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아웃리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여러 나라로 아웃리치를 떠난다. 각기 모양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취지와 목적은 다른 단기선교와 땅밟기 기도. 그중 아웃리치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꿈꾸며 일하시는 하나님을 알기 위해 떠나는 팀을 찾았다. 그렇게 수소문해서 섭외된 팀은 올 여름 아시아 최대의 무슬림국가인 말레이시아로 순회선교단의 중보기도학교 훈련생으로 구성된 땅밟기기도팀 ‘예배자’(팀명).
기자는 14일 출국을 앞두고 마지막 준비모임을 갖기로 한 곳으로 11일 방문했다. 이 팀은 출국에 앞서 여러 차례 사전 준비모임을 갖고, 팀명을 비롯해 약속의 말씀을 받고 함께 예배드리며 원정 일정 등을 조율해왔다고 한다.
▶팀 구성원 대부분 ‘실버팀’
당초 S국으로 가려던 일정이 갑작스럽게 최종 목적지가 말레이시아로 변경됐다는 이 팀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실버팀’이다. 당초 목적지였던 S국은 젊은 연배의 사람들은 입국 절차가 쉽지 않다고 애초 배제했던 것이다.
팀장 박시원 권사(사진)는 “처음에는 연세가 많으신 분들로만 팀이 구성되어서 마음이 조금 부담스러웠으나 주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 예상치 않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중보기도자들이 참여해 팀에 필요한 부분들, 예를 들어 핸드북 제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하시는 등 더욱 주님만 의지하게 하시고 팀을 하나로 연합할 수 있는 은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땅밟기 기도원정의 재정 원칙 ‘믿음 재정’
이번 땅밟기에 소요되는 재정은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믿음 재정이 대 전제라고 한다.
“어떻게 재정을 모으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또 이에 대해 어떤 마음들을 갖고 있는지도 알고 싶어요” 그 대답은 팀에서 가장 젊은 백두산 형제가 답변했다.
“주변에 동역자들이 믿음 재정으로 생활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중보기도학교 훈련생으로 참여하기 전에 직장을 내려놓고 믿음 재정으로 살게 하셨어요. 처음에는 그렇게 사는 게 불편하기도 했죠. 현재 제가 지금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3명입니다.
몇 달 동안 수입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더욱 주님만 바라보게 하시더라구요. 분명한 건 마냥 주님이 주실 것을 기다리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재정을 놓고 기도하게 하시고 주님의 음성에 집중하게 하셨어요. 그러면서 저의 믿음 없음과 그 가운데 주님이 어떻게 채워주시는지를 보게 하셨죠. 그래서 돈이 아닌 주님만 의지하고 집중하게 하셨어요. 결국 저의 순종을 원하셨던 것 같아요. 이번 말레이시아 재정도 주님이 하나하나 채워주시는 것을 보면서 정말 주님이 일하시는 것을 깊이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결국 목적은 경제활동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말씀에 모두 순종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주님은 특히 아웃리치의 준비를 통해 그 경험을 팀원들에게 하고 계셨다.
▶동일한 예배자로 남은 ‘중보기도자들’
이번에는 함께 동행하지는 않지만 뒤에서 기도로 동역할 두 명의 중보기도자에게 주님이 주신 마음들을 물었다.
“기도하는 중에 팀원 한 분 한 분이 주님을 더욱 알고자 하는 마음과 말씀 앞에 서시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있었어요. 저희 약속의 말씀처럼 팀원 모두가 예배자로 주님 앞에 서실 것에 대한 기대감과 저 역시 남아있는 이곳에서 동일하게 예배자로 설 것을 말씀해 주셨어요.”(고설아 자매)
“땅밟기팀의 중보기도로 4번 정도 섬겼어요. 그때마다 느끼게 되는 마음은 팀은 한 몸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원 한 분 한 분이 치열하게 재정과 여러 부분에서 믿음으로 서시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기뻐요. 그래서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돼요. 솔직히 중보의 자리보다 직접 그 땅을 가고 싶죠. 하지만 주님이 지금 제게 허락하신 자리는 중보의 자리라는 것이죠. 그래서 기쁨으로 순종할 수 있어요.”(이은주 자매)
중보기도자들의 고백을 들으며 현장으로 떠나는 사람과 남아서 중보하는 사람이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 땅을 갈망하는 마음이 내게도 전해졌다. 또한 이것이 진정한 섬김이요, 중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땅을 발로 밟든, 남아서 마음으로 중보하든 주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여 그 자리에 있는 것. 그것이 주님이 받으시기 원하는 자리일 것이다.
▶14일 ‘예배자’로 인천공항에서 출국
끝으로 땅밟기에 임하는 마음과 기대감을 물어보았다. 팀의 가장 연장자이신 이종규 사모님의 고백이다.
“제가 이번 중보기도학교 훈련생 중에 가장 나이가 많더군요. 그런데 다른 지체들의 믿음과 섬김을 보면서 세상을 오래 산 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나의 약함과 무지함이 더욱 드러나게 되고 주님만 붙잡게 하셨어요. 또한 제게 허락된 팀원들이 이제는 전부 주님께 나아가게 하는 저의 스승처럼 느껴집니다. 각자 조금씩 다른 특성이 있음에도 주님의 말씀 앞에 더 엎드러지고 하나 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감사하구요. 그 땅에 가서도 더욱 하나되게 하시고 그 땅을 회복하실 주님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뜁니다. 땅밟기 다녀와서도 계속 순회기도팀으로 섬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사람을 여기 끼워주셔서 감사해요.”
예전에 우상을 극진히 숭배했다는 김근분 권사님도 이렇게 믿음의 고백을 선포했다.
“지금 몸이 좋지 않은데 검사를 해보고 갈까도 했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또 두려워서 못 갈까봐 모든 걸 주님께 맡기고 다녀와서 검사를 하려고 해요. 이제 한 목숨 사는 것이 주님을 위해, 주님의 것인데 무엇이 아까울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 같은 연약한 자를 쓰셔서 주님의 영광을 보게 하시는 것이 너무나 놀랍고 기대됩니다.”
처음에 팀을 만나면서, 이 어르신들이 젊은이들도 쉽지 않은 땅밟기를 잘 준비하시고 다녀오실 수 있을까 잠깐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이 분들의 각오와 고백을 들으며 청년 못지 않은, 아니 그보다 더 큰 기대감과 결연함 마저 보였다. 자신들은 연약하지만 그런 자신들을 통해 일하실 주님을 기대하는 팀원들의 모습에서 선교가 이런 분들을 통해 이루어짐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주님이 불러주시는 어느 자리에서 진정한 예배자로 서고 싶다는 각자의 생명의 고백이 함께 말레이시아 땅 가운데 이미 흘러가고 있었다. 총 6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예배자팀은 지난 14일 2주간의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거대한 산같이 느껴지던 재정은 주님이 차고 넘치도록 허락하셔서 목표금액을 초과하고 남은 금액을 다음 출발하는 팀에게 흘려보내고 떠났다.
박요섭 기자
땅밟기 기도원정이란
중보기도의 한 형태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워진 중보기도자들이 하나님이 그의 자녀들에게 주신 기업인 열방(나라, 민족, 족속, 지역과 도시 등)으로 직접 나아가 그 땅을 밟으며 땅을 믿음으로 취하는 중보기도이다.
순회선교단의 땅밟기 기도원정은 15주간 배운 강의와 이론을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하며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보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중보적 존재인 것을 현장에서 경험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복음기도신문]