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 아이의 엄마다. 9살, 8살, 6살, 3살. 아이 숫자로는 베테랑 엄마가 될 법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을 대할 때마다 매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며 주님께 묻는다. 아이들을 다음세대 선교사로 키우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아이들과 편하게 지내다가도 어느새 아이들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인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예배의 자리는 더욱 그렇다.
어느 날, 책을 보고 있던 아이가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내 마음을 낙담시키는 말을 했다. “또 예배에요? 엄마, 오늘은 조금만 짧게 해주세요.” 예배드리는 내내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예배 시간은 길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가 예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무거운 눈꺼풀을 주체하지 못하고 꾸벅꾸벅 조는 횟수가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화요중보기도 시간에도 거의 책상에 뻗을 만큼 잠들었다가 마치면 아빠의 품에 안겨서 돌아오기 일쑤였다. 왜 이리 잠이 많을까? 그러던 어느 날,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졸기 시작하던 아이가 마지막 기도를 마침과 동시에 언제 졸았냐 싶을 만큼 정신이 말똥말똥해졌다. 그리고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얄미움과 속상한 마음이 교차했다.
아이를 앉혀놓고 이야기했다. “아들아,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네 행동이 말해주지 않니? 너의 고백과 실제의 모습이 너무 다르잖아. 우리 주님의 마음을 구하자.”라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아이는 인정을 하는 것 같더니 곧 잠이 들었다.
예배 시작과 함께 조는 아이에게 이야기하다
안타까움과 가난한 심령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 부르짖었다. 기도 중에 내 모습이 생각났다. 피곤하고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자주 놓치게 되는 열방을 위한 24.365기도의 자리. “너무 졸려요. 주님 오늘만 봐주세요.”하며 지나쳤던 부끄러운 내 모습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나를 똑 닮았구나. 사실은 내 모습이었구나.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리를 기뻐해야지.”라고 아이에게 했던 말이 메아리가 되어 고스란히 나에게 들려왔다. 주님께 너무 부끄럽고 죄송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주님이 묵상하게 하신 말씀은 여호수아 13장 말씀이었다. 주님은 아직도 얻을 땅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고 말씀하셨다. ‘아이들과의 믿음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믿음으로 순종했던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내가 다 안다. 그런데 앞으로 얻을 땅이 매우 많이 남아있어!’라고 말씀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에 감사와 용기를 얻어 믿음으로 지도를 펴들고 열방을 경영하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갔다. 주님이 하셨다.
그 후 주님 앞에 얻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특별한 사역이 없는 한 아이들과 말씀기도를 했다. 앞으로 졸지 않는다는 확신은 없지만 이 작은 변화 앞에 주님께 마음을 쏟아 기도하게 되었다. “내가 나의 왕을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시 2:6) 아멘. 열방에 어떠한 어려움과 잔인함과 공격들이 우리를 요동케 할지라도 그보다 크신 하나님은 시온산 위에 왕을 세우셨다. 세상의 군왕들과 관원들, 대적에게 요동치 않으시고 주님이 우리의 왕이 되심을 선포하시는 멋진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아이를 통해 나의 모습을 보게 하시는 주님은 선하시고 살아계신 나의 하나님이시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예배하며 주님의 말씀을 우리 가정과 아이들 그리고 나에게 맡겨주신 대구·경북지역과 온 열방에 선포한다. 하나님이 세우신 왕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이 높임을 받기까지. [GNPNEWS]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