영상으로 담았다. 그러던 그는 17세부터 이란 복음주의교회 미디어부에서 활동했다. 아버지가 순교한 지 2년 뒤인 1996년 그는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길드포드예술대학에서 영화영상학을 전공하고, 1999년 독립영화, 광고, 뮤직비디오를 제작, 감독했다. 2000년에 다시 미국으로 이민해 캘리포니아에서 기독교 방송과 기업용 영상 제작을 하는 JFA프로덕션을 설립했다. 당시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한 기독교 위성TV인 ‘SAT-7 PARS’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 이후 호세피안선교회를 설립해 미디어와 전도여행, 인권 지지 등을 통해 이란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아버지의 순교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 ‘이란의 외침(A Cry from Iran)’, 이란의 박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클로저(Closure)’를 미국과 이란 등에 보급했다. 또 미국의 교회, 학교를 비롯해 전 세계 150곳 이상의 교회를 방문해 박해받는 성도들에 대해 간증하고 기도지원을 촉구해왔다. [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